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야 안녕?
2019년 6월 3일
여행 2일 차
내 여행은 치앙마이 - 미얀마 - 발리로 예정되어있다.
2년 전 간 치앙마이를 왜 다시 가냐는 말을 종종 듣곤 했다.
내가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고 싶었을 때 무작정 떠나온 도시가 치앙마이다. 나의 욕심들로 가득 채워져서 나 스스로 전원을 끄고 말았다.
2년 전 나는 일주일에 4-5번은 12시 넘어서 야근을 했고, 야근을 하면서도 이렇게 살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새로운 나의 특기를 찾기 위해 요가 자격증을 병행했었다.
평일은 야근, 주말은 9시-5시까지 요가 수업 및 시험 준비로 미친 스케줄을 소화해내며 지냈었다.
17명의 수업 인원 중 3명 외에는 학생 또는 직업이 없는 상태였다. 그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나만 이렇게 아등바등 사는 건가? 각자의 이유가 있을 거고 나는 그들이 부러웠지만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갖고자 나를 계속 채찍질하며 지냈다.
다른 수강생에 비해 나는 회사일이 너무 많아서 새벽에 일어나서 요가 독후감 숙제를 하고 점심에는 요가 동작 및 동영상을 보면서 혼자 사무실에서 열정을 불태웠다. 사는 게 사는 건가 싶었지만 그래도 나는 목적을 가진 체 그렇게 지냈다.
요가 수업이 마무리될 때쯤, 요가 용품의 필요성을 인지하였고 스스로 공방을 다니며 제품 개발 및 브랜드 상표 등을 제작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그레이스테라피라는 브랜드를 만들었고 꽤 잘됬었다.
그리고 야근으로 고통받는 터에 우연히 넣은 이력서가 합격하여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회사에서의 적응, 사업 , 요가 , 연애 등으로 나는 모든 것을 잡고자 노력했었다.
결국 나는 회사, 사업 , 연애 등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지치고 말았다. 제일 먼저 놓아야 할 회사, 사업을 뒤로하고 내 곁에서 늘 힘이 되어주던 사람을 놓았다.
그리고 나는 방황을 했다.
회사에 창 밖을 보는 순간에도 눈물이 흘렀다.
몇 초, 몇 분 사이로 울고 웃고를 반복하며 가슴 아픈 나날들을 보냈다. 회사 후배는 나에게 말했다. 1분 5분 1시간 매 순간마다 내 계절은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그 정도로 나약해졌던 시간이 있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만큼 힘들었다. 결국 나는 회사에 퇴사를 통보했으나, 나를 아껴주시는 전무님의 큰 설득으로 2주간의 휴가를 받게 되었다.
그때 간 곳이 치앙마이다.
나의 모든 슬픔을 잠재워주고 치유해준 건 치앙마이라는 도시였다.
정상에 있는 도이수텝을 가는 차 안에서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 창문을 열었고, 내 손에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꼈다.그때 시원한 바람이 내 슬픔과 고뇌를 씻겨주는 것처럼 개운했고 행복했다.
시선이 닿는 곳은 행복으로 가득 차서 보였다.
그때의 그 기분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나를 안아주었던 치앙마이에서 지금은 그때와 다른 이유로 다시 찾아왔다. 그때의 따뜻함을 잊지 못해서 미지의 세계 미얀마를 가기 전에 재충전을 하고 떠나고 싶었다.
치앙마이는 엄마 품처럼 따뜻한 도시이다.
안녕, 치앙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