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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위력성폭력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 발언문

by 권김현영 Mar 17. 2021
브런치 글 이미지 1

서울시민은 미래를 원한다 - 박원순 성평등 정책이 멈춰선 자리에서, 그 이상을 시작하라 


1. 피해자가 돌아갈 자리를 만드는 선거여야 했습니다. 피해자가 돌아갈 자리라는 것은 여성이 인간으로서 동등하고 노동자로서 존중받는 서울시를 만드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합니까.

2. 여당은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므로써 위력이 지속되는 장을 만들었고, 기회가 될 때마다 박원순의 치적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 선거만은 적어도 피해자가 돌아갈 자리를 만드는 선거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3. 단일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내가 박원순이고 박원순이 나”라며 박원순 서울시정을 계승하겠다며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한다고 했습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전의원은 박원순의 족적이 “눈부시다”며 인간은 모두 완벽할 수 없다고 하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희롱을 인정하는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석연찮은 의문점이 남아있다고 했습니다. 박영선 후보는 선거캠프 본부에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주장한 이들을 중용하고 이들에 대한 공격을 여성비하라며 감쌌습니다. 누가 여성을 비하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4. 국민의 힘 국민의 당 후보인 안철수, 오세훈, 나경원 후보는 달랐을까요. 박원순의 성평등 정책은 다른 어떤 자치단체보다도 훌륭했습니다. 서울시에는 여성정책전문연구기관, 여성창업활동지원기관, 성평등활동지원센터 등이 있고, 서울시청에는 시장 직속의 젠더 특보도 있었습니다. 여성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정책의 파트너로서 성평등거버넌스를 해왔습니다. 그런 박원순 전 시장이 위력 성폭력의 가해행위를 했고 이를 막을 수 없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왜 어떤 제도는 작동하지 않았는지,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더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이번 선거에서 정책으로 나오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세 후보는 이 사건을 정쟁으로 쓰는데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5. 우리는 더 나은 정책 더 나은 서울 더 나은 부산을 원합니다. 문제가 발생된 이후에 제대로 된 처리를 할 수 있는 기구와 제도를 원합니다. 세 후보 모두 여성을 보호 대상으로 취급하는 여성안전정책에 머물지 말고 여성을 동등한 시민으로 존중하는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주십시오. 성평등한 조직문화는 업무배치부터 역할분담, 평가체계부터 차별이 없어야 하고 인권이 기본 가치로 장착되어 있어야 합니다. 성평등임금공시제, 인권교육, 차별금지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 등을 통해 평등이 기본이 되어야 인권은 당연한 것이 되는 성평등한 조직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6. 박원순 이후, 박원순 이상의 성평등 서울을 시작해주십시오. 우리는 이 사건이 정쟁의 도구로만 쓰이는게 아니라 구체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피해자가 돌아갈 자리는 그때서야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이 선거는 위력성폭력을 없애는 선거,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선거, 피해자가 돌아갈 자리를 만드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7. 이 자리는 피해자 덕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 용기 덕분에 여성노동의 문제 위력성폭력의 문제를 다시 한번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점에 시민으로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발언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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