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치앙마이, 마음의 건조대

치앙마이야 안녕?

by 아루나


2019년 6월 3일


여행 2일 차


내 여행은 치앙마이 - 미얀마 - 발리로 예정되어있다.

2년 전 간 치앙마이를 왜 다시 가냐는 말을 종종 듣곤 했다.

내가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고 싶었을 때 무작정 떠나온 도시가 치앙마이다. 나의 욕심들로 가득 채워져서 나 스스로 전원을 끄고 말았다.


2년 전 나는 일주일에 4-5번은 12시 넘어서 야근을 했고, 야근을 하면서도 이렇게 살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새로운 나의 특기를 찾기 위해 요가 자격증을 병행했었다.


평일은 야근, 주말은 9시-5시까지 요가 수업 및 시험 준비로 미친 스케줄을 소화해내며 지냈었다.

17명의 수업 인원 중 3명 외에는 학생 또는 직업이 없는 상태였다. 그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나만 이렇게 아등바등 사는 건가? 각자의 이유가 있을 거고 나는 그들이 부러웠지만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갖고자 나를 계속 채찍질하며 지냈다.


다른 수강생에 비해 나는 회사일이 너무 많아서 새벽에 일어나서 요가 독후감 숙제를 하고 점심에는 요가 동작 및 동영상을 보면서 혼자 사무실에서 열정을 불태웠다. 사는 게 사는 건가 싶었지만 그래도 나는 목적을 가진 체 그렇게 지냈다.


요가 수업이 마무리될 때쯤, 요가 용품의 필요성을 인지하였고 스스로 공방을 다니며 제품 개발 및 브랜드 상표 등을 제작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그레이스테라피라는 브랜드를 만들었고 꽤 잘됬었다.

그리고 야근으로 고통받는 터에 우연히 넣은 이력서가 합격하여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회사에서의 적응, 사업 , 요가 , 연애 등으로 나는 모든 것을 잡고자 노력했었다.


결국 나는 회사, 사업 , 연애 등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지치고 말았다. 제일 먼저 놓아야 할 회사, 사업을 뒤로하고 내 곁에서 늘 힘이 되어주던 사람을 놓았다.

그리고 나는 방황을 했다.


회사에 창 밖을 보는 순간에도 눈물이 흘렀다.

몇 초, 몇 분 사이로 울고 웃고를 반복하며 가슴 아픈 나날들을 보냈다. 회사 후배는 나에게 말했다. 1분 5분 1시간 매 순간마다 내 계절은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그 정도로 나약해졌던 시간이 있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만큼 힘들었다. 결국 나는 회사에 퇴사를 통보했으나, 나를 아껴주시는 전무님의 큰 설득으로 2주간의 휴가를 받게 되었다.

그때 간 곳이 치앙마이다.


나의 모든 슬픔을 잠재워주고 치유해준 건 치앙마이라는 도시였다.


정상에 있는 도이수텝을 가는 차 안에서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 창문을 열었고, 내 손에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꼈다.그때 시원한 바람이 내 슬픔과 고뇌를 씻겨주는 것처럼 개운했고 행복했다.


시선이 닿는 곳은 행복으로 가득 차서 보였다.

그때의 그 기분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나를 안아주었던 치앙마이에서 지금은 그때와 다른 이유로 다시 찾아왔다. 그때의 따뜻함을 잊지 못해서 미지의 세계 미얀마를 가기 전에 재충전을 하고 떠나고 싶었다.


치앙마이는 엄마 품처럼 따뜻한 도시이다.


안녕, 치앙마이!

keyword
이전 01화#시간의 주인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