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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쥬스 Jun 10. 2020

공항코드가 괜히 있는 것은 아니지


비오는 리오 데 자네이루 공항
아내의 일기


아침부터 비가 엄청 온다. 빨래도 덜 말랐는데... 일단 조식을 먹고 짐꾸리기 시작.. 3일 있었다고 뭐가 이리 정리할게 많은건지!


 인생 첫 호스텔 리세통가 안녕~


배낭 매고 걸어내려 갈 일이 까마득 했는데 중간에 택시가 나타나서 쉽게 공항으로 이동. 공항에서 탐항공이랑 협상할 일이 있어서 일찌감치 갔다.


원래 티켓은 탐항공으로 리오 - 상파울로(콩코냐스.국내선) / 상파울로(과률류스.국제선) - 이과수 인데 문제는 상파울로에서 3시간 안에 공항 간 환승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인거다.


처음에 상파울로 공항 간 거리가 그렇게 먼지 모르고 예약을 했는데 최소 한시간도 더 걸린다는.....


혹시 몰라서 아줄 항공꺼로 티켓을 하나 더 사서 왔는데 공항 도착해서 탐 항공에 사정을 이야기하니 추가 비용 없이 리오 - 상파 코스를 4시간이나 앞당겨줬다.


덕분에 탐버스(공항 간 환승을 위해 탐항공이 운영하는 무료셔틀. 정시에 한 대씩 오는데 줄 장난아님... 45인승이라고하니 그 안에 못들면 다음 시간꺼 타야 함) 한 대 보내고도 문제 없이 국제공항에 잘 도착 ㅎ


이과수 가서 쓸 돈이 모자랄 것 같아서 환전하려고 했더니 100불에 25.몇 적용이랜다. 입국할 때 28에했는데...ㅠ 깜비오 몇군데 돌았는데 계속 환전률이 나빠짐.....  


탐항공 타고 새벽 두시에 이과수 도착해서 이과수 에코 호스텔에 왔는데...아..여기 정말 좋다. 숲속에 있는 것 같고.. 이 호스텔에서 브라질쪽 이과수는 걸어갈 수 있다고 한다^^  


남편의 일기


참 신기하다. 꼭 떠나는 날 비가 오네.. 어제 어렵게 세탁을 해놨는데 밤새 비가 왔는지 전혀 마르지도 않고 ㅠㅠ 암튼 오늘은 며칠 정든 리오를 떠나 이과수로 향한다.


리오를 떠나서 이제 포즈 두 이과수로 가려면 리오 공항에서 상파울로로, 상파울로에서 포즈 두 이과수 공항으로 가야하는데. 밤새 고민이 되었던 공항 간 환승이나 체크인 문제를 공항에 와서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예상 밖으로 술술 풀려 다행이었다. 혹시나 해서 사둔 아술 항공권은 잘 취소하긴했지만 지불한 금액은 돌려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좀 아쉽긴해도 다행히도 공항에서 버려져있거나, 이과수로 가지 못하거나 하는 등의 우리가 걱정한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다.


공항에서 부족한 헤알을 바꾸고자 환전하려했는데 은행 시간이 끝나서인지 아님 이쪽 지역 환율이 좋지 않아서 인지 수수료가 높아서인지 모르지만 100달러가 2.8이 아니라 거의 2.6이란 사실에 또 한번 상처... 3.0은 되야하는데 ㅠㅠ  근데 자꾸 10헤알이 빈다.. 장부 담당인 내겐 자존심 상하는 일인데.. 큰돈이 아니니까 넣어두자 ㅠㅠ


이과수 공항에서 내려 숙소 도착! 여기는 새벽에 본 풍경임에도 진짜 대박이다... 공항이랑 가까울 뿐만 아니라 경관이나 규모가... 이제야 자연의 나라 브라질로 온 기분? 왜 아침에 리세통가 호스텔 매니저가 여기가 정말 좋다고 했는지 이해가 되는듯.. 새벽인데도 이런 기분이면 아침에는 오죽할까? 너무 기대된다.


내일 아침에 어떤 모습을 보게 될지 기대하면서 자야겠다. 이렇게 와이프와 무사히 여행하고 있음에도 감사하면서!  


이과수 공항에서 우릴 반겨주는 한글


박팀장의 남미여행 꿀팁



1. 공항은 국제공항과 국내공항이 있지.


초보 배낭객들이 간과하기 쉬운게 '자가환승' 이라는 스카이스캐너의 안내를 지나치고 표를 사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이 있잖아요? 자가환승은 김포에 내려서 인천에서 비행기를 갈아탄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이동하는 건 스스로. 우리나라도 김포에서 인천까지 약 한시간이 걸리죠? 땅이 넓은 나라들은 그거보다 더 걸린다고 보시면 돼요. 비용도 별도. 게다가 같은 도시에 공항이 서너개씩 있는 곳들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왜 저런 바보같은 짓을 했는지 모르지만, 브라질 내 이동인데 싼 항공권을 구한답시고 국내공항에서 국제공항을 갔다가 다시 국내로 들어오는 이상한 항공권을 구매했더라고요. 게다가 직항도 있는 구간인데!


아마 직항 비행기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서 경유하는 것을 택했던 듯 합니다. 환승시간이 공항 간 이동을 하기에는 힘들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이날 리오 공항 카운터에서 상파울루 출발 비행기를 2시간 뒤 비행기로 무료로 변경해주어서 다행히 환승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보통은 이티켓의 날짜나 시간을 변경하면 발권 클래스에 따라서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아찔했던 것 한가지. 저희가 혹시 몰라 사뒀던 아줄항공을 탔으면 탐항공 뒷구간은 자동 캔슬이었습니다. 티켓의 첫 구간이 개시가 안되었으니 뒤 상파울로-이과수 구간이 자동으로 취소되는거죠. 항공권은 경유편을 구매했을 때 첫구간이 개시가 안되면 뒷구간도 모조리 다 취소됩니다. 묶인 티켓을 나눠서 사용할 수 없어요. 아술항공을 산 것은 쓸데없이 돈버리는 짓을 한 것.  


전세계 모든 공항은 3자리 알파벳 코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인천국제공항은 ICN 이고 김포공항은 GMP입니다. 제가 헷갈렸던 상파울루의 경우 국제공항은 GRU, 국내공항은 CGH 에요. 환승 티켓을 구할 때는 동일한 알파벳을 가진 공항에서 환승하는 티켓을 구하도록 합시다.


2. 배낭여행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빨래방


호스텔에서 자체적으로 세탁실을 갖고 있는 곳들도 있고, 세탁기를 대여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여행자들이 가루 세제를 들고다니기도 합니다. 남미 지역들은 자체적으로 세탁실을 갖고있는 호스텔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도 빨래방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우리나라 빨래방은 빨래 들고가서 직접 세탁해서 건조시킨 후 가져오는 시스템인데 남미는 빨래를 맡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길거리마다 거품이 그려진 간판이 있는 곳들이 빨래방입니다.


보통 세탁은 1박 2일 걸리고 무게당 요금을 지불합니다. 물론 시설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옷들이 많이 상해서 돌아오더라고요. 특히 우유니 빨래방은 최고였습니다. 세제도 그대로 묻어있고 옷감은 뻣뻣해져있고....


그리고 속옷이나 간단한 의류들은 호스텔에서 손세탁 후 방에 많이 널어놓기도 하는데 다인실을 이용중일 경우 내 빨래를 너무 많이 널어두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니 내 침대 외의 공간에 너무 많이 빨래를 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2층 침대 난간에서 빨래가 1층 침대를 가리는 것은 금물.


3. 장부 담당이었던 남편이 멘붕에 빠진 환율


남미 여행은 여러 개의 나라를 드나들다보니 환율을 정리해서 예산을 체크하기가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도 거스름돈을 다 버리고 다닐 정도로 돈에 무감각했기 때문에 여러번 남편을 화나게 했습니다... ㅎㅎ 현재 2020 년 5월 기준 1헤알 = 약 250원 = 0.2 미국달러이며 저희가 여행한 2015년엔 1헤알 = 약 380원 = 0.3 미국달러였습니다.


이 환율은 암환율을 사용하는 아르헨티나에서 남편을 더욱 괴롭게 만들었습니다. 아르헨 암환율에 관련해서는 이후 부에노스 이야기에 자세히 알려드릴게요.(현재는 아르헨티나에 암환율이 없습니다)



4. 남미 최대 항공사 라탐(LATAM) 항공


이 항공사가 아시아에는 취항하지 않아서 우리에겐 좀 생소한 항공사인데요, 남미여행을 하다보면 라탐 비행기를 타지 않고는 여행이 어려운 구간들이 있습니다. 현재 대한항공과 코드쉐어를 해서 란항공을 이용하여 남미여행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무소도 있고요.


라탐항공은 란 칠레 항공이 탐 브라질 항공을 합병하여 만들어진 중남미 최대 항공사입니다. 란 항공은 1925년 설립된 항공사로 칠레 산티아고를 바탕으로 오랜기간 운영해온 회사이며, 탐항공은 1961년 브라질에서 설립된 회사로 2010년 스타얼라이언스(아시나아항공도 여기 동맹사) 동맹사였지만 라탐항공으로 합병되면서 원월드 동맹으로 이전되게 됩니다.


란 항공의 주도로 2010년 탐항공을 인수하여 2012년 6월에 역대급 항공사 합병이 완료됩니다. 우리나라에는 2016년 라탐항공의 정식출범을 알려왔습니다. 저희가 이 항공사 비행기를 탑승했을 땐 아직 라탐 로고 래핑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TAM이라고 쓰인 비행기를 타게 되었어요.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보유 항공기가 어마어마하게 많았기 때문에 래핑 작업이 마무리되기까지 굉장히 오랜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을겁니다.


5. 남미의 언어이야기  


중남미 지역은 스페인어를 주로 사용합니다. 브라질만 포르투갈어를 사용해요. 각 지역들이 식민 통치를 받은 나라들의 언어를 사용중입니다. 영어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미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이 의사소통 문제이다 보니, 여행을 준비하기 전에 스페인어 공부를 미리 하고 가는 것을 권장합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에 비해 스페인어는 조금 생소하죠?


실제로 공항이나 일부 유명 관광지들을 제외하고는 영어가 안통하는 곳들도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생존 회화는 준비하고 떠나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버스터미널과 로컬식당은 영어 아예 안됩니다.  


외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2~3개 국어를 하는 외국인들을 종종 만납니다. 서양권에서는 본인 국가 언어+영어+그 옆나라 언어 정도는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행 중에 만난 외국인들이 저희에게 일본어 할 줄 알아? 중국어 할 줄 알아? 라고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잘 못한다고 하면 '옆 나라인데 왜 못하지?' 라는 반응이었답니다. 그래서 돌아오면 어학공부를 더 하려고 했는데. 아직 못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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