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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쥬스 Jun 10. 2020

브라질 리오 예수상과 빵산(슈가로프)  

예수님 만나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니


리오의 예수상은 진짜진짜 정말정말 거대하다
아내의 일기 (4/20~21)

*4/20


리오 데 자네이루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아마도 코르코바도 예수상이 아닐까 싶다.


아침에 10시쯤 호스텔을 떠나서 버스를 타고 예수상에 올라가는 트램 티켓을 파는 매표소에 갔더니 오후 5시20분꺼만 있단다..(트램은 51레알) 인터넷 선예매를 해야되는지 몰랐지..ㅠ


우리가 걸어가겠다니깐 매표소 직원들이 니네 미쳤냐는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3시간 넘게 걸리고, 가는 길이 엄청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신랑이랑 고민하다가 낼 다시 올까 하고 나가는 길에 밴으로 예수상을 갈  있다는 얘기에 밴을 타러 갔는데 줄이 심각하다. 차표를 간신히 샀더니 밴 타려면 또 줄이... ㅠ 기다려서 밴 탔더니 꼬불꼬불 한참 간다.. 걸어왔으면 강도 만나서 죽기전에 더워서 지쳐 죽었을듯 ㅋㅋ 다 온줄 알았는데 입장권 줄이ㅋㅋㅋ  


아 진짜 이젠 다시 내려가지도 못하고!

나 언제 입장권 살 수 있는거야?

이제부턴 말도 안나왔다. 나는 투어사 상품 예약하고싶어 했는데 신랑은 우리는 배낭여행 중이라며 그냥 가자 그런것이 너무 미안했는지 내 눈치만 보고 있는 아는데도 깊은 빡침이...


입장권 사는데 2시간 기다려서 간신히 샀더니(암표살걸..ㅠ 50레알이랬음)오늘 하이 시즌이라면서 35레알씩 다 ㅠ 로우 시즌은 24레알인데 왜 평일이 하이시즌인지 모르겠지만 브라질 홀리데이 시즌이라니 그냥 그런걸로..


티켓을 손에쥐고 신난다고 입구찾는데 티켓에 16시-17시라고 되어있다????? 이때가 3시였음.

또 한시간 기다려서. 아오! 올라가는 미니밴을 또 타랜다....이거도 기리래...

예수상 한번 볼라다가 진짜 인내심 테스트 제대로 함ㅋ


꼬불꼬불 또 올라가니 드디어 예수님 등짝이 보인다...투어팀으로 온 애들 정보를 슬쩍 들으니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래서 타고 슝~ 1층과 2층이 건물 4층 높이쯤 되는듯...


인파를 헤치고 드뎌 예수상 영접!!!! 크긴 진짜 크다. 그냥 그게 다였......(넘 오래 기다려서 지쳐서 그런가???) 사진을 찍어도 전체 다는 잘 안나온다. 그래서 누워서 사진찍는 사람들도 많다. 밟지 않도록 잘 피해다녀야 한다.


기다리느라 점심은 먹지도 못하고 ㅠ 저녁도 슈퍼서 사온 냉동 라자냐로 때우고... 오늘 쫌 불쌍하네 우리..ㅎㅎ

오늘 밤은 모기가 좀 덜 물었음 좋겠다. 내 다리는 울긋불긋.


* 4/21 빵산 가는 날

빵산 위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리오 데 자네이루. 왜 세계 3대 미항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브라질 도착 3일째. 오늘은 빵산(팡 데 아수카르)에 가기로 했다.

보통은 오전에 예수상 보고 오후에 빵산보는 것 같은데 우린 어제 예수상만 하루 종일 기다렸으니...ㅠ

 

어제의 지옥 기다림의 후폭풍으로 빵산 입장권 끊으러 가는데 또 줄 오래설까봐 좀 걱정... 도 잠시 여긴 아주 관광지답다! 에어컨 나오는 대기 장소(어젠 천막 밑 밖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는데, 입장하는 곳도 폐허마냥 다 무너지는 건물 통하게 되어 있었는데) 깔끔한 시스템!

빵산으로 가는 길

입장료는 62헤알이다. 비싸다.... 라고 생각했는데 케이블카를 4번이나 태워준다. 그 높이에 어찌 케이블카를 설치했는지 정말 신기하다. 올라가서 보면 더 장관이다. 리우 시내가 다 훤히 보여.....여기 올라서면 왜 리오가 3대 미항 중 하나라고 하는지 안다는데 보자마자 알 수 있다. 진짜 쁘다. 총 돌아보는데 두시간이면 넉넉하다.


방명록이 있길래 한글 남겨두고 내려와서 버스타고 다시 호스텔로~(어제는 길잃고 헤매서 택시탔지만 오늘은 터널 지나자마자 뛰어내렸다) 난 개인적으로 예수상보다 여기가 좋더라~


남편의 일기

* 4/20~21


도미토리에서 하루를 보내고 아침으로 간단하게 차려진 식사를 하고 여유롭게 예수상을 보고자 버스를 타러 고고! 우리가 너무 브라질을 만만하게 본것일까? 엄청 습한 날씨에 땀은 주륵...


트램은 이미 전부 마감되어 오후 5시 20분 열차만 남아있고... 이런 젠장... 고민하다 밴을 타고 우여곡절 끝에 올라갔지만 버스표 사는데 1시간 타고 가는데 1시간.. 올라가서 입장권 사는데 2시간, 입장하는데 1시간, 크라이스트 상에 올라가는 버스타러 1시간... 아오...


6시간의 기다림 끝에 그 유명한 예수상에 도착! 진짜 크고 웅장하긴 하더라만.. 아침에 왔는데 해질녘이 되서야 내려오게 되고... 정말 기다림의 날이었다.. 이제 한국 가면 맛집 기다리는건 일도 아닐듯....

아침에 왔는데 오후가 다 되어서야 만난 예수님의 등짝

나중에 알았지만 오늘이 브라질의 홀리데이 였다고 한다. 어쨌든 돌아오는 길에 버스 잘못 탄 줄알고 내린곳은 시티 메인쯤.. 거기서 맥주와 저녁으로 라자냐 사서 밥을 해먹고 보니 이제야 배낭 여행 온 기분이 든다.


호스텔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인사하고 이야기 하는 것이 참 오랜만이다. 와이프는 아직도 외국인이 낯설어서 어버버버 하며 로비에 조용히 앉아있다.


내일은 또 재미있는 일이 생기겠지~  

박팀장의 남미여행 꿀팁


약 4시간만에 구한 입장권, 그로부터 약 2시간 뒤에나 예수상 앞에 서 있을 수 있었다.


1. 예수님을 만나려면 예약하세요.


대부분의 관광객이 리오를 방문하는 이유는 바로 코르코바도 언덕에 있는 거대 예수상을 보기 위해서 입니다.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알 수 없어서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도 하죠.


높이만 38미터에 달하는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의 예수상을 보면 이걸 어떻게 여기다가 만들었지? 라는 생각 +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ㅎㅎ 그리고 거기서 삼성 간판을 만나면 더 놀랍니다.


날짜를 잘못 골라서 온 덕분에 저흰 진짜 기다림의 끝판왕을 보고 말았지만,,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호스텔이나 호텔에서 운영하는 데이투어를 예약하세요. 다같이 가는것이 젤 안전하고 젤 편해요.


그래도 난 배낭여행객이니 내 발로 가겠다 하는분들은 여기서 예약하고 가세요. 붐비는 정도는 그날그날 다릅니다.

http://www.tremdocorcovado.rio/general-information.htm


걸어갈 생각은 1도 하지 마세요. 그 산에 있는 마을들 다 파벨라에요. 말씀드렸죠? 리오에서 파벨라는 목숨이 위험한 곳입니다.


전 호스텔 입구에 붙어있는 데이투어를 예약하고 싶었는데 남편이 배낭여행 와서 뭔 투어상품이냐고 하는 바람에 진짜 기다리다 죽을뻔 한 이후로는 시티투어 예약에 참 관대해졌더랍니다.


리오 시티투어는 오전 예수상 + 오후 빵산 이렇게 묶여 있어요. 차량이 호스텔과 호텔별로 픽업다니니깐 아침 일찍 호스텔 픽업시간에 맞춰 입구에서 차량을 기다리면 됩니다.


2. 도미토리에서는 각 여행자들이 다양하게 모여요. 교류를 두려워 하지 마세요.


가격적인 부분을 떠나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호텔 말고 도미토리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여행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각 나라 문화를 교류하기도 하고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엔 도미토리만큼 좋은 공간이 없죠. 실제로 유명한 도미토리는 베드 1개 예약하는 비용이 저렴한 3성급 호텔을 예약할 수 있는 비용과 맞먹습니다.


요즘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이 전세계를 연결하는 채널이 많기 때문에 메신저 주소 정도는 서로 교환해두면 나중에도 연락하기 쉬워요.


3. 남미는 여성에게 참 관대한 나라입니다.


남미는 치안이 불안정해서 무서운 곳이기도 하지만 여성을 참 좋아하는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좋아한다 보다는 아낀다(?) 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외모, 나이, 재력, 언어 다 상관없어요. 이 대륙에 있는 남자 사람들은 여성이라는 존재 보호해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사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남미에 있는 동안 공공 장소에서 전 제 손으로 문을 열고 다닌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남자들이 다 열어줘요. 문도 잡아주고 통과할 때까지 기다려줘요. 호의적인 표정은 덤입니다.


짐이 좀 무거워보이면 너도나도 들어준다고 해요. 물론 짐 들고 튈까봐 건네주진 않았지만 도와주겠다는 이야기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이곳 남자들은 날 길거리의 껌보다도 못하게 취급해!!' 라며 분노를 터트린 사건의 시작.


예수상 트램을 못 구해서 올라갈 방법을 찾고 있던 중 경찰들발견했습니다. 나보다 영어 잘하 남편이 다가가서 경찰에게 길을 물어보려 하자 그들은 영어를 못한다며 싹 무시하더군요?  


근데 그 앞에서 제가 지도 들고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그 경찰들은 저에게 다가와서 유창하게 영어로 말했습니다. '아가씨, 길을 잃은 것 같은데 뭘 도와줄까요?' 제가 트램표를 못구했다고 하니 올라가는 밴이 있다며 정류장까지 태워준다고 경찰차 문여는 경찰, 데려다 준다고 앞장서는 경찰.. 난리가 났습니다. ㅋ


이후 여행 내내 남편은 그 어떤 도움도 현지인에게 요청하지 않고 전부 다 저에게 시켰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남미 사람들의 선호도 순위는 '여성 > 백인 남성 >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강아지 > 동양 or 흑인 남성' 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4. 브라질의 휴일을 알아두세요.


어느 나라나 연휴나 주말은 자국민들도 쉬기 때문에 관광지들이 붐빕니다. 그런데 특히 리오 카니발, 부활절, 연말연시는 가급적 여행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이 기간에는 일단 숙박비가 굉장히 많이 오릅니다. 방 구하기도 좀 힘들어요.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치안, 남미는 가뜩이나 나쁜데 더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때는 식당이나 관광지들이 문닫는 경우가 발생해요.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니 이 기간이 내 여행 계획 기간과 겹친다면 관광지 휴무나 숙박에 대해서 사전에 잘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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