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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채운 Aug 19. 2024

레몬맛 일기

레몬맛 일기

                  -꽃채운-


슬픔의 눈물엔 신 맛이 난대.


내 방 책상 위 방향제에서는 레몬향이 나고,

물 잔 가득 담긴 음료에는 홍초가 가득


글에서도 신 맛이 날까?

마구잡이로 쓰인 글자에서

찍찍 그어진 볼품없는 선들에서

신 맛이 날까?


어쩌면 방향재 향기도 홍초 냄새도 아닌,


눈물이 방울방울 스며든

오늘의 일기장에서는 

어쩐지

새콤한 맛이 난다. 




뉴스를 읽다가 눈물에도 맛이 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분노에 차서 흘리는 눈물은 수분이 많이 날아가 나트륨 농도가 진해진 짠맛.

기쁜 날 흘리는 눈물은 포도당이 많아 단맛이 난답니다.

슬픈 날 흘리는 눈물은 산성이 세서 살짝 신맛이 난다고 해요. 


상대방이나 스스로에게 마음을 숨긴다 해도, 내 눈물마저 속이지는 못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저의 일기장은 새콤한 레몬향이 풍기고 있을 것입니다. 

한 장 뜯어먹어보면 신 맛이 날지도 모릅니다.

슬퍼 적은 일기가 레몬 맛이라니. 웃기기도 하고, 귀여운 것도 같습니다.

조금쯤 상큼해진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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