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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홍보 담당이 되고 나서 제일 힘들었던 점 중 하나는, 계획에 없던 일들이 매일 매일 상당히 많이 생겨난다는 점이었다. 아침에 오늘 오후까지 어떠 어떠한 점에 대해 정리한 자료를 보내 달라는 기자분들의 취재 요청이나, 급하게 만나자는 중요한 미팅이 생기거나, 갑작스러운 뉴스가 생겨서 대응해야 하는 일이 생기거나 기타 등등 ..
사실 이렇게 갑작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는 건 행복한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 회사가,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아무리 계획을 세워 놓아도 그대로 실행하기가 어렵다. 한동안은 이런 점들 때문에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내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생각했다. '이건 내가 하고 있는 일의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그렇다면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닐까?'
"누가 나한테 억지로 홍보 담당하라고 등 떠 민 것도 아니고, 내가 재미있어서 내가 한다고 결정한건데, 이런 정돈 극복해 내야 하지 않아? " - 일종의 나에 대한 자존심 발동?
살짝 포기를 하고 나니 마음이 엄청 편해지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도 받지 않게 되고, 뭔가 하루 하루가 더 즐거워졌던 듯 ..
그리고 이런 일의 특성을 받아 들이면서, 시간을 잘 디자인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는 노력을 하게 되었다. 이런 방법들은 계속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자주 자주 계속 계속 바뀌고 있지만, 요즘에 시간을 잘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았다.
하나, 일단 To Do List 를 열심히 / 빠짐없이 작성
하루 24시간을 내 의지대로 디자인해 활용하는 데에 정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그동안 여러가지 To Do List 관련 App을 써 봤다. 최근까지 가장 오래 사용했던 App은 Wunderlist. 그런데 어느 순간 만들어진 기능을 사용하는 것 보다 그냥 기록해 놓는 것 만으로도 내가 가장 보기 쉬운 방법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글 닥스(Google Docs)에 기록하기 시작.
일단 계획을 세우고 나면, 날짜 별로 할 일을 쪼개서 적어 놓고 지워 가는 방식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날짜 별로 기록하는 정도로 시작했는데, 조금 씩 더 나름대로 일정을 관리하는 룰을 만들기 시작하며서 구글 닥스에 쓰는 일기 같은 To Do List 에도 규칙이 생겨 나고는 있다.
최근에는 이 To Do List 에 중요한 미팅록도 같이 남겨 두기 시작해, 무언가 검색해야 할 때에는 무조건 이 문서에서 찾으면 대충은 나오는 방식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To Do List 는 할 일이 끝나면 지워 가고, 미팅록이나 아이데이션 등 남겨 놓아야 할 문서는 문서 하단에 Archive 로 쌓는 방식이다.
둘, 하루 중에 2시간 이상 일할 수 있는 시간을 ⭐️ 라고 확보
미팅 시간,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해 2시간 이상 연속으로 확보가 가능한 시간을 미리 잡아 놓는다. 약간 개인적인 성격이 반영된 시간 확보인데, 나는 약간 산만한 경향이 있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까지 부스팅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30분이나 1시간 정도의 시간은 집중하기에 다소 짧은 시간이다. 그래서 아침에 일정을 살펴 보고 하루 중 2~3시간 정도 연속 확보가 가능한 시간에는 미리 ⭐️ 라고 표시해 놓고, To Do List 에 적혀 있는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편이다. 일을 일 단위가 아니라 시간 단위로 끊어 놓고 시간이 되는 한 처리해 나가는 식으로 생각하니, 이 역시 한결 스트레스가 덜 쌓이는 듯 하다.
셋.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들은 출근 전에 시간을 확보해서
하는 업무들이 주로 즉시, 빨리, 오늘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많지만, 종종 더 많은 시간을 잡아 놓고 해야 하는 일들도 있다. 보도자료가 그럴 경우가 있고, 무언가 자료를 찾아 정리하고 공부해야 할 때가 그렇다. 그런데 낮시간 동안은 주로 외부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있을 때에는 필요한 기간 만큼 아침 출근 전 시간을 주르륵 확보해 놓고 처리하곤 한다. 그러기 위해 집에 들어오면 일단 자는 식으로!! 물론 자주 늦잠자고 싶은 유혹이 있어 실패하고는 하지만.. ㅎㅎ
넷.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스마트폰으로 개인 핫스팟을 열 수 있고, 책 만큼 가벼운 맥북이 나온 후에는 정말 정말 너무 행복 지수가 높아졌다. 사실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더 일하기 좋은 환경이 되어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 모든 기기들의 배터리 문제만 완벽히 해결된다면 진짜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기도!! 말 그대로 앉을 자리만 있으면 어디서나 바로 일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리고 Slack 이나 Google Calendar 는 외부에서 일해도 언제나 동료들과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해 주어서 정말 좋다.
다섯. 지역마다 거점 마련
자주 가는 지역마다 전원과 무선 인터넷이 제공되고, 주차가 가능한 곳, 적당히 시끄러워서 전화 통화하기 좋은 곳 등등 일하기에 적당한 거점을 확보해 두는 것도 편리하다. 주로 활용하는 거점은 강남 교보문고의 폴바셋과 강북 교보문고 1층의 파리크라상. 강남 강북 모두 거점이 교보문고인 이유는, 교보문고가 회원 베네핏으로 무료 주차를 주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기간마다 마다 등급을 부여하고, 그에 따라 책을 사지 않아도 회원 주차 시간을 최대 2시간까지 주어서 너무나 감사!!
최근에 회사가 위워크에 입주한 이후에는, 각 지역에 있는 위워크에 언제나 일할 자리를 확보해 일할 수 있어서 한층 더 업무 환경에 대한 질이 높아졌다. 해외에 나갔을 때도 현지의 위워크에서 자리를 확보할 수 있으니, 심지어 휴가를 가서라도 체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 중!! ㅎㅎ
이 글은 2016년 1월에 썼던 홍보담당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쓸 수 있을까를 조금 업데이트 한 글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때마다 내가 하는 일, 업무의 환경에 따라 시간을 쓰는 것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 같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시간을 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던 시작이, 내가 일 때문에 시간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언제나 내 일을 즐기며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내 시간의 boss 는 내가 되어야 한다. - <꼬날이 간다> 73번째 brunch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