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칠번출구 Nov 01. 2021

된장찌개

수필 & 산문 & 에세이 & 일기

-


저물녘 낮은 담장 너머로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가 흘러넘친다.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퇴근하는 길에 맡는 음식 냄새만큼 마음을 간지리는 게 또 있을까. 더욱이 냄새의 틈바구니 사이에 스민 추억들은 냄새의 향취를 한껏 부풀리기까지 한다.


나를 등지고 가뭇없이 떠난 그가, 그녀가 어쩐지 오늘 밤에는 생각나지 않을 성싶다. 나의 코끝을 애무하는 찌개의 냄새가, 내 안에서 헤매고 충돌하는 그와 그녀를 무화(無化) 시킨다.





매거진의 이전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