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대학교를 두 번 다녔습니다. 첫 번째 대학은 성적에 맞추어 입학을 했었지요. 대학교 입학해서도 2년은 가방만 메고 학교를 다녔습니다. 3학년이 되니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졸업이 얼마 안 남았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까? 친구들처럼 공무원 시험공부나 해야 하나? 수업도 들어가기 싫었습니다. 방황 아닌 방황만 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언니가 도와달라고 합니다. 과제가 너무 많다고 밤을 새워야 한답니다.
언니는 건축공학과 학생입니다. 건물 샘플을 만들고 설계하느라 얼굴도 자주 못 보는 언니입니다. 건축공학도는 대학에서 전공을 공부하고 그 공부를 활용해 직장도 정합니다. '나는 왜 그렇지 못하는 걸까'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내 전공은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소통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그런 직장은 교사가 딱이지 않을까? 교사가 되었습니다. 조금 늦게 돌아왔지만 저는 교사가 되었습니다.
지금 23년 차 교사입니다. 매일 친구들과 함께 배우고, 함께 즐기며, 함께 나누는 우리 반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저희 반 친구들이 등교하는 것이 매일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학교에 등교하는 것이 부담이 되지 않도록 말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저마다의 새싹을 키우도록 도움을 주는 교사, 정말이지 세상에 이보다 대단한 일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