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여성 축구하니? 나도!

다른 여성 축구 동호인과의 만남

by 끼우

알고 지내던 지인이 물었다. “너도 여성 축구하니? 나도!” 반가운 소식이다. 축구하는 여성들은 드물다. 축구를 시작한 시기도 같았다. 축구 수다가 이어졌다. 총 세 명이 만났는데 두 명의 축구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자 축구를 배우지 않는 한 분이 “남자들이 군대에 가서 축구한 이야기 하면 여자들이 싫어한다는데 우리는?” 하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는 여자들의 축구 이야기를 했다. 작은 이야기들의 끝은 “축구해서 그래”로 마침표를 찍었다. 듣기만 해 주신 다른 지인언니에게 무한히 감사했다.



나이를 제한해 못 들어가는 축구교실도 있다


아줌마가 되어서 늦게 시작한 축구에 대해 속상해했다. 더 이른 나이에 축구의 재미를 알았어야 했다고 나이를 탓했다. 이미 나이 제한으로 들어갈 수 없는 축구 모임들도 많기 때문이었다. 이뿐이 아니다. 청년이라고 불리는 나이의 제한도 만 39세가 많다. 간단한 일자리를 구하려 해도 40이라는 나이는 언제나 방해 요소로 치부됐다.



숨이 가빠질 때까지 뛰어라

“뜀박질로 턱밑까지 숨이 차오르는 순간 차가운 바람이 피부에 닿을 때 기분이 좋다.” 축구를 배우는 지인이 말했다. 격하게 공감하며 맞장구를 쳤다. 감독님이 항상 하는 말이다. 숨이 터질 때까지 뛰어야 합니다. 그래야 체력이 늡니다. 나는 그 말에 물었다. 숨이 터진다는 뜻이 무엇인가요? 숨이 가빠지는 순간이라고 감독님이 답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가 달리기가 아닐까


올림픽의 가장 기본이 되는 달리기. 인간은 기본적으로 달리면서 맞이하는 기쁨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바쁜 현대사회에 살면서 그런 기본의 스포츠인 달리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인간이 쉽게 욕망하던 달리기의 벅차오름을 이제야 다시 찾은 게 아닐까.



여성축구를 하는 사람들의 공감 지점


축구를 할수록 장비가 늘어난다. 피부는 계속 탄다. 체력이 좋아지고 몸무게가 빠진다. 병원과 한의원을 자주 다닌다. 그리고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다른 축구교실이 있는지 알아본다. 동의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여성 축구라는 세계는 워낙 작아서 교집합 되는 인물도 있었다.



축구를 좋아하면 인성도 좋다?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했다. 스포츠를 하면서 서로 끈끈하게 생기는 무언가가 있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축구를 했다. 남편은 그랬다. 구기 운동을 즐겨하는 사람들은 인성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축구하는 우리는 인성이 좋은 사람이라 멋대로 단정 지었다.


각자의 두 팀의 회원이니까 함께 친선경기를 하자고 지인이 내게 물었다. 내 얄팍한 실력이 들통날까 두려웠다. 1년밖에 안 된 새내기인 내가 우리 팀에 친선경기를 하자고 제안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경기할 실력이 되지 않는다고 에둘러 말했다. 언제 자신이 있게 매치하자고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 수능일인 오늘은 저의 오전 1시간이 사라졌습니다. 등원시간이 늦어지면서 아침밥 먹는 시간도, 청소시간도 덩달아 밀리면서 제 나름의 마감시간에 쩔쩔 거렸습니다. 그럼에도 오늘은 국대경기를 보러 상암으로 갑니다. 사랑하는 여성축구 회원 셋이서 맥주와 함께 실컷 응원하고 오겠습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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