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내 발은 태생적으로도 이쁘지는 않다.
발가락도 너무 길고 키에 비해 발도 큰 편이다.
그래서인지 이쁜 구두와 신발에 집착했다.
어린 시절에는 작은 운동화를 신으면 발이 조그마해서 그게 이뻐 보였다.
내가 신는 사이즈보다 5-10 정도 작게 신었다.
겉은 너무 이쁜데 1-2시간도 체 걷지 못하고 답답하고 고통스러웠다.
일본에 갔을 때였다.
너무 추웠다.
맞지 않는 예쁜 신발을 신고 하루 종일 걸었다.
나는 일본에 있으니깐. 기분 내고 싶으니깐.
발뒤꿈치가 살짝 아픈 느낌이라 뒤늦게 확인을 해보니
나의 발목양말은 피로 한가득했다.
아픈걸 내 눈으로 보고 난 후 나는 더 이상 그 신발을 신을 수가 없어서 대충 편한 슬리퍼를 신고 숙소로 걸어왔다.
이런 행동을 2년 전까지도 계속했던 것 같다.
왜 그랬을까?
이제는 내 사이즈대로 신발을 사서 신는다.
지금 내 발을 보면 그동안 나의 못난 마음에 성하지 않다.
맞지 않는 것을 가지려고 하면 아픈 건 본인이라는 걸 너무 늦게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