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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작가 Jun 15. 2024

'회상(回想)'

'미움도 사랑이다' (에세이)  

방송에서 우연히 인도네시아 어느 땅꾼의 삶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30여 년간 뱀을 잡아온 사람이었습니다.     

우연히 어릴 적 뱀을 잡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평생 뱀을 잡는 땅꾼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코브라 등 30여 종의 뱀을 그간 잡으면서 뱀에 대한 일화가 많다고 하였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뱀에 대하여 전문가이고 뱀 잡는 것일 일상이 되어 버렸다는 그에게 뜻하지 않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오래전 지인 땅꾼들과 뱀을 잡던중 우연히 논 기슭에서 코브라를 발견하고 왼쪽 손가락을 물리게 되었다 합니다.     


다행히도 응급처치를 하여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왼쪽 새끼손가락이 괴사 하는 상처가 남았다며 손가락을 보여 주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한눈에 봐도 뱀에 물린 자국이 심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그 사건은 트라우마로 남은 것 같았습니다.     


30여 년간 뱀만 전문적으로 잡은 뱀꾼이 코브라만 생각하면 겁이 나고

뱀꾼을 그만두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다 합니다.     


자신이 평생을 바쳐 해온 뱀꾼을 단지 특정 뱀에 물려서 겁을 먹고 뱀꾼을 그만둔다는 게 내심 자존심이 상해서 지금도 계속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같은 뱀꾼들과 뱀을 잡으러 주변을 거닐다가 마침 코브라를 발견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는 순간 멈칫하고 제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아마도 코브라에 물린 트라우마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때 일행이 그 장면을 보고는 코브라를 잡아서 그 뱀꾼에게 주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 일행도 그 뱀꾼이 코브라에 물렸던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코브라가 제일 값비싸게 팔리고 있는데, 같은 뱀꾼으로서 동료 뱀꾼의 입장과 같은 뱀꾼으로서의 동질감에서 아마 선뜻 자신이 잡은 코브라 뱀을 준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 뱀꾼은 동료 뱀꾼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특정뱀에 물린 이유로 두려움으로 땅꾼을 그만둔다면..

자신의 행보가 다른 땅꾼들에게 누가 될 것 같아..     

앞으로는 특정뱀과의 싸움보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기는 게 중요하다며.. 계속 건강이 허락하는 한 땅꾼을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는 여동생을 가질 때 이쁜 복숭아를 따서 먹는 태몽을 꾸었다 했습니다.     

단번에 딸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이후에 여동생도 어머니도 복숭아를 즐겨 먹으면서 태몽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제철 복숭아를 보면 사가지고 오시면서 태몽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복숭아를 보면서 여동생의 태몽을 연상한 것입니다.     


좋은 추억을 안겨주는 매개체였던 셈이지요.     


우리는 살면서 어떤 상황과 물체를 통해 많은 회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좋은 추억이 있을 수도 있고, 나쁜 추억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추억은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나쁜 추억은.. 그 나름대로 깨달음을 갖게 하여 마음속에서 훨훨 털어 버리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필요할 것입니다.     


지나버린 과거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우울함으로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 이 순간, 최고의 하루가 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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