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크리스 스키너 <디지털 뱅크> 저자
벌써 작년 5월의 일이네요. 매일 매일 오후 3시 정도면 메일함에 도착하는 크리스 스키너(Chris Skinner)의 이메일에서 핀테크 발전의 5단계 (Five phases of FinTech (2005-2027) 라는 글을 읽은 때가요.
휴우~ time flies~
읽은지 벌써 10개월이나 지났다니요.
이 글을 읽은 지 1주년이 지나기 전에, 올해 제 브런치의 첫 글로 이 내용을 간략히 소개합니다.
( 출처 = Five phases of FinTech (2005-2027) )
FYI.
크리스 스키너는 <디지털 뱅크, 은행의 종말을 고하다> 라는 어마어마한 제목의 책을 쓴 저자이고요. 저는 2015년에 렌딧에서 일하기 시작한 후에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어요. The Finanser 는 크리스 스키너의 홈페이지인데, 매일 매일 본인의 인사이트와 다양한 핀테크, 테크핀, 빅테크 관련 정보를 전해주는 이메일이 있어 받아 보고 있습니다. 굉장히 깨알 같이 알찬 정보와 흥미로운 생각들을 전해 주는 이메일이에요. 가끔은 너무 앞선 주장을 펼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 글의 서두에 밝힌 바와 같이, 본인이 몇 년전에 했던 이야기를 뒤집거나 업데이트 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 역시 재밌어요.
"내가 생각하는 핀테크 발전 1단계의 시작은 2005년 조파(ZOPA)라는 회사를 알게 된 때 부터다. 자금을 보유한 사람과 자금이 필요한 사람을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연결하는 서비스에 대해 처음 들었다."
(image sources = freepik )
크리스 스키너가 정의하는 핀테크의 시작은 2005년 조파(ZOPA)의 탄생입니다. 세계 최초의 P2P금융회사죠. 물론 1999년에 시작된 페이팔(PayPal)이 시작이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크리스 스키너가 생각하는 핀테크란 앱과 API, 그리고 분석 기반의 오픈 파이낸스가 실현되는 것으로, 이와 같은 환경의 시작은 2005년 조파(ZOPA)의 탄생부터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은행과 스타트업들의 협업이 시작되는 것은 약 10년 전 쯤 부터입니다. 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금융 시스템의 붕괴(Disrupting)'나 심지어 '금융 시스템의 멸망(Destroying)'을 부르짖기 시작했던 때죠. 하지만 은행을 대체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규제와 당국의 통제가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은행들 역시 핀테크 스타트업들과 보다 흥미로운 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양한 협업이 시작되고, 더 나아가 투자를 하거나 세상에 선보이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은행과 핀테크 스타트업의 파트너십이 이보다 전에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여전히 진정한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의 파트너십은 등장하지 않은 것 같다."
핀테크 웨이브(Fintech Wave)가 도래하고, 은행들이 해커톤을 시작하고 다양한 혁신 이벤트를 벌이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하지만 크리스 스키너는 그다지 눈에 띄는 금융 혁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은행은 여전히 내부에서 혁신을 구현하고자 할 뿐, 핀테크 스타트업과 실질적인 거래나 파트너십을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규제 샌드박스나 시드 머니 투자 등 핀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정책이 등장하고 있지만, 은행은 모든 스타트업이 미래의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반면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은행들이 모두 다 dumb and stupid 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어쨌든 이 시기는 전통적인 금융 산업과 새로운 혁신 금융 산업이 서로에 대해 알게 되고, 무언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참고로 한국은 이 시기를 Disruption 시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2015년에 토스와 뱅크샐러드가 시작되었고, 2014년 말부터 2015년 사이에 8퍼센트, 렌딧, 테라펀딩 등의 주요 P2P금융 기업들이 생겨났습니다. 발전의 속도로 보았을 때 한국은 크리스 스키너의 구분에서 Phase 1. Distruption 와 Phase 2. Discussion 이 동시에 진행된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지금이죠. 지난 10여 년 간 아주 빠르게 은행의 붕괴나 멸망을 이야기 하던 시기를 지나, 은행과 핀테크 산업의 협업과 파트너십에 대해 모색한 시기를 지나왔습니다. 2020년 현재는 파트너십, 즉 협력의 시기네요.
마침 오늘 아침에 읽은 뉴스 중 하나. 나스닥(Nasdaq)이 미국의 핀테크 스타트업인 솔로비스(Solovis)를 인수했다는 소식입니다. 솔로비스는 연기금, 기부금, 재단 기금 등 다양한 자산의 대규모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회사라고 하네요.
오픈 뱅킹, 오픈 API 등을 통한 통합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의 지불 결제 서비스 지침인 PSD2(Payment Services Directive 2)와 PSD3(Payment Services Directive 3)를 통해 써드파티와의 정보 및 서비스 연동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인 듯.
API, 앱, 분석 등이 완벽히 구현된 오픈 플랫폼과 마켓플레이스가 열리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기. 모든 금융 서비스가 인터넷 상에서 전세계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이루어지는 진정한 통합의 시기로, 더이상 전통적인 금융과 핀테크, 빅테크 등을 구분해 이야기 하지 않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네요.
<디지털 뱅크, 은행의 종말을 고하다> 의 저자 크리스 스키너가 분류한 핀테크 발전의 5단계를 살펴 봤는데요. 이 분류대로라면 우리는 지금 전통 금융과 혁신 금융 사이의 대통합이 이루어지는 엄청난 변화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의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느끼기에도 정말 그런 것 같아요.
특히 제가 일하고 있는 P2P금융에서는 이 새로운 금융산업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이라고 명명해 제도권 금융으로 인정하게 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탄생했고요. 이 법이 시행되면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전통적인 여러 금융회사들이 P2P금융회사가 취급한 대출에 투자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고요.) 위에서 설명한 Phase3. Partnership 의 좋은 예가 되겠죠?
앞으로 우리 회사에서, 그리고 우리 산업에서, 그리고 우리의 생활 속에서 맞이하게 될 금융의 커다란 변화를 기대하며!! - <꼬날이 간다> 85번째 brunch.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