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협상의 핵심은 P-A-P, 협상의 8단계 세미나를 듣고

상대방이 끝까지 내놓지 않은 숨은 정보는 무엇일까?

영화 <협상> 스틸컷 중에서




2021년 가장 사랑스런 커플로 등극한 손예진-현빈 배우가 출연했던 영화  ‘협상(The Negotiation)’ 보셨나요?    최고의 협상가인 하채윤(손예진 분)과 인질극을 벌이는 민태구(현빈 분) 가 벌이는 12시간의 목숨을 건 협상에 대한 영화라고 하죠.  사실 저는 아직 보지는 못했어요.   ㅎㅎㅎㅎ    


어쨌든 우리가 ‘협상' 이란 용어를 쓸 때 떠오르는 장면은 주로 이런 정도의 느낌이 아니던가요?   나랑은 그리 큰 관계가 있을 것 같지는 않은 꽤 ‘거창한' 그런 느낌 말이죠.  적어도 저에게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들을 기회가 생겼던 스캇워크(ScotWork)​의 ‘협상의 8단계' 세미나는 이런 에피소드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강사분의 실제 사례라고 해요.  


글로벌 기업인 P사의 세일즈 헤드를 담당할 때 일입니다. 어느날 사장님이 갑자기 밤에 전화를 해서 2시간 안에 하와이 출장을 갈 수 있는지 답을 달라고 했습니다.  2시간 안에 답을 할 수 없으면 기회를 다른 사람한테 넘겨야 한다면서요.  아주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처음으로 글로벌 APGA 골프 대회를 주최하는데,  P사가 스폰서를 하게 되어서 비지니스 상 중요한 출장이 잡힌 것이었습니다.  


이 주인공은 이 비즈니스 미팅에 꼭 가고 싶었습니다. 회사에도 중요한 미팅이었고, 본인에게도 아주 소중한 기회가 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오래 전부터 계획되었던 가족 여행과 시기가 겹친다는 사실이었죠.  

아!!   협상(Negotiation) 이란 이런 상황에서도 필요한 것이었더군요.   우리 생활 속에서 정말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겠어요.  


자!  목표는 하와이로 출장을 가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가족 여행과 시간이 겹친다는 갈등 상황에 놓여 있고,
해결할 시간은 단 2시간!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우선 ‘협상' 이 아닌 여러가지 방법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문제해결 (Problem Solving)  -  바라보는 문제가 같지 않으면 해결이 어려움

설득(Persuade) -  가장 비용이 들지 않는 방법이지만,  지나친 설득은 짜증을 부르게 됨

포기(Give in) - 헉! 이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길임

협상(Negotiation) - 서로 원하는 바를 주고 받는 것.  무형/유형의 비용이 들어감

실랑이(Haggle) - 어쨌든 부분적으로 목표 달성이 가능할 수 있음

지연(Postpone) - 그냥 시간이 가게 가만히 있는 것.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음

밀어 붙임(Impose your will) - 그냥 내 마음대로 실행. 목표는 이루지만, 반대 급부가 상당할 수 있음

중재(Arbitrate) - 제 3자에게 중재를 맡김.  해결될 수 있으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움


이렇게 정리해 놓고 보니, 이 중에서라면 저는 아주 다양한 상황에서 크고 작은 ‘협상' 을 해 왔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아마 여러분도 그러실거에요.  하지만 그리 체계적으로 머리 속에 정리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죠.

  

스캇워크(Scotwork)의 '협상의 8단계 세미나'를 들으면서 정말 좋았던 점은 ‘아! 그 때 그 상황이 바로 이렇게 정리될 수 있는 상황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여러번 할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즉 실무에서 겪은 일들을 이론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점이죠.   그럼 이 날 세미나에서 들었던 내용 중 일부를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협상의 8 단계

Prepare  - Argue - Signal - Propose - Package - Bargain - Close - Agree


스캇워크(Scotwork)는 협상의 단계를 이렇게 8단계로 정리하고 있는데요.  이 중 핵심 단계는 PAP 즉, Prepare-Argue-Propose 입니다.  


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사람들이 Propose 단계로 넘어가기 전 단계인 Prepare-Argue-Signal 단계에서 주어진 시간의 90% 를 허비한다고 해요.  하지만 스콧워크에서는 이 단계를 60% 비중으로 줄여서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빠르게 Propose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렇다면  Prepare-Argue 단계를 전체 협상 과정의 60% 이하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첫째,  전략적인 준비(Prepare) 단계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리가 되어야 할 주요한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목표 (Objectives)

    Issue  : 협상의 항목이 될 수 있는 사항들을 결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족여행을 두고 부인과 협상(?)을 해야 하는 우리의 P사 세일즈 헤드분의 경우라면  <>여행지 <>일정 <>기간  <>비용 <>기타 사항 등이 협상에서 Issue 가 될 수 있겠죠?    

    Must Achieve : 위의 Issue 중에 내가 반드시 얻어내야 하는 사항을 의미합니다. 즉, 내 입장에서 협상이 깨지게 되는 한계점(limit)이 되겠죠.  

    Wish List : 상대방에게 내가 요구할 수 있는 사항들.  내가 Issue 중 무언가를 양보할 때 상대방에게 요구할 수 있겠죠?  나에게는 충분히 가치가 있지만, 상대방에게 비용이 크지 않을 사항들을 폭넓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2) 전략 (Strategy)  

협상은 위에 열거한 8단계가 순차적으로 한 번에 진행되어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Argue 를 지나 Propose 로 갔다가 다시 Argue로 돌아가는 과정들이 반복되며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죠. 생각해 보면 너무 당연하겠죠?  


따라서, 전체적인 협상의 전략은 단순(Simple)하고, 유연(Flexible)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부분들이 잘 준비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3)휴회/정회(Adjournment)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휴회 또는 정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다음과 같은 때라고 배웠어요.    


      내 목표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협상 도중에 알게 되었을 때    

      내가 몰랐던 정보를 새롭게 알아서, 팀과 공유해야 할 때    

      내가 준비한 전략이 전혀 먹혀 들어가지 않을 때    

      아무튼 무언가 생각이 필요할 때     


4)역할 분담(Tasks)

협상은 팀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입니다.  팀원들의 역할은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P사 세일즈 헤드님의 가족여행 협상에는 이 부분이 있을 리는 없겠죠?  ㅎㅎ


      Leader : 협상을 주도하는 Driver 의 역할입니다.  제안/의견/정보를 주고, 상대편에게 양보도 합니다.     

      Summeriser : Ldader 의 옆에서 질문하고, 정보를 받고, 명확하지 않으면 되물어 보면서 정의도 내리고, 때로는 지적하거나, 상황에 따라 시간을 버는 역할도 합니다.     

      Observer : 협상의 실질적인 브레인 역할을 합니다.  ‘관찰자'라는 역할명에 맞게 말을 하지 않고 관찰하며 분석하고 계산합니다.  준비 단계와 휴회/정회 때 전략적 조언을 하는 역할입니다.     


5) 양보(Concessions)

위에서 내가 상대방에게 요구할 수 있는 Wish List를 준비했었죠?  반대로 상대방에게 내가 양보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도 충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  무엇을 양보할 수 있는지,  내가 가진 패 중 Flexible 한 부분 중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해야겠죠?


둘째,  똑똑하게 논쟁해야 합니다.


논쟁 단계는 서로가 말꼬리를 잡고 물고 늘어지며 허비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내가 어떤 부분을 제안해야 좋을지를  질문하고 대답하며 서로의 기대치를 세팅하고 협상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를 효과적인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중요합니다.   


1)어마어마하게 중요한 개회사 (Opening Statement)   

어쩌면 그냥 인사말로 끝낼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협상을 여는 말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협상의 전 단계 중 유일하게 내가 계획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이 협상의 전체 아젠다를 세팅할 수 있습니다.   

    오늘 미팅이 끝날 때 기대되는 바를 어느 정도 밝혀 놓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기대치도 어느 정도 세팅이 될 수 있겠죠.  


    2)다음 단계로 진행하는데 좋은 똑똑한 질문들   

논쟁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좋은 질문의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우선 순위가 어떻게 됩니까?  

    왜 그것이 중요하신가요?  

    어떤 상황에서 우리가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을까요?  

    제안의 근거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어떤 요인이 당신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나요?  

    제가 더 알아야 할 정보가 있을까요?    


이와 같은 질문들을 통해 서로의 의도와 목표, 기대치를 파악해야 합니다.


셋째,  드디어 제안(Propose) 단계로!  


그러나 이 단계가 한 번에 끝나지 않고, 보통 다시 논쟁(Argue) 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협상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요?    


    1)현실적인 제안이 필요함 (Open Realistically)  

    내가 백업이 가능한 제안이어야 함   

    상대방의 목표에 일정 부분 도달해 있어야 함  

    상대방의 물러설 수 없는 한계점(Limit)에서 시작.  상대방의 Limit 은 조사에 의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한 부분.   


서로의 기대감과 신뢰를 형성해 협상의 모멘텀을 이룰 수 있는 제안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차근차근 진전시키기 (Move modestly)  

무조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제안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겠죠?  협상은 서로가 원하는 바를 주고 받는 과정인 만큼, Propose - Explain - Summarise - Invite a response 의 순으로 차근차근 진전시켜 나갑니다.  

이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좋은 질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 제안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고 어떤 부분이 부담이 되는지요?  

    어떻게 하면 제 제안이 조금 더 합의에 이르게 할 수 있을까요?  

    거꾸로 제안해 주실 것이 있으신가요?   


세미나의 전반부는 이렇게 협상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 강의를 듣고, 후반부는 실제로 팀을 나누어 ‘협상' 을 진행한 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서 피드백 받는 시간이었는데요.


실전에 적용해 보는 케이스 스터디


세미나의 전반부는 이렇게 협상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 강의를 듣고, 후반부는 실제로 팀을 나누어 ‘협상' 을 진행한 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서 피드백 받는 시간이었는데요.



이 날은 코로나 시기인 탓에 줌미팅으로 세미나가 진행되어서,  케이스 스터디 역시 줌미팅으로 진행을 했어요.   


이 날 저희가 받은 협상 케이스는
 ‘일회성 클라언트를 장기 고객으로 전환 유치시키면서
원하는 가격대로 계약하고자 하는 Seller팀'과
‘한정적인 예산을 들고
원하는 퀄리티의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Buyer팀'이
서로가 원하는 계약 조건을 만들기 위해 하는 협상 케이스였는데요.


저는 Seller 팀의 리더가 되어서 배운 과정을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해서 협상에 참여했지만, 결국 양 쪽 모두 원하는 조건에 도달하지 못해 저희 팀의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답니다.  케이스 스터디 후에는 약 1시간에 걸쳐 협상의 파트 파트마다 나누어 피드백을 받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저희가 바로 Prepare와 Argue 단계에서 전체 시간의 90%를 쓴 그 케이스더군요.  



막상 실전에 들어가니 세미나 전반부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생각대로 잘 진행이 되지는 않았어요.  무엇보다 상대방이 원하는 사항은 무엇일지, 그들이 갖고 있는 조건들은 무엇이 있을지, 어느 선까지 협상을 제안할 수 있을지 등을 생각하고 정리해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이 뜻대로 되지만은 않더라고요.


실전에서 가장 크게 배운 2가지 사실


첫째, 모티베이션에도 + 와 - 가 있다.

즉, 원하는 바가 있다면 원하지 않는 바도 있다는 것이죠.  우리 쪽에서도 원하는 바가 있고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점이 있듯이, 상대편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이제까지 저는 상대방이 무엇을 원할까에 주로 생각의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을 것 같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 상대방이 끝까지 내놓지 않는 정보가 있을 수 있다.

저희 조의 실전 케이스에서 상대편인 Buyer팀이 끝까지 내놓지 않은 정보는 그들이 갖고 있는 예산이 정말 말도 안되게 적은 수준이라는 점이었어요.  처음에 공통적으로 양팀 모두에게 주어진 정보의 수준으로 생각했을 때, 그들이 실제로 쥐고 있던 패는 말도 안되는 수준이었는데요.  저희 팀은 이 부분까지는 아예 생각을 하지 못한 채로 협상에 들어갔던 것이죠.  이 때문에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서 상대편의 의중을 잘 읽지 못해서 어쩌면 협상이 이루어질 수도 있었을 부분을 놓쳤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협상은 말싸움이 아니고, 보이는 정보와 알아낼 수 있는 정보,
그리고 상상할 수 있는 정보들을 조합해
서로가 주고 받을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냄으로서
윈-윈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정리한 부분은 이 날 배운 ‘협상의 8단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게 되는 P-A-P,  즉 준비(Prepare)-논쟁(Argue)-제안(Propose) 에 대한 내용입니다.  



스캇워크(Scotwork)는 1975년에 설립된 세계적인 ‘협상 전문 기업' 이라고 해요.  제가 경험한 세미나와 같이 실제 케이스 스터디를 위주로 하는 협상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컨설팅도 하는 전문가 집단이고요.  지난 45년 간 120개국 25개 언어로 세미나와 컨설팅이 진행되어 왔는데요.  이번에 한국에서도 ‘스캇워크(Scotwork)’ 전문가들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어서, ‘협상'에 대한 이 방대한 규모의 콘텐츠들이 지금 한글화 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그 중의 일부를 경험해 본 것인데요.  혹시 스캇워크 한국팀​의 세미나와 컨설팅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스콧워크 코리아의 김의성 대표님이나 우연희 파트너에게 연락을!!  




사실 저는 혼공족에 속하는 편이라, 무언가 새로운 지식을 학원이나 세미나를 통해 얻는 것을 즐기는 편은 아닌데요.  이 날 경험한 스캇워크(Scotwork) 한국팀의 ‘협상의 8단계 세미나' 에서는 몇 번이나 무릎을 탁 칠 만큼 큰 깨달음의 시간을 경험하게 되어서 브런치에 공유해 보았습니다.  그럼 남은 일요일 밤 즐겁게 마무리 하시고요.  이제 봄이 오려나요?  2021년의 5월의 봄도 만끽하시길 바래요.  - <꼬날의 좌충우돌 PR현장 이야기> 89번째 brunch 끝




작가의 이전글 2020년에 재미있게 한 일들(feat. 코로나19)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