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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쥬스 Jun 15. 2020

우유니. 장대한 그 여행의 첫 날

라구나, 라구나, 라구나....

라구나 베르데. 사막 안에 이렇게 멋진 호수들이 가득하다.
아내의 일기 


오늘은 우유니 사막투어를 시작하는 날이다! 내 버킷리스트!!!!


7시 반에 호스텔로 미니밴이 픽업을 왔다. 조금 더 가니깐 칠레 출국장. 줄 서서 여권을 내고 출국 완료. 심플하네. --;; 좀 달려가니 볼리비아 입국장이 나온다. 건물 참... 허름...


볼리비아 입국사무소


대박 추워 죽겠는데 밖에서 아침을 먹으라고 ㅠ 벌벌 떨면서 먹고나니 6명씩 조를 짜서 차를 배정해준다. 

도요타 지프차로 이동하는데 우리팀은 에콰도르 아가씨 둘 포르투갈 청년 둘 그리고 우리부부. 


근데 가이드 아저씨... 영어를 못함....오늘은 에콰도르 아가씨 웬디가 앞에 앉아서 통역을 맡아줬다.(좌석은 매일 바뀐다고 한다) 웬디는 스페인어와 영어를 잘한다. 

한참 사막을 달려가니 공원 입구가 나온다. 150볼 입장료를 내면 표를 줌.


근데 이 나라 왜 화장실 입장료를 받지???? 깨끗한 것도 아니믄서.....여튼 3볼 씩이래서 돈내고 화장실 갔다 ㅠ 우린 볼리비아노도 얼마없는데. 화장실 갈 돈도 없게 생겼....


한참 가더니 예쁜 호수에 내려주고는 사진찍고 20분뒤에 오란다. 사진 찍고 돌아다니다 이동.


다음은 미니 온천이다. 우리 차 여자들은 다들 이미 고산 증세가 있어서 온천 패스. 

포르투갈 청년 둘만 온천을 했다. 알베르토는 몰랐을거야. 이거 땜에 자네가 젤 아프기 시작한걸. 


다행히 온천에 깜비오가 있어서 6.1에(것도 6인걸 100달러 새거라고 빡빡 우겨서 0.1올림) 100달러만 바꿨다. 사람은 역시 주머니가 두둑해야 맘이 편하다. 이제 응아도 할 수 있어! 

자연 훼손 중


또 사막을 한참 달림... 하..이 차는 승차감도 정말 별론데-_- 계속 고도가 올라간다.

간헐천 구경하고 또 올라간다... 부글부글 유황 냄새 장난아님. 

난 이미 고산증세 때문에 유황 냄새를 맡으니깐 미칠 지경이다. 이미 사람들은 고산증세 땜에 정신을 놓기 시작했다. 운전사는 우리모두에게 코카 생잎을 뿌리기 시작했고 다들 코카잎을 씹으면서 그렇게 약쟁이가 되어간다...


난 소로체를 먹었는데 이게 화근..화장실이 매우 가고 싶은데 사막에 화장실이 있을 리 만무. 그냥 아무데나 세워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말이 안통해서 그냥 참기로. ㅠㅠ


미친듯이 참고 있는데 3시에 호수 앞 호스텔에 내려줬다. 난 뒤도 안돌아보고 화장실로 뛰어감.

아.. 근데 화장실에 변기 도기만 있고 물 다라이에서 퍼서 내려야하고. 이거 뭐 오늘 세수나 하겠나....??


늦은 점심을 먹고 호수 구경. 플라맹고가 있다고 해서 갔는데 사람을 보자마자 다들 저멀리로 도망갔다...


숙소 앞 라구나 콜로라다. 플라멩고는 저멀리 도망중


호수색은 신기하게 분홍색이다. 아깐 연회색? 같은거였는데.

고산증땜시 멀리 갈수가 없어서 호스텔로 와서 슈퍼가서 사람들이랑 와인이랑 음료수 사와서 마시기 시작했다. 

사람들 모여서 각자 술 가져와서 마시는데 한병 더 사왔더니 저녁 먹을 때 와인을 주네 -- 사온건 안마시고 배낭에 킵.


스프와 스파게티를 먹고 사람들이랑 두런두런 얘기. 오늘은 6인 도미토리다. 숙소도 엄청 추움...남들은 다 침낭있는데 우리만 없어 ㅠ 잠바까지 껴입고 잤는데 고산증이 심해진건지 숨을 도대체가 못쉬겠어서 잠을 못자겠다..ㅠ 근데 뭐...모두들 못자는 것 같다. 


방에 이렇게 계속 있다가는 죽을 것 같아서 신랑이랑 공기 쐬러 밖에 나갔는데 밤하늘이... 헐.....별이 쏟아진다............

별똥별도 보고 은하수도 보고....와..진심 멋짐...!!!


방으로 돌아오니깐 역시나 공기 탁하고 춥고 ..ㅠ

잠을 거의 못잔듯..... 춥기는 더럽게 춥고 고산증은 고산증대로 심해지고. 내인생에서 가장 힘든 밤이었다 ㅠ


남편의 일기 


아침 7시 출발을 위해 부랴부랴 준비해서 출발 준비 완료~ 7시 반이 좀 지나서야 픽업 버스가 도착했고.. 졸린 눈을 부비며 일단 탑승 완료. 작은 아따까마지만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버스로 동네 한바퀴를 휭 돌고나니 해가 어느정도 떠올랐다.


여행사 직원은 출국 심사장까지만 동행하고 버스 기사와 일행들만 볼리비아 입국 심사장으로 향했다. 아따까마에서 출국 심사는 10분? 볼리비아 입국 심사는 약 30분 정도 걸리는데 와~ 진짜 사막위에 허름한 콘크리트 덩어리 한채. 이게 볼리비아 입국 심사장이라니... 화장실도 없고 지저분...  


여기서 일단 버스 인원이 6명씩 갈라져서 각자의 지프로 이동. 우리 팀은 포루투갈 2명. 에콰도로 2명. 우리 2명 해서 총 6명이고 우리 드라이버는 사람 좋게 생긴 칠레 청년. 기사가 준비해 준 아침을 먹고 지프로 옮겨 탑승하여 출발한다. 


사막은 아침과 저녁으로 정말 춥다. 볼리비아 국경에서 먹는 아침은 기사가 잘 준비해 줬음에도 불구 너무 추워서 입으로 잘 들어가질 않았다. 기사를 비롯 일행들과 통성명을 마치고 나서 모두 지프니에 쭈구리 모드 시작.. 나중에 생각해보니 지프는 1시간 정도 달리면 20분정도 휴식했던 듯..  일단 처음에는 우유니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사기 위해 사막 입구로 1시간 정도 달려갔고. 고산이어서 그런건지 추워서인지는 모르지만 희한하게 대사 활동이 빨라진 듯 했다.


우리 차량의 여성 세분. 와이프와 에콰도르 아가씨 둘 

입장권을 사고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하니 3볼씩 내야한단다.. 헐..


3볼 주면 휴지 조금씩 떼주는데.. 못사는 나라여서인지 아님 사막이라 물이 귀해서인지 암튼 황당하긴했다.. 다들 3볼씩 내고 화장실에 줄서있는 모습은 참 웃픈...우리는 볼리비아 돈이 부족해서 앞으로 화장실이나 갈 수 있을지 걱정...딱 입장권에 맞게만 바꿔와서 걱정이네. 


다시 사막길을 달려(완전 오프로드) 조그만 노천 온천이 있는 곳에 도착..  여기서는 화장실이 2볼...화장실은 안급했지만 슬슬 볼이 없다는 불안감? 화장실 입구에는 조그만 깜비오가 있었는데 칠레 페소를 볼로 바꾸고 있기에 혹시 달러 환전 되냐고 물었더니 오케이..


어차피 돈이 조금이라도 필요하기에 약간 터무니 없는 환율이었지만 100불만 환전.. 그래도 6.2가 어디냐..와이프가 100달러 이거 새 지폐라고 징징댄 덕분 ㅎㅎ 여튼 징징거리는데는 아무도 못이긴다. 


돈이 생기니 마음도 편해지고 훗. 이제서야 풍경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30분 정도 쉬었다가 또 거친 사막을 날아다니면서 라구나 베르데 도착. 약간의 물 비린내는 났지만 풍경 하나는 예술이다. 힘들게 온 보람이 있구나 싶었다. 가다보니 야생 야마인가봐 했던 동물은 이곳말로 비꾸야 란다. 사슴이랑 야마랑 섞어놓는 듯함. 중간에는 사막여우도 직접 보고 또 열심히 달려 유황이 부글부글 끓는 간헐천에 도착!


다들 내가 사진 찍는 방식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는지 웃고 따라하기 시작했다. 내가 창의적이라나 뭐라나. 뭐 내가 원래 독특하긴했지. 난 자네들처럼 그렇게 진부하진 않거든..


남편이 방구 뀌는 것처럼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준 사진


그렇게 또 달려 오늘의 마지막 여정지이자 숙소인 라구나 콜로라도로 도착..


풍경은 기가 막혔으나... 춥기도 더럽게 추웠다. 플라맹고들은 계속 도망이나 가고...드라이버가 만들어 준 점심을 끝으로 오늘 여정은 마무리..


화장실을 오래 참은 와이프는 내리자마자 화장실로 냅다 뛰어가는 바람에 짐은 고스란히 내가 정리를... 나오자마자 화장실 별로라고 투덜...  알고보니 이곳은 6명 도미로 사용하고 더운물도 안나오고 샤워실도 없다 했다..  오늘이 참 걱정이네...


밥먹고 추위를 대비하고자 옷을 갈아입고 우리도 라구나를 한바퀴 돌기로 했다.. 후이와 알프라도처럼 정상에도 가보고 싶었으나... 와이프는 고산증에 정신 잃기 직전이라 포기. 


게다가 여기서 지난번 칠레 국경에서 넘어올 때 만났던 멋진 오토바이 가이를 만남.. 여전히 손을 부들부들 떨며 들어오는데 점심도 못먹은 그에게 우리 일행이 식사를 나눠주었다. 알고보니 호주인인 벡터?씨는 참 유쾌한 사람..


Where are you from이라는 질문에 지금 어디서 오는거냐 아님 원래 어디 출신이야는거냐라고 되묻는 그가 참 멋져 보였다. 연예인 누굴 닮았는데 이름이 생각 안나서 물아보는건 참았다.. 그러고보니 칠레부터는 호주 여행자들이 참 많았던 듯.. (지금 생각해보니 리차드 기어 닮았다)


이 숙소에 대한민국 지도가 있어 잠시나마 사람들에게 인기가.. 다들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대답을 잘 못해줘서 미안했다. 암튼 라구나에서도 독특한 사진으로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볼리비아의 부끄럼 많은 아가씨들과 사진도 찍고..


마침 오픈한 상점에서 우리 몸을 녹여줄 와인과 군것질 거리를 사다가 휴식을 좀 취했다. 우리보다 조금 늦게 숙소로 복귀한 친구들도 와인 어디서 샀냐며 물어오더니 다들 조금씩 준비해서 들어왔고 때마침 시작된 저녁과 더불어 술과 조촐한 만찬 그리고 대화를 하며 즐거운 저녁 시간을 마무리..


밤은 상당히 춥고 이상하게 고산증세는 낮보다 밤이 심하다더니 다들 고생하는 듯 했다. 특히나 내 자리는 침대도 꺼져있고 창가라 그런지 더욱 잠들기 힘들었는데.. 새벽에 호흡이 가빠져서 2번이나 밖에 나왔다 들어가길 반복.. 중간에 와이프와 바람을 쐬고자 새벽 하늘을 보다 은하수와 별똥별 그리고 도깨비 불(?)을 보는 행운을 얻었다. 그렇지만 난 잠을 들수가 없어 결국에는 타이레놀을 먹고 간신히 잘 수 있었다.


칠레와 볼리비아는 1시간 시차가 있었는데 볼리비아가 1시간 빨라서 술마실 때는 오예 한시간 더 노는구나~ 했는데 불면으로 시달리는 첫날밤에는 1시간 더 고생인걸 몰랐다. 씻지도 못한 채 흙먼지가 가득한 옷차림으로 잠을 청하는거라 더 그랬을수도... 내일은 7시 출발인데 조금이라도 자야겠다. 


박팀장의 남미여행 꿀팁 


- 우유니 투어의 방법


우유니 소금 사막에서 사진 찍기가 인생의 버킷리스트인 분들 많으시죠? 하늘과 땅이 맞닿은 듯한 소금사막의 멋진 풍경사진은 볼리비아 쪽 소금사막에서 촬영한 사진이에요. 


우유니 투어 지도 / Cordilleratraveller


우유니를 여행하는 방법으로는 볼리비아에서 보는 방법, 칠레에서 시작해서 소금사막으로 이동하는 방법 이렇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우유니 소금사막은 위쪽에 있죠? 볼리비아에서는 소금사막만 돌아보는 상품으로 데이투어, 반나절 투어, 선셋투어, 선라이즈투어, 별투어 등등 단기 투어가 있습니다. 우유니 시내에서 두어시간 지프로 이동하면 소금사막을 만날 수 있거든요. 사막을 관통하는 투어로는 3일 또는 4일짜리 상품들이 있고, 배낭여행객들은 기본적으로 3일 투어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저희는 당시 아따까마 출발 3일 투어에 인당 USD 189를 지불했는데 2020년 현재 USD10 밖에 안올랐네요..? ㅎㅎ


사막 속은 고도가 상당히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평균 해발 4천미터 정도) 많은 준비를 하고 투어를 시작해야 합니다. 실제로 우유니 투어 중 고산병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도시에는 고산병이 오면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데 사막 한가운데서 문제가 생기면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니까요. 여행사들은 매 해 올해도 무사히를 기원한다고 해요. 


기사들이 산소통을 구비하긴 하지만 많이 안가지고 다녀요. 그리고 차량이 4WD 지프 차량으로 승차감이 끝내줍니다. 7인승이라고 하는데 뒷자리 트렁크에 두 명이 타야 하거든요. 사막을 질주하는데 내 허리는 끊어질 것 같고 고산증은 심각하고...  돈을 좀 더 주더라도 4명 정도만 탑시다. 그래도 힘들듯 ^^:


저희는 아따까마에서 시작하는 2박 3일 투어를 진행했고, 사막에 들어가면 여기저기 소금이 있을거라고 생각한 것과 달리 소금 사막은 투어 마지막 날 만났습니다. 남미 일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냥 라파즈에서 우유니로 비행기타고 오셔서 데이투어나 1박 2일 투어 하세요.


칠레에서 투어를 시작하면 첫날 광활한 대 평원과 돌무더기와 색깔별 호수를 종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장풍날린 저 곳, 가까이 가면 유황냄새가 엄청나서 쓰러져요. 뜨겁기는 또 얼마나 뜨거운지.. 그 사이에 빠져서 실제로 시체도 못찾은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칠레 쪽 사막 숙소는 너무 오지에 있다보니 진짜로 그렇게 열악할 수가 없었습니다. 밤에 춥기는 또 얼마나 추운지...숨은 안쉬어지지, 춥기는 드럽게 춥지, 화장실은 엉망이지. 남편이랑 둘이 끌어안고 벌벌 떨면서 이러다 이 척박한 사막 한가운데에서 우리 부부는 동사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꼭 투어사에다가 침낭을 추가로 요청하세요. 비용도 얼마 안해요.


그래도 방에서 얼어죽기 싫어서 새벽에 나가서 본 그날의 은하수는 제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풍경이었답니다. 저희는 그날 새벽 숙소 앞에서 굉장한 갤럭시를 봤습니다! 그 전에는 갤럭시는 삼성 핸드폰 전원 켜면 나오는 것인줄로만 알았지 뭐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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