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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이 Nov 15. 2019

같은 말 다른 이미지...
다른 사람 말은 듣기 어려워

의사소통 안 되면 화가 나

다른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하고 중간에 확인해볼 때면 울컥할 때가 많았다. 속으로는 제발 내가 말을 한 대로 일을 좀 하라고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그래도 화를 낼 수는 없었다. 내가 처음 일을 배울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니까 말이다. 아마 내 위 세대에서 나를 볼 때도 비슷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내가 화를 내면 이해를 못 할 거다. 물론 나도 내가 예전에 혼날 때 이해를 못 했던 적이 많았다. 의사소통을 원활히 해서 일을 제대로 해나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의사소통에 대한 책들이 많은 것도 다 이유가 있을 거다. 쉬운 일이 아니니까 의사소통을 주제로 한 책도 많이 나오는 게 아닐까.    

 

사업 아이디어를 설명할 때

내가 생각하는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친구들에게 설명할 때도 쉽지 않았다. 친구들 중 일부는 내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솔직히 관심이 없으니 별로 머리에 안 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설명할 때 쓰는 표현에도 아무래도 문제가 있었을 거다. 비슷한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도 상대방이 이해를 할 때가 있고 아닐 때도 있었다.     


사실 내가 다른 사람들의 사업 아이디어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이해가 되고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무슨 말을 하는지 감이 잘 안 잡혔다. 엄청 좋은 서비스 혹은 제품이라고 이야기를 해도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 않았다.     


말을 들을 때 연상되는 이미지가 달라서 그랬을 수도 있다. ‘하마’를 떠올린다면 누군가는 귀여운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어떤 사람은 난폭한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이런 차이도 있지 않을까.     


영상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을 알게 된 적이 있다. 따로 만나 몇 번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이 사람은 진짜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시키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은 이야기할 때마다 제스처를 적절하게 취했고, 거기에 있는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걸 갖고 상대방이 자기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저런 점은 배워야 할 점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됐다.     


우리는 알고 있다. 시각적으로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는 것이 말로만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을. 글로만 이뤄진 문서를 보는 것보다 시각적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파워포인트로 작성된 문서가 한 번에 이해하기 훨씬 쉽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모든 대화에 그처럼 시각화된 자료를 활용할 수는 없으니 내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말을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말을 길게 한다. 하지만 설명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상대방이 설명을 이해하기보다 지쳐가는 경우가 더 많다. 상대방의 관심은 사라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나도 다른 사람이 이야기를 길게 하면 계속 듣고 있다가도 집중력을 잃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 점점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상황이 된다. 한쪽 귀로 말이 들어가서 한쪽 귀로 나오는 것과 같은 모양새를 넘어서서 귀에 투명한 보호막이 생겨서 내 귀로 오는 말을 다 튕겨내는 모양새다.     


쉽게 설명을 이해하지 못할 때 그것을 오랜 시간 길게 설명한다는 것은 말을 하는 사람과 상대방에게 서로 비효율적인 것 같다.     


설명은 짧고 굵게 상대방 특징에 맞춰서

엘리베이터 스피치라는 말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동안 상대방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짧고 임팩트 있게 설명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10초, 20초 동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상대방의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      


사업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였다. 상대방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연구도 해보고 연습도 많이 해봐야 한다.     

 

또 여기에는 상대방에 대한 정보도 필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나처럼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업을 어떻게 축구에 비유해서 설명을 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알아야 할 것들이 늘어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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