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페드로 데 아따까마
아내의 일기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장거리 버스 타는날. 살타에서 아따까마까지 10시간이나 걸린다고 한다. 과연 내 체력으로 버틸 수 있을까....
늦잠자서 버스 못탈까봐 놀라서 빛의 속도로 짐싸서 날라서 감 ㅋㅋㅋ 헉헉거리면서 갔더니 부스 안 열려있네..하.
여튼 7시에 버스탑승. 2층 세미까마 버스인데 의자가 너무 큰지 앉으니깐 나는 자꾸 미끄러져 내려간다.
아침으로 샌드위치를 주는데 속이 불편해서 안먹고 걍 잤다.
자는 내내 버스는 산을 하염없이 꼬불꼬불 올라간다. 슬슬 귀 멍멍 머리 뎅뎅.
칠레 국경에 도착해서 쾌속으로 여권들고 심사받고, 출국 심사 한 번, 입국 심사 한 번 배낭 엑스레이 한 번 통과시키면 끝.
점심으로 뽀요랑 감자를 주는데 마시쩡 :) 자다깨다 가는길에 왕 선인장도 보고 소금 사막도보고(이거 가는 길에 좋은거 다봤네!????)
버스는 허허 벌판에 터미널 같이 생기지도 않은 데다 우릴 놓고 떠나갔다.
여기가 아따까마 맞냐고 터미널 사람들한테 몇 번을 물어봄 ㅋㅋㅋㅋㅋㅋ 버스가 우리 버리고 간 줄 알았다고...
미리 예약해둔 호스텔 찾아 힘겹게 이동. 계속 추위에 떨었었는데 갑자기 더워진데다가 사막이다 보니 길에 흙먼지가 쩐다 ㅠ
저쪽 산엔 눈이 쌓였는데 여긴 막 지글지글 사막이다. 저 산은 대체 얼마나 높은거지?
숙소 찾아와서 배낭 던지고 낼 달의계곡 투어 예약하고 우유니 투어사 찾아서 고고.
여행사가 엄청 많은데 단톡방서 추천받은데로 갔다. esta 어쩌고 del sur였는데인당 170usd에 입장료 180볼리비아노 별도랜다. 은행에 지폐가 없어서 낼 돈 찾기로 하고 월욜 출발 가계약만 해놓고 숙소로 돌아왔다.
근데 나 몸상태가 이상해...
계속 무기력하고 숨도 잘 안쉬어지고 머리도 아프고 ㅠ 이게 말로만 듣던 고산병인가??
간신히 샤워만 하고 쓰러져버렸다 ㅠ 그래도 이 호스텔은 샤워기가 호스로 되어있는 거라 너무 기쁘다. 그동안은 계속 머리위에서만 물이 떨어져서 씻기 불편했는데.
남편의 일기
이번 여행에서는 화산도 터지고 해서 칠레를 스킵하고자 했는데 우유니 가는 방법은 어쨌든 칼라마를 가든 아타까마를 가든 거쳐야만 한단다.
아침 7시 버스를 이미 예약했기에 어제 일찍 잠을 청했음에도 아침에 하마터먼 늦을뻔... 어쨌든 부랴부랴 준비해서 터미널까지 무사 도착. 아무래도 와이프의 체력이 걱정된다. 배낭 매고 15분정도 걸었는데 힘들어하는거 보니..
버스로 10시간. 왜 다들 밤버스를 타는지 알 듯 하다.. 버스에서 할게 아무것도 없다. 자는거 외에.. 살타에서 칠레 국경을 넘어오며 좋은 풍광을 보았지만.. 구불구불 산을 타고 오르는 버스에 멀미도 나고, 점점 고도가 높아만 가더니 약간의 고산 증세.. 나도 힘든데 와이프는 오죽하랴..
오늘길 내내 해는 쨍쨍했으나 뭐랄까 사막의 뜨거움과 건조함 그리고 흙먼지... 거의 겨울만 보내고 온 우리에겐 너무 힘든 온도차다.칠레 국경에서 입국 수속을 마치고 조금 더 달려 힌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여기가 산 페드로 아타까마란다.. 사막이라 그런지 뜨겁고 휑하네...
그나마 버스에서 준 식사가 입맛에 맞아서인지 와이프 컨디션이 약간은 회복된 듯. 터미널 앞에서 20만원정도 칠레페소 환전하고 삐끼들에게 도움을 받아 간신히 숙소까지 찾아왔으나 너무 덥다 정말.. 아마도 밤은 춥겠지라는 생각은 정답. 와이프는 도착하자마자 뻗고 약간의 짜증을 내는거 보니 많이 힘든가보다.. 아무래도 남은 여정은 내가 알아서 계획을 세워야할 듯.
일단 짐을 풀고나서 우리의 목적인 우유니 투어 예약부터...일단 2군데를 확인해서 돌아보니 가격은 비슷해서 그나마 친절하게 영어를 해주는 곳으로 예약하기로 맘먹고.. 짐 풀고나서보니 여기 진짜 조그만 도시네.. 위험함도 없어보이고.. 깔라마가 하도 악명이 높아서 여기도 그런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다.
첫번째 여행사 아줌마가 먹던 음식 냄새가 너무 좋아 뭐냐고 물었더니 차루슈? 차카루? 란다.. 바로 앞집이니 가서 먹으라고.. 직접 보니 약간 피자같은 빵 2개를 겹쳐놓은 샌드위치.. 가격이 싸진 않지만 그렇다고 비싸지도 않은듯..? 저녁을 해결하고 돈을 좀 뽑으려고 보니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이곳을 오는지 atm에 돈이 없네... 친절하게도 몇몇 사람이 도와줬으나 결국 못뽑고... 한곳은 기계 돈 수거하는지 뽑을 수가 없고.. 내일 해야겠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와이프는 쉬도록..
나는 마켓을 찾아볼겸 돌아보다 맥주 파는 곳 발견.. 와이프에게 신의 탄산음료라고 같이 먹자했으나 도저히 안 될 컨디션인듯.. 오늘은 푹 쉬게 해야겠다.. 근데 내일은 달의 계곡 투어인데? 보아하니 도시락이나 음료 준비해야 할 듯 한데..
일단은 재우고 내일 내가 더 챙겨야겠다..
박팀장의 남미여행 꿀팁
1. 고산증
보통 해발 2,400미터 이상 되는 고지대에서 공기 중 산소가 부족하여 발생하는 급성 반응인데 산페드로 데 아타까마는 해발 약 2,440미터의 위치에 있어요. 때문에 이 도시로 버스를 타고 빠르게 오는 과정에서 전 고산증의 습격을 받게 된 것입니다.
일단 고산병에 걸리게 되면 불면증, 두통, 피로감, 호흡곤란, 어지러움, 식욕부진, 구토, 졸음, 탈진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공기 중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요. 고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두세걸음 걷고 쉬고 하게되는 상황까지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높은 산이 별로 없기 때문에 고산병을 겪을 일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남미여행의 핵심 관광지인 우유니 사막(약 3,500~4,200m), 라파즈(약 3,600~4,100m), 마추픽추(약2,400m), 쿠스코(약 3,400m) 등이 고산 지대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남미여행자들은 고산병을 피할 수 없습니다.
고산병은 고도가 있는 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점차적으로 고도를 높이면서 적응하면 몸이 고도에 적응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낮은 고도에서 높은 고도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몸에 굉장한 무리가 가겠죠. 예를들면 리마에서 비행기 타고 쿠스코 공항에 내렸다. 또는 산티아고에서 비행기 타고 라파즈공항에 내렸다. 이 두 케이스는 그냥 쓰러져도 안이상하다고 보면 됩니다. 고도 0 에서 3500미터 이상으로 갑자기 이동한 모양이 되거든요. 그리고 라파즈 공항이 있는 엘 알토지역은 볼리비아 시내보다도 고도가 더 높습니다.
급성 고산병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호전이 되긴 하지만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증세입니다. 실제로 라파즈에서 축구 리그를 치르다가 심판이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어요(때문에 라파즈에서는 국제경기를 개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산병은 나이, 남녀, 체력을 불문하고 그 어떤 사람에게 찾아올 지 몰라요. 오히려 건장한 남성이 고산병이 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저는 고산병 때문에 지옥 문앞에 많이 오갔는데 남편은 우유니에서만 조금 힘들었다고 하는걸 보니 사바사인듯. 그리고 한번 고산증이 왔던 사람은 다음번에 또 올 수 있어요.
고산병의 최고의 치료 방법은 하산입니다. 고도가 낮은 곳으로 이동하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태가 회복돼요.(마치 배멀미처럼) 하지만 고도가 낮은곳으로 이동할 수 없는 경우 산소통을 이용해서 증상을 완화시키기도 하고 고산병에 효과가 있는 약(다이아목스 등)을 복용하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비아그라를 사용해서 효과를 봤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혈관을 확장시켜주는 약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에요. 갑자기 전에 박근혜 정부때 구매한 약 목록에 고산지대 간다고 비아그라가 왕창 나왔던 사건이 생각납니다. 고지대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약을 복용해두면 고산증세 완화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코카차를 수시로 복용하거나 증세가 심해지면 코카잎을 씹기도 합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마약인 코카인은 이 코카잎의 성분을 정제해서 만들어 낸 것이에요. 코카 잎을 씹고있으면 고산증세가 좀 완화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마약 성분이 작용하지 않았을까요?
고산지대에서는 코카잎을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국경을 넘을때 문제가 되니 구매한 곳에서만 사용하도록 합니다.
2. 황열병 예방 접종
남미여행의 필수 준비물 황열 예방접종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황열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열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아르보 바이러스(arbovirus)로 모기에 의해 전파된다. 따라서 이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는 모기의 서식지가 주요 황열 발병 지역과 일치한다. 이 병에 걸린 환자의 일부에서 황달로 인해 피부가 누렇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황열(yellow fever)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황열 [yellow fever]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
황열은 한번 걸린 후 회복되거나 예방접종을 하면 평생 면역이 생깁니다. 안전하게 사전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겠죠?
이 병은 독성기에 이르른 사람이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병이기 때문에 아프리카나 남미여행 전에 꼭 예방접종을 해야 합니다. 중남미지역 각 공항에서 불시에 증서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브라질을 방문했는데 중미 지역으로 이동한다, 하는 경우에 이 증서가 없으면 입국이 거부됩니다.
우리나라에서 황열예방접종을 하시는 경우 아래링크에서 접종기관을 찾습니다.
http://nqs.cdc.go.kr/nqs/vaccination.do?gubun=org
방문하기 가까운 위치의 접종기관을 찾았다면 사전에 유선으로 예약을 하고 방문하셔야 합니다. 백신의 보유 여부를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접종비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저는 남편과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접종했는데 저희 접종 당시(15년)에는 검역소는 접종비 무료(인지대만 납부), 유효기간은 10년 이었는데, 16년 7월 11일 부터 평생면역으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증서를 재교부 받아야하는데 아직 신청을 못했네요..
이 백신은 생백신입니다. 접종 후 미열, 근육통 등의 증상(또는 부작용)을 앓는 경우가 있어요. 약 1주일간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해야 합니다. 물론 아무 증상 없이 괜찮은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접종후에 약 이틀간 몸살기운이 심해서 고생을 했어요. 그런데 같이 접종한 남편은 멀쩡했답니다.
항체가 형성되는데는 10일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출국직전 접종하는 것은 안되고 출국일 최소 10일전에는 접종을 완료해야 합니다.
한 번 맞아두면 유효기간이 평생이니, 언제갈 지는 모르지만 아프리카 여행에도 사용할 수 있으니깐 미리 맞아두는것이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