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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맘혜랑 Nov 15. 2024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떤 모양을 지킬까?

어떻게 살까?

어떻게 거듭나기를 원하는가?  


어떤 모양으로 빚어

 어느 정도의 온도에,

몇 분을 구울 것이며

어떤 도자기로 완성시킬까?


요즘 나는,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삶 점차 중요하게 생각 다. “어떤 가치를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인간으로 부모로 자식으로 한 마을의 일원으로 나는 어떻게 자리매김을 할까? 나는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자연은 그저 존재함으로써 주는 일의 중요성을 가르쳐 준다. 나무는 자라며 그늘과 산소를 베풀고, 꽃은 피어나면서 세상에 향기를 남긴다. 그들은 한 번도 자랑하거나 자신을 드러내려 애쓰지 않는다. 그저 자연의 순리대로 조용히 존재하면서, 묵묵히 주는 이치를 따른다. 나 역시 그러한 자연의 일부가 되어, 그 흐름 속에서 세상을 위해 나를 내어주는 기쁨을 깨닫고자 한다.


누군가를 돋보이게 하는 삶, 나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성장을 돕는 역할로 남기를 소망한다. 잘 나지 않아도 좋다. 오히려 나의 그림자 속에서 누군가가 빛나기를 바란다. 비록 그 길이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나는 그 속에서 나만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중년의 나는 열매를 수확하고 잎을 땅으로 내리는 나무의 겸손함을 나에게 체화시키고 싶다. 그저 묵묵히




가치의 바람 속에 피어나기


바람이 지나간 자리,

나는 비에 젖어

푸른 잎사귀를 키우리라.

그늘은 그저 조용히 스며들며

누군가를 감싸 안는다.


높이 피어나러 애쓰지 않.

그저 허리 굽힌 작은 꽃이 되어

조용히 향기를 전하고 싶다.

햇살이 들면 다시 한번 웃으며,

그 누군가에게 작은 쉼이 되고 싶다.


나는 잘 나지 않아도 좋다.

나의 숨결 하나,

누군가의 빛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리라

보이지 않는 뿌리로 땅에 스며들며

산들거리는 바람 속에 피어나리라




나는 노랗고 딱딱하고 달달한 감이 되어 이 가을을 익어갈 것이다. 감으로서의 역할을 당당히 하고 그저 본연의 가치를 가을로 피워 가을스럽게 익어가리라. 그저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진정으로 가치를 전달하는 사람으로, 진정한 행복을 찾아 짧고도 긴 발걸음을 또다시 나아가야겠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을 했고 윤석력대통령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고 이 모든 것들이 내 삶 바깥에서 복작하게 얽히며 내 삶 안으로 침범하고 있지만 나는 이 가치의 본질을 내 안에서 고민하며 내 삶의 방향을 돌이켜본다. 내가 세상에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갑작스럽게 성인이 되고 엄마가 되고 세상 속에서 부모로 아이들을 양육했던 그 정신없음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나, 오롯이 나, 다시 나를 세우고 새롭게 나의  가치를 되새긴다.


오늘은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온종일 이사 견적에 시스템에어컨 견적에 혼을 쏙 빼놓은 날이었다. 나의 푸념에 세상이 눈을 흘긴다.  수능이라는 시험대에 오른 학생들은 아랑곳 않는 나의 이기심을 혼줄이라도 내려는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은 스스로 자라, 뿌리를 내리고, 향기를 내뿜으며, 그 자리에서 묵묵히 산소를 내어준다. 비가 내려 촉촉해지면 잎은 더욱 푸르러지고, 햇빛을 받으며 힘차게 성장한다. 우리의 아이들도 그렇게 쑥쑥 자라기를 기도하며 나는 자연의 혼찌검에서 또 순환배운다. 나 또한 이러한 선순환의 일부가 되어, 주는 기쁨을 알고 그것을 솔선수범하며 살아가기로 했다. 이제라도.




잘 나고자 애쓰지 않는다. 상대방을 돋보이게 하고, 그들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길이다.  비가 온다. 그리고 그들 자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자양분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것이 내가 선택한 행복의 한 방식이다.



내게 온 것은 바람의 자리,

작은 꽃들이 숨 쉬는 곳,

내가 나무가 될 수 있다면

늘 푸르게 빛나며 향기를 전하고 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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