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장애를 불러일으키는 문제들을 다뤄봅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엄마들도, 아이들도 각자의 고충이 있기 마련이죠. 많은 고민들 중에 가장 치열하게 내적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들 중 5가지를 선정하여 이슈를 다뤄보려 합니다.
먼저 엄마 입장에서 고민의 주제는,
-한글, 다 떼고 가야 할까?
-핸드폰, 사줘야 할까?
-등하교 독립, 언제부터 해야 할까?
-학원, 꼭 다녀야 할까?
-친구 및 학부모들과의 관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아이 입장에서 고민의 주제는,
-초등학생이 되는 게 겁이 나요
-학교 가기 싫어요
-친구와 다퉜어요
-물건을 잃어버렸어요
-챙길 것들이 너무 많아요
문제 자체의 명쾌한 해결도 중요하지만, 문제의 본질을 생각해보고 어떤 선택이 좋을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할게요. 먼저 이번에는 <엄마들의 흔한 고민 편>입니다.
엄마들의 흔한 고민 1_한글, 다 떼고 가야 할까?
교과과정에는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한글을 모르는 상태에서 배우는 학습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ㄱㄴㄷ과 같이 쌩 기초부터 학교에서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읽고 쓰기가 전혀 되지 않는다면(아마 그렇진 않겠지만) 처음부터 배우기 벅찰 수는 있겠죠?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띄어쓰기나 맞춤법은 1학년 내내 배워가는 부분이에요. 자꾸 틀리고, 잘 모르는 게 당연한 겁니다. 더듬더듬 한글을 읽어도, 글씨가 엉망이어도 괜찮습니다.
자꾸 격려해주며 한글 학습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본인의 이름, 친구들 이름, 학교 이름, 선생님 이름과 같이 쉽고 관심 있는 것들로 시작하면 금세 실력이 확장됩니다. 그래도 정 걱정이 된다면, 입학 전에 쉬운 한글 학습지를 한 권 사서 가정에서 조금씩 연습해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또 하나, *한글 습득이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학교에서 정규 수업 이후 따로 한글 배움반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는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결론] 완벽하게 한글을 다 깨치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기초적인 읽고 쓰기 능력은 입학 전 부모가 지도해주는 것도 좋겠습니다.
엄마들의 흔한 고민 2_핸드폰, 사줘야 할까?
핸드폰의 주된 용도를 생각해보면, 1) 부모와 연락 2) 친구들과 연락 이 두 가지가 가장 주된 이유입니다. 그리고 부수적인 용도로는 게임, 정보 검색, 사진 촬영, 알람, 시계 등이 있겠죠. 특히 게임 기능은 부모들이 핸드폰을 사 주기 가장 꺼려하는 이유이자 동시에 아이들은 가장 기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핸드폰 구매를 가장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으로 부모와 자녀와 실랑이를 벌이게 됩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는 핸드폰의 주 용도에 대해 아이와 합의가 이뤄져야 합니다.
저희 가정의 경우 어땠냐고요? 두 아이 모두 핸드폰을 사주었습니다. 부모와 연락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죠. 핸드폰은 부모로서 자녀 위치 파악 등 안심할 수 있는 장치이자, 등하교 독립을 위한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지금도 하교 후 꼭 엄마에게 전화로 상황을 알려주는 편이어요. (도서실 갔다 올게요, 운동장에서 10분만 놀고 올게요 등) 전화와 문자 기능 위주로 허용했기에, 폴더폰으로 최저가 요금제로 선택했습니다. 가족 결합하니 1만 원 내외의 통신비가 발생하네요.
게임, 정보 검색과 같은 데이터 사용은 배제하였기에 데이터 연결(물론 와이파이 환경에서는 가능합니다만)은 허용하지 않았고, 다행인지 아직까지는 자녀들이 본인들의 단말기에서는 카카오톡, 게임 등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어 부모의 연락 용도가 거의 80% 이상 비율로 잘 사용 중입니다 ^^;;; 가끔은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연락도 하지만요.
키즈폰으로 검색해보면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크게 분류해보면 키즈 워치폰(손목시계 형태), 폴더폰(일명 공부폰, 학생폰, 효도폰, 실버폰 등 많은 별칭이 붙네요), 스마트폰이 있습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니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만, 한 가지 명심할 것은 각종 예쁜 캐릭터와 공짜 기기 지원, 통신료 지원 등의 다양한 유혹에 현혹되지 말고 현명하게 잘 판단하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물론 신규 기기를 사서 개통하는 것이 아닌, 중고 단말기를 산다거나 부모가 쓰던 구형 스마트폰을 물려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참고로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핸드폰 전원을 끄는 것이 원칙입니다. 모든 수업이 끝난 후에 비로소 전원을 켤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거죠. 따라서 시계 기능을 기대했다면, 일반 손목시계를 사주는 것이 맞고, 아이와 긴급하게 연락이 필요한 경우 자녀의 핸드폰이 아닌 학급 담임선생님을 통해 연락해야 합니다. 물론 방과 후에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요.
또 하나, 핸드폰 대신 학교에서 운영하는 자녀 등하교 알림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입학 초기에 안내받는데 유료 서비스이고, 어린이 안심 서비스(스쿨맘톡) 등하교 알림, 자녀 위치 알림 기능을 제공합니다. 핸드폰을 사이게는 망설여지고, 자녀가 걱정된다면 또 다른 대안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이 아직은 필요 없다고 판단된다면, 당장 안 사줘도 그만입니다. 남들 다 산다고 따라서 살 필요는 없어요. 다만 연락이 꼭 상황이 생긴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때는 친구나 주변 학부모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빌려서 쓰면 됩니다. 물론 아이가 엄마 핸드폰 번호는 외우고 있어야겠죠. 반대로 수업 종료 후 엄마가 자녀에게 연락이 닿기 어려운 경우 또래 친구들이나 친구 엄마들에게 대신 연락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고로 몇 명의 비상 연락처는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핸드폰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학교 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다만, 핸드폰을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지도하는 것이 더 관건입니다. 핸드폰을 사준다고 해서 고민이 끝나는 것은 아니거든요. 핸드폰 분실 문제, 고장 시 A/S 문제, 핸드폰 요금 문제 , 핸드폰 사용(시간 활용) 컨트롤 문제 등 첩첩산중이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엄마들의 흔한 고민 3_등하교 독립, 언제부터 해야 할까?
"등하교는 무조건 1학년 때 까지는 부모가 같이 해주세요!"라고 딱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어떤 아이는 3월부터 혼자 다니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고학년이 되어서도 엄마의 출근길에 함께 등교하고 하니까요. 이 문제야 말로 케바케(case by case)랍니다.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 물리적인 환경(길 건너기 등의 위험요소), 부모의 출근 여부, 형제자매의 유무, 근거리에 사는 친구, 남녀의 일반적인 성향, 개개인의 성향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죠.
아이도 부모도 독립이 괜찮다고 판단이 들면 그때부터 진행하면 충분합니다. 먼저는 학교 가는 길이 아무리 가깝더라도 익숙해질 때까지 부모가 함께 동반해주시고, 혼자 씩씩하게 잘 해냈을 때는 아낌없이 칭찬해주세요. 사실 엄마 입장에서는, 등하교만 쫒아다니지 않아도 정말이지 살 것 같습니다. 시간적으로도 쫓기지 않으니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지고요. 별거 아니지만 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꽤 소모적인 일 이거든요.
좀 이기적인 것 같긴 하지만, 저는 하루라도 빨리 등하교 독립이 목표였습니다. 물론 제 맘대로 되지 않았지만 말이죠. 저희 집의 경우에는 학교와 집이 정말 가깝습니다. 심지어 학교 정문을 통과하는 모습까지도 거실에서 다 보일 정도로 안심되는 환경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째 아이는 9월까지는 아빠가 출근길에 같이 등교시키고, 하교는 엄마가 담당했습니다. 첫째라 그런지 괜한 부모의 조바심도 있었고, 살살 구슬렸음에도 아이가 혼자 다니는 걸 영 내켜하지 않더라고요. 뭐 어쩌겠어요, 기다려주는 수밖에요. 그러더니 가을이 되는 10월쯤 드디어! 본인이 혼자 등하교를 하겠다는 선언을 합니다. 얼마나 기쁘던지요. 마음속으로 '아이고 내 팔자야'하며 포기할 때쯤이라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반대로 둘째 아이는 입학식 날을 포함하여 딱 두 번 같이 등교한 후, 야무지게 등교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물론 오빠가 있다는 이유가 한몫했지요. 엄마로서도 훨씬 안심되니까요. 그래도 한 달 정도는 같이 다니려 했으나 오히려 학교 정문에서 기다리는 저에게 "아, 엄마 나 혼자 할 수 있다니까! 안 와도 돼요 정말로."라며 저의 등장을 반가워하지 않은 모습이었어요. 그래서 이때 깨달았죠. '등하교 독립 시기는 정말이지 아이마다 다르구나' 하고요.
[결론] 부모는 아이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 때, 그리고 아이도 이제 혼자 등하교를 해보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때, 그때부터 등하교 독립을 시도해보세요.
엄마들의 흔한 고민 4_학원, 꼭 다녀야 할까?
학원을 왜 다니는지 그 이유부터 생각해봅시다. 학습 보충을 위해서, 부모의 돌봄 공백으로 어쩔 수 없이, 자녀의 예술적 신체적 재능 개발 등이 있겠죠. 늘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초등학교 1학년, 특히 갓 입학한 아이들은 생각보다 휴식이 필요합니다. 초반에는 바뀐 환경에 꽤 긴장하거든요. 학원을 다니는 일은 가능하다면 최소 한 두 달은 학교 생활에 적응한 후에 시작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공통적으로는 학교의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방과 후 수업(코로나로 여전히 운영되지 않는 학교도 있습니다만), 돌봄 서비스, 학교별 특화 교육(동아리 활동 등) 등 생각보다 다양한 것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희 아이들의 경우 방과 후 수업으로 충분히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우는 욕구가 해소되었고, 만족도도 높은 편입니다. 게다가 과목에 따라 구에서 지원되어 수강료가 없는 경우도 있답니다. (동작구 기준, 축구 교실, 컴퓨터 OA 코팅, 북놀이) 그래서 아직까지는 학원의 도움이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먼저 학습적으로 도움을 받기 원한다면, 일반 학원도 있지만 방문 학습지도 있고 시중에 문제집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매일 부모가 지도하는 일이 마음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또 못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도 초등학교 교과 내용은 부모가 충분히 가르칠 수 있는 난이도니까요. EBS나 e학습터와 같이 온라인으로, 그것도 무료로 학습할 수 있는 콘텐츠도 충분히 많습니다.
부모의 돌봄 공백이 있는 경우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지요. 가능한 도보 이동 가능한 근거리의 학원을 알아보는 게 좋지만, 어려울 경우 차량 운행으로 안전한 케어가 되는지도 확인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서울시의 경우 우리 동네 키움센터와 같은 돌봄 서비스도 운영되고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예체능과 관련된 기관으로는 보통 태권도를 가장 많이 선택하는데요, 흔히 가성비가 높은 학원이라고 하죠. 축구, 야구와 같은 구기종목의 경우 주 1회 가는 게 대부분이랍니다. 동네 사회복지관 혹은 시/구에서 운영하는 체육센터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미술, 피아노, 수영 등의 수업이 운영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라는 매력적인 요소도 있어요. 그룹으로 받는 수업도 있지만 때로는 1:1 수업이 더 효율적이기도 하니 이 점도 충분히 고려하면 좋답니다.
저는 어떤지 궁금하세요? 최근 첫째 아이는 수영을, 둘째 아이는 축구와 태권도를 너무 배우고 싶어 해요. 하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조심스러운 마음에 아직 시도해보지 못하고 있네요. 대신 축구공, 야구공, 농구공 다 구비해서 동네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온 몸으로 놀아주고 있습니다.
[결론] 교과서 같은 답 이긴 합니다만, 학교 생활에 충실히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학교 수업과 숙제만 제대로 따라가기도 벅차거든요. 학원은 꼭 다닐 필요는 없어요. 어쨌거나 부모 욕심으로 등 떠밀어 학원에 보내기보다 아이가 정말 배우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추가적인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 맞습니다. 코로나 환경, 아이의 특성과 관심도, 부모의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하기를 바랍니다.
엄마들의 흔한 고민 5_친구 및 학부모들과의 관계, 어떻게 해야 할까?
의외로 많은 엄마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이 바로 이 엄마들과의 관계이더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적절한 거리두기'가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친구' 보다 '가족' 중심이 맞습니다. 물론 자녀가 외동인 경우 아무래도 상황이 좀 다르긴 하죠. 하지만 어느 정도의 가정 내 원칙은 정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주 1회만 친구를 초대한다'라던가, '친구네 놀러 가더라도 저녁식사 전까지만 놀고 온다', '주말에는 친구보다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와 같이 말입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변칙을 허용한다 하더라도 말이죠.
어떻게 관계를 맺고 유지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의 핵심을 들여다보면 '이러다 나만 소외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바심이 원인이 되는 듯합니다. 일단 엄마들 사이에서 정보가 뒤떨어질 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정 통신문이나 담임 선생님의 공지사항으로도 충분합니다. 조금 미리 정보를 알고 싶다면 학교 홈페이지에서 공개되는 운영위원회 회의 결과를 열람하면 됩니다. 이 외에 학교 생활이나 학사 일정에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또래 엄마 말고 선배 엄마들에게 묻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래 관계를 통한 사회성 형성이 걱정된다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교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부모의 성향도 한몫하는 듯합니다. 주변에 보면 친한 친구네 가정과 함께 같이 여행을 가는 등 사적으로 친밀하게 지내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선택이지 필수는 아닙니다. 그리고 코로나라는 상황을 고려할 때 집에서 만나기보다 공원이나 놀이터 등 바깥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인 듯합니다.
저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엄마와 아이 모두 친한 경우가 거의 없어서(엄마들끼리 친하면 아이들끼리 안 친하고, 반대로 아이들끼리 친하면 엄마들끼리 안 친함) 대부분의 경우 가족 위주로 지내고 있습니다. 가끔 아쉬운 경우도 있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개별적으로 연락을 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고, 또래 엄마들과 가끔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 나누고 가볍게 근황을 나누거나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로 지내고 있습니다.
[결론] 엄마도, 아이도 가깝게 지내다 보면 좋은 점도 있지만 분명 나쁜 점도 있음을 기억하세요. 친구 방문 등 가정 내 원칙을 정하고 그 안에서 적절하게 운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또래 관계에 연연하기보다 부모와 자녀 사이, 즉 가족 중심으로 지내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