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 <엄마들의 흔한 고민 편>에 이어 오늘은 <아이들의 흔한 고민 편>입니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도 나름의 고충이 있기 마련이죠. 아이들의 입장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를 다뤄보려 합니다.
아이가 문제 상황을 만나고서 어떻게 대처할지도 생각해 보고, 이럴 때 부모로서 어떻게 지도하면 효율적일지도 동시에 고려해보려고 합니다.
초등학생이 되는 게 겁이 나요
아이들에게도 무언의 압박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1학년이 되니까~"로 시작하는 말들을 주변에서 얼마나 많이 들어왔겠어요? 초등학교에 가면 꼼짝없이 수업시간에 앉아 있어서 공부도 해야 하고, 꼬박꼬박 숙제도 해야 하고, 등하교 시간도 딱 정해져 있으니 아무래도 이전의 삶보다는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학습적인 고민도 물론 있을 테지만 바뀐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클 것 같아요. 이럴 때, 간접 체험으로 아이들의 긴장을 완화시켜보는 것은 어떨까요? 먼저는 미리 학교에 가 보는 겁니다. 여건이 된다면 교내 건물을 둘러보는 것도 좋고, 그게 어렵다면 홈페이지라도 함께 탐방해보며 학교 생활을 엿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서 진행되는 행사나 특별 활동 등의 소개 내용과 사진첩을 살펴보다 보면 분명 기대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일반적으로 학교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데요(텃밭 교육, 생태 교육, 환경 교육, 악기 연주 발표회, 체육대회 등) 이제 입학해서 곧 우리 아이가 하게 될 활동이라고 생각하면 학교 생활에 대한 긴장감이 조금이라도 완화되겠죠?
그리고 또 하나, 초등학교 학교생활을 미리 익힐 수 있는 가벼운 책을 부모와 함께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스티커 붙이기, 점선 잇기, 한글 따라 쓰기와 같은 재미있는 활동이 담긴 책부터 학교에서의 일상 모습이나 한 번쯤 있을 법한 상황이 현실감 있게 나타난 그림책까지 다양한 책이 있습니다. 이런 책을 통해 학교의 규칙이나 예절 등을 미리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지인에게 물려받은 책, 무려 11년 전에 출판된 오래된 책이지만 학교생활의 기본 원리는 변함 없기에 좋았던 내용이 수록
[결론] 아이의 걱정되는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인정하고 다독여주세요. 그리고 학교 방문, 홈페이지 방문, 학교생활 책 읽기 등을 통해 간접체험을 해보며 달라진 일상을 미리 익혀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교 가기 싫어요
부모 입장에서 심장이 철렁 내려앉을 때가 바로 "학교 가기 싫어"라는 아이의 발언입니다. 입학 이전에 단순히 학교 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한 발언이 아닌, 입학 이후에 등교 거부가 계속된다면 분명 심각한 상황입니다. 학교 선생님과도 상담을 해 보면 제 아무리 아이가 친구와 다투거나, 속상한 일이 생긴다 한 들 '학교에 안 가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걸로 된 거라고 말씀하실 정도니까요. 그만큼 학교에 가기가 죽어도 싫은 절박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 원인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에 안 가겠다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너 말고도 다른 아이들도 다 1학년 입학해서 학교에 잘만 다니잖아, 너만 왜 그러니?"
위와 같은 부모의 반응은 아이의 마음을 더 얼어붙게 만듭니다. 물론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면 속수무책이지요. 아이도 부모도 일단 마음을 차분히 갖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상처 난 마음을 잘 다독여주세요.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의외로 사소한 문제가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어른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작은 문제일지라도, 아이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큰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자녀의 편에 서서 든든하게 아이를 지켜주세요. 그리고 신뢰감을 보여주세요. 꽁꽁 얼어버린 마음 문을 여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 번째 열쇠입니다.
대부분 친구나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겪는 갈등이 학교에 가기 싫은 가장 큰 이유입니다. 본인과 잘 맞지 않는 성향의 친구들도 존재하기 마련이죠. 만일 그 문제가 학교 폭력일 경우 이유를 불문하고 당장 부모가 개입하여 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부모가 개입하는 게 정답이 아닐 때도 있습니다. 급한 불은 끌 수 있다 치더라도, 아이들에게 단단한 마음의 근육이 생기는 건 아니거든요. 때로는 아이들이 힘든 상황에서 마인드 컨트롤하며 잘 이겨내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더 옳은 선택입니다.
참고로 자녀의 특성상 선생님이 미리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이 있다면, 학기 초에 선생님께 아이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드리는 것도 좋습니다. '혹시 이러다 우리 아이가 부정적 이미지로 낙인찍히는 것 아닌가?'라는 괜한 걱정은 접어두세요. 교사 입장에서도 미리 아이에 특성을 파악할 수 있어 서로 편한 방법이라고 말씀하신답니다. 특히 가족관계 특이사항이나 알레르기와 같은 건강문제가 있는 경우 반드시 알리는 게 좋습니다. 또한 전화로 구구절절 이야기하기보다 글로써(이메일) 일목 요연하게 정리해서 말씀드리는 것이 더 나은 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사전에 불필요한 오해도 막을 수 있고, 아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어 여러모로 학교에 더 잘 적응하도록 만들어줄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교내 상담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담임선생님도 물론 좋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좀 더 풍성하게 조언을 해 주실 수도 있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며 해결책을 제시하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결론] 학교에서 아이가 상처가 되었던 상황이나 행동이 무엇인지 파악해보고, 적정 수준으로 부모의 개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실 부모로서 감정이 앞설 수 있는 부분이니, 최대한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좋겠습니다. 담임 선생님이나 상담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친구와 다퉜어요
반에는 다양한 친구가 있습니다. 성향도 각각 다르고 자라온 환경도 다르기 때문에 친구들 간의 다툼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편이 갈린다던가,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는 등의 문제 상황도 마주치게 되면 아이는 물론이고 부모도 심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먼저, 무조건 모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낼 필요는 없습니다. 뚱딴지같은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입니다. 어른들이라고 뭐 다른가요? 친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잖아요. 하물며 다 큰 성인도 그런데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다 친하게 지내야지"라고 강요하는 것은 반칙입니다. 부모 욕심을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자주 부딪치는 친구들과는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며 지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상충되는 이야기 같지만, 싫은 친구도 때로는 참고 이겨내는 훈련도 필요합니다. 분명 바로 앞에 다 친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놓고서 또 이번에는 참으라고 말하니 앞 뒤가 안 맞는 것 같지요? 부연 설명을 하자면, 그룹 활동이나 방과 후 수업 등 원치 않더라도 사이가 불편한 친구와 마주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심지어 협력해서 과제를 수행할 때도 있습니다. 학교 생활의 의미 중 하나가 바로 "하기 싫은 일도, 싫은 관계도 참아내는 훈련"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하는 거지요. 물론 때에 따라서는 "싫다"는 의사표현을 해야 할 경우도 필요합니다만, 본인이 원하던 원치 않던 주어진 상황을 버텨내는 훈련도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는 참으로 가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친구와 화해하도록 용기를 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렇게도 친한 사이였다가도 사소한 일로 사이가 틀어지기도 하지요. 막상 집에 와서는 본인의 말과 행동을 후회하는 모습도 보이곤 한답니다. 부모와 충분히 대화를 나눠본 후, 본인의 잘못한 부분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면 친구에게 편지를 써 보게 하는 건 어떨까요? 진심 어린 사과의 내용을 담고 사탕이나 초콜릿 같은 작은 선물도 같이 챙겨준다면 친구의 마음도 사르르 녹게 될 거랍니다.
[결론] 친구들의 다양성을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맞고 틀리다가 아닌 다르다로 인식하는 게 좋겠죠. 친구와 다투고, 화해하는 일은 학교 생활에서 흔한 과정입니다. 싫은 친구와 적당한 거리를 두는 훈련도, 또 때로는 참아내는 훈련도 학습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물건을 잃어버렸어요
학기 초 다들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 물품을 준비하지요. 기껏 새준 물건을 금세 망가뜨리기도 하고 심지어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아이도 속상하고, 부모도 참으로 화가 나는 상황이죠. 물통, 필통, 우산 등 분실하는 일은 흔하디 흔합니다. 심지어 교과서나 가방도 잃어버리기도 하는걸요.
먼저 각 물품마다 이름을 잘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잃어버려도 찾기 수월합니다. 이름 스티커도 좋고, 네임펜으로 이름을 적는 것도 좋아요. 가방 종류에는(책가방, 실내화 가방, 급식 물통 수저 가방) 탈부착 가능한 이름표를 달아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희 집 첫째 아이의 경우 잠바가 친구와 바뀐 경우도 있었답니다. 아이들의 옷이고 소지품(색연필, 사인펜 등)이고 대부분 색깔도, 모양도, 크기도 비슷비슷해요. 그러다 보니 서로 바뀌기도 한답니다. 겉옷의 경우 안쪽에 꼭 이름을 표기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그래도 자주 잃어버린다면 친구들과 절대 겹치지 않을, 확 튀는 색깔의 물건을 사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 하나, 처음부터 비싼 것 사주지 말기를 당부드립니다. 가능하다면 주변에서 물려받거나 중고로 구매하는 것도 추천해요. 뭔가를 잃어버렸을 때 가장 부모가 분노하는 포인트 중의 하나는 바로 "그게 얼마짜리인데! 그 비싼걸 왜 잃어버리니?"이지 않을까 싶어요. 쉽게 말해 본전 생각이 나는 거죠. 물통의 경우 분실도 분실이지만 아이들이 자주 떨어뜨리다 보니 몇 달도 안 되어 찌그러지고 코팅도 벗겨지는 등 아주 물건의 상태의 변화는 상상을 초월한답니다. 애초에 잃어버린다 한들 크게 아깝지 않을 만큼 적당한 물품을 가지고 다니는 게 서로의 정신 건강을 위해 좋습니다. 물론 휴대폰 같은 경우는 또 상황이 다르겠지만요! 본인의 물건 잘 챙기는 것은 기본이고요.
교내 분실물 센터 위치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토록 찾던 물품을 다시 찾기도 하니까요. 반대로 다른 친구들의 물건을 습득했다면 분실물 센터에 맡겨서 주인을 찾아주는 것도 좋겠죠.
어쨌거나 이렇게 반복되는 분실-찾기 패턴을 통해 점점 횟수 줄어들게 되고 스스로 물건을 잘 간수하는 능력이 조금씩 상승한답니다. 또한 이런 사건을 통해 문제 해결력과 친구들 간의 협동심을 배우기도 합니다. 마치 탐정이 된 것 마냥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지나온 동선을 다시 가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거든요. 혼자였다면 용기 내지 못했을 상황에서 친구들과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기도 합니다.
[결론] 이름 표기는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분실은 자주 있는 일 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너무 비싸고 좋은 물건을 사 줄 필요는 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물건을 잃어버리고 찾는 경험을 통해 얻게 되는 무형의 가치도 있으니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챙길 것들이 너무 많아요
등교 전 준비물과 매일 과제 등 생각보다 챙길 것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깜빡하고 도서실 책 반납일도 놓치기 일쑤이고, 준비물 챙기다가 학교에 지각을 하기도 합니다. 아직은 미숙한 1학년이니 일일이 다 부모가 곁에서 챙겨줘야 할까요? YES라고 대답하기도, NO라고 대답하기도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원칙적으로는 당연히 아이가 스스로 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아이들의 역량이 부족하지요. 이럴 때는 부모는 조력자가 되어야 하지, 아이 대신 모든 것을 다 해주면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화이트보드, 달력 등에다가 중요한 내용은 작성해 놓는 거예요. 매일 할 일의 경우 화이트보드에, 주간 혹은 월간으로 챙겨야 할 일은 달력에 표기합니다. 그러다 보면 빠뜨리고 실수하는 일도 적어지겠죠.
또한 전날 미리 다 챙겨놓아야 합니다. 아침 등교 전에 챙기다 보면 시간이 촉박해서 서두르게 되고 한 두 가지는 잃어버리기 마련입니다.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미리 숙제도, 준비물도 챙기다 보면 훨씬 실수도 줄어듭니다.
1학년 학기 초에는 학교 숙제를 애초에 가져오지 않아 난감한 경우가 꽤 많습니다. 분명 알림장에 <수학익힘책 10~11쪽 풀어오기>, <독서록 작성하기>와 같이 숙제가 있는데 수학익힘책도, 독서록도 학교에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시 학교에 가서 가져오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저의 경우 독서록이나 일기장 같이 가정에서 임시로 대체할 수 있는 경우(예: 독서록 폼을 비슷하게 만들어 출력해주기) 약간의 도움을 주어 어떻게든 숙제를 해내도록 합니다. 다음날 학교에 가서 해당 페이지에 풀로 붙이면 되니까요. 하지만 책을 놓고 온 경우, 평소보다 조금 일찍 등교해서 등교하자마자 못 한 숙제를 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알림장을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선생님과 아이 사이에만 알림장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부모와 아이 사이에도 추가적으로 챙겨야 할 내용도 종종 있거든요. 따로 알림장을 구비하보다 기존의 알림장의 한 귀퉁이를 활용하면 됩니다. 알림장은 부모와 아이가 매일 확인하기 때문이지요. 빈 공간에 필요한 내용을 추가적으로 기입하면 좋습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알려야 할 내용을 적기도 하고(예: 풀 다 사용, 새로 풀 챙기기), 부모가 아이에게 공지할 내용(예: 방과 후 창의 미술, 본관 3층으로 변경)을 적어 서로 소통하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결론] 지각을 하고, 깜빡하고 준비물을 안 챙기고, 숙제해야 하는 책을 안 가져오는 등 이 또한 때로 실수하며 배웁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교실로 달려가서 놓고 간 물건을 주고 싶을 때도 있지만 길게 보면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안 되는 행동입니다. 최대한 이런 실수가 없도록 스스로 잘 챙기는 게 좋겠죠. 이를 위해서는 메모 습관은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