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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칠번출구 Nov 15. 2019

나만 혼자...

에세이 & 수필 &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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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려병자처럼 몸을 축 늘어뜨린 채, 어둠 속을 터벅터벅 걸었다. 문득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보다 먼저 죽어간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둘 떠올랐다.


그들에게서 떨어져 나만 혼자 이만큼 멀리 와버렸구나... 라는 생각에 미안함과, 죄책감이 들었다. 나의 발걸음에 그 마음들이 더해져 무게가 실렸다.


가로등 불빛에 생겨난 그림자는 낮의 그림자보다 더 쓸쓸하고 차가웠다. 무언가 할말이 많아 보이지만, 먼저 떠나간 그들처럼 일언반구 말이 없다.


이번 겨울은 예전만큼 춥지 않다. 예전처럼 추웠다면 그들에게서 멀어지는 이 발걸음이 조금은 더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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