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갔다 요가를 하자

게으름쟁이의 새벽요가

by 이깐따

요가를 하고 있다

새벽 요가를 하고 있다.

am 6:00-7:30

아침 6시까지 요가원에 가려면 집에서 5시 40분에는 출발해야 한다. (정말 딱 맞게 도착하려면)

일어나자 마자 눈만 비비고 머리를 질끈 묶고, 눈을 반쯤 뜬 상태로 요가복으로 갈아입은 뒤

화장실로가서 고양이 세수 (정말 눈만 세수한다)를 한 뒤 물한잔을 마시고 약간은 상쾌한 상태에서 그리고 내가 이시간에 일어나 요가를 간다는 사실에 뿌듯함과 자기만족을 느끼며 차에 올라타는데 20분정도가 걸린다. 그러니 5시 20분에 일어나면 된다. 이렇게 철저히 계산하여 움직여야 한다는건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다는 나의 욕망일거다. 나는 새벽형 인간이 아니니까. 철저히 야행성 인간이며 부지런하지도 않다.

그런 내가 약간의 무리를 해서라도 새벽요가를 시작한건 하루를 잘 써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내 하루를 내가 컨트롤 하고 싶어서.


나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고 일은 빨라야 2시쯤에 시작된다. 그리고 8시쯤에 마무리 되는 스케쥴을 살고 있다. 일이 끝나고 나면 모두가 그렇듯(그렇다고 해줘요) 내 시간을 좀 즐기고 싶어진다. 일을 열심히 했으니 맘껏 빈둥거리는 시간도 갖고 싶다. 밥을 먹고 나면 '나는 일을 하고 왔으니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 정말 철저히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 라는 자기위안에 옷도 갈아입지 않은채 소파에 나뒹굴어 있다가 TV에서 예능을 시작하는 걸 보고 아차 벌써 11시구나 싶다가도 출연자들의 구성이 마음에 들거나 재밌겠는걸? 하는 마음이 드는 순간 12시가 되는건 금방이다. 씻고 방으로 돌아오면 침대에 누워 적극적인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with 핸드폰. '아 이러면 안되는데..'라는 마음과 함께 잠들던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동이트고나면 잠이드는 날들도 잦아졌고 기상시간은 자연스럽게 10시에서 11시 어느날은 12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오전에 누군가에게 전화라도 와서 '지금 일어났어? 아직 자고있었어?' 팩트에 의거한 이 질문을 받고나면 굉장히 불편하고 마음이 뜨끔했다.

이불밖은 위험해

애써 안작척 잠결에도 흠흠 목소리를 다듬어 전화를 받는 그 행위를 그만두고 싶었다.

나는 게으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아침을 쓸 수 있을까 고민했다.


첫째, 내가 빠지지 않고 가고싶을 정도로 애정 가득하고 (새벽 수영을 도전하였지만 추운 새벽에 차가운 물에 들어간다는 상상만으로도 몸이 얼어붙는 기분에 이불밖으로 나갈 수 가 없었다. 나는 추위를 굉장히 많이 타고 그때는 겨울이었으며 이러다 감기에 걸릴것만 같아 내몸사랑하기 세포들이 열정적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음 한달은 열심히 가고 두세달을 돈만내고 안갔다는 소리다 )

둘째, 빠지면 마음이 쓰릴정도의 가격을 지불하는 (수영은 한달에 44000원. 수영을 가기싫은 새벽에는 아흥 돈은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한번에 4000원 꼴이니까 오늘 커피한잔 안사먹지뭐 이런 말도안되는 합리화적 계산이 굉장히 빠르게 돌아가곤 했다, 필라테스는 3달에 40000원 1번가고 환불받았다) 지속가능한 그 어떤 스케쥴을 만드는 것이 적당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난 그때 요가원에 다닌지 3년정도 되어가고 있었다. 내가 꾸준하게 유일하게 하는 운동이었고 빠지고 싶지 않아했다. 요가를 좋아했고 그 요가원을, 그곳에 있는 선생님들을 좋아했지만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들도 들었다. 때마침 하타요가 클래스가 새로 개설되었고 몇 번 참여하고 난 뒤 제대로 수련해보고 싶다는 마음들이 들었다. 하타요가를 전문적으로 수련하는 곳이 옆동네에 생겼다. 그리고 새벽반도 생겼다. 수련비도 저렴하지만은 않았다.(단지 내 수입대비. 그리고 내리 안가고도 이쯤이야 하는 마음이 드느냐에 대한 것이다)

몇달간의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수련을 시작했다.

세달째 가고 있다. 다음날 수련을 기다리면서. 아침 시간에 조금씩 익숙해 지면서.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전 09화어머, 저언니 정말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