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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이 Nov 13. 2019

내가 찾아야 할 사업 멘토의 조건

내가 찾아야 할 멘토는 내가 갈 길을 갓 지나간 CEO

창업 교육이 수익 모델인 사람

창업 교육을 들으러 갔을 때 강의하던 사람에게 들었던 말이다. 이 말의 의도는 사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내 입장에서는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사업을 유지해나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필요합니다. 저에게는 이 창업 교육이 수익 모델입니다. 정부 지원 사업 심사로 인한 수입도 있지만 주로 이런 창업 교육을 통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제가 강의를 하면 교육을 주관하는 기관으로부터 강의료를 받거든요. 그래서 이런 창업 교육을 주관하는 기관의 담당자들에게 영업을 해놨죠. 그리고 창업 교육에 여러 사람이 와서 강의를 하잖아요. 제가 강의를 진행할 사람들을 섭외하고 주관 기관 담당자와 상의해서 결정하고 교육을 진행합니다.”     


사실 창업 교육을 들으러 가면 강의를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느껴졌다. 지금 사업을 하고 있거나 사업을 해봤다는 사람들이 강의하는 것인데 자기가 겪었던 사례를 바탕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정말 똑같은 예시는 아니지만 자기가 운영하는 유튜브는 없으면서 유튜브 구독자를 모으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     


또 강의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엑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털 직원들도 있었다. 그들에게서도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긴 하지만 주로 하는 이야기는 정부 지원 사업 지원을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에 관한 내용이다. 어떻게 하면 투자를 받을지에 대한 내용도 간혹 이야기한다. 이는 유용한 정보일 수 있다. 간혹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게임사에 투자를 했어야 했는데 투자 기회를 놓쳤다든지,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에 초기에 투자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등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중에는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주는 일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직접 투자 말고 여러 가지 기관 자금을 활용할 수 있게 스타트업을 도와주고 수익을 창출하는 곳도 있다. 그들에게는 창업 교육을 들으러 오는 예비 창업자들이 미래의 잠재 고객인 셈이다. 예비 창업자들도 이렇게 창업 교육을 하러 오는 투자자들과 친해져 두려고 노력한다. 창업 후 투자를 받아야 한다는 목적으로 말이다.     


어쨌든 이런 창업 교육이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실 그런 창업 교육을 들으러 갔을 때 사람들이 알고 싶었던 것은 정부 지원 사업용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방법, 대기업들의 마케팅 사례 등과 같은 것은 일부이지 않을까. 초기에 사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지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아닐까.     


물론 교육이 주업이 아닌 CEO들은 바쁘다.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을 받으러 거기 가서 강의해야 하느냐고 말한다. 그들은 그 강의를 할 시간에 자기 사업을 통해 돈을 더 벌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한다. 솔직히 이런 사람들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해보려는 사람들은 이런 CEO를 물고 늘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찾아야 할 멘토는 내가 갈 길을 갓 지나간 CEO

그 CEO들 중에서도 멘토로 찾아야 할 사람은 내가 지금 가려는 길을 갓 지나간 사람일 것 같다. 일주일, 한 달 전과 같은 기간 말고 2~3년 정도 말이다. 그들은 지금 내가 가려는 길을 20~30년 전에 지나간 사람보다 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을 거다. 이들은 내가 할 수 있는 실수들을 이미 했을 것이고, 그 실수를 거의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 거다.      


한 번은 대기업 회장이 나와서 하는 강연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가 설명하는 것은 내가 지금 상황에서 알고 싶어 하는 것은 거리가 있었다.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었다.     


최대한 조건에 부합하는 멘토를 가까이에서 찾아봐야 한다. 제일 가까운 건 당연히 아버지다. 하지만 아버지가 지나온 길은 내가 가려는 길과 너무 다르다. 업종의 차이도 있지만 환경의 차이가 크다. 그리고 그러한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30년 전에 겪은 일을 지금 자세하게 기억하지는 못 하실 거다.      


선배 기자들에게서 정보를 얻는 것도 방법이 될 순 있겠지만 좋진 않은 것 같다. 일단 그들의 경험은 직접 경험이 아닌 간접 경험이다. 그들도 보고 들은 사업 정보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닌 만큼 그들이 남들에게 들은 진리라고 생각하는 사실도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     


몇 년째 사업을 하는 친구가 있다. 아마도 이 친구를 자주 만나고 이 친구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것 같다. 내가 하고자 하는 사업 분야와는 다르지만 이 친구는 어떻게 사업을 더 확장할 것이며 어떻게 좀 더 계약을 잘 따낼 수 있을지에 생각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게다가 착수금으로 받는 금액을 어떻게 단기적으로 재테크를 통해 불릴 것인지도 말이다.      


대화를 하다 보면 내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그렇게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은 다시 물어보면서 확인해보고 활용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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