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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작가 May 04. 2020

'희로애락'

'일체유심조'

우리가 잘 아는 원효대사의 이야기입니다. 원효대사가 당나라로 유학을 가다가 토굴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새벽에 물이 말라 물을 찾던 중, 바가지에 담긴 물이 있어 마셨습니다. 그 물맛은 갈증을 해소하는 꿀맛이었습니다. 아침에 확인해보니, 그 바가 지물은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이었습니다. 원효대사는 거기서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깨달음을 갖고, 다시 되돌아오게 됩니다.


 원효는 한국 불교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로 숭앙받습니다. 원효는 불교계에 큰 영향을 끼친 대학자입니다. 한국 사상계의 자랑이자,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당나라 유학을 포기하고 깨달음의 길에서 부른 ‘오도송’에서 우리의 삶에 대한 성찰과 많은 깨우침을 주고 있습니다.


<오도송>

心生則種種法生 - 마음이 일어나니 온갖 법이 일어나고

心滅則龕墳不二 - 마음이 멸하니 감실과 무덤이 다르지 않네

三界唯心萬法唯識 - 삼계가 마음일 뿐, 만 가지 현상이 오로지 식일 뿐이네

心外無法胡用別求 - 마음밖에 아무것도 없는데 어찌 따로 구하겠는가


불교의 최고 화두는 괴로움이라고 하며, 우주의 모든 존재는 고통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석가모니가 체험한 괴로움, 고통의 세계는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우주적 존재의 전체 과정이었습니다. 왜 인간은 고통스럽게 살아야 하는가, 벗어날 해탈의 길은 없는가? 해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삶에서 발생하는 집착에서 벗어나 해탈의 길을 여는 일! 석가모니가 평생을 수도한 과정은 해탈에서 열반을 향해가는 발걸음뿐이었을 겁니다.


살아가면서 후회를 하게 되는데, 후회는 사후 가정사고에 수반되는 감정입니다. 사후 가정사고는 ‘상향적 사후 가정사고’와 ‘하향적 사후 가정사고’로 나뉘는데, ‘상향적 사후 가정사고’는 실제 상황을 더 바람직한 상황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그때 주식을 팔았으면 더 높은 수익을 기록했을 텐데’, 친구와 말다툼을 했을 때, ‘그때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과 같은 생각이 상향적 사후 가정사고에 속합니다. 


반대로 일어난 일이 더 나쁘게 되었을 수도 있었다고 가정하는 것을 ‘하향적 사후 가정사고’라고 부릅니다. 정리하면 상향적 사후 가정사고는 비판적 사고에 가깝고, 하향적 사후 가정사고는 낙관적 사고에 가깝다 할 수 있겠습니다. 

동네 골목마다 로또를 파는 상점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로또를 사는 사람들의 심리는 경제가 안 좋다 보니 일확천금을 노리고 로또를 구입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그냥 재미 삼아 일주일에 한 번 로또를 사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2등에 당첨된 사람 중에는 당첨금을 받아 들고는 하늘이 도와주어 횡재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숫자 하나면 더 맞히면 1등이 될 수 있었는데...’하며 아쉬워하며 오히려 기뻐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딴 선수들 중에 동메달을 딴 선수가 은메달을 딴 선수보다 더 기뻐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은메달리스트는 금메달을 놓친 것을 아쉬워 하지만, 동메달리스트는 메달 권에 든 것으로도 만족해하기 때문이라 합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지만, 그 욕심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쓸데없는 욕심이 될 수 있고, 한편으로는 기쁨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유명 신발 브랜드 ‘팔레시(Palessi)'에서 특가 이벤트를 하였습니다. 손님들이 매장에 진열된 많은 신발을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640달러(70만 원가량)에 팔렸습니다. 손님들은 명품 신발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고 기뻐했습니다. 매장 안에 있는 신발이 다 팔리고 손님들이 매장을 빠져나가려는데 점장이 손님들을 막으면 신발을 산돈을 돌려주며 말했습니다. '이 신발은 전부 가짜 신발입니다. 2만 원 정도 하는 신발입니다. 여러분들이 이 신발을 명품이라 생각하면 명품이고 싸구려 신발이라고 하면 싸구려 신발이 됩니다’ 팔레스는 자사 브랜드를 소개하기 위한 마케팅이었지만, 참석한 사람들은 미국 판, ‘원효대사 해골물’로 불리는 사례라고 합니다.

이처럼 자신에게 처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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