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한강 나들이를 갔다. 자양역에서 내리니 벼룩시장이 한참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동네 공원에서 하는 것을 구경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운 풍경을 봐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공룡 장난감을 잔뜩 들고 나온 어린아이부터 모피코트를 들고 오신 할머님까지 물건도 다양했다. 손 때가 묻은 물건들. 모두 한때 소중히 사용했던 티가 났다. 직접 뜨개질을 해서 만든 수세미도 팔았다. 병아리와 너구리 모양이 너무 귀여워서 지나치지 못했다.
벼룩시장 구경을 하고 돌아보니 가까운 곳에 오리배 선착장이 있었다. 옛날 생각이 나서 한번 타 보기로 했다. 출렁이는 오리배에 올라타 한강을 헤엄친다. 내 기억 속 오리배는 반드시 발로 밟아야 앞으로 갔던 것 같은데, 요즘 오리배에는 모터가 달렸다. 버튼을 누르면 앞으로 가고, 버튼에서 손을 떼면 멈춘다. 아, 강산도 변한다더니 오리배도 이렇게 변했구나. 모터가 달린 오리배는 방향키만 잘 조절하면 쉽게 오리배를 운전할 수 있었다. 그래도 같이 힘쓰며 나가는 재미가 있었는데. 너무 쉬워져 살짝 아쉬운 마음도 든다.
운이 좋게도 하늘이 정말 맑은 날이었다. 한강 물에 비친 햇살이 이리저리 춤을 춘다. 일렁이는 윤슬과 파란 하늘의 뭉게구름. 햇살도 구름도 모두 반짝인다. 다리 위에서는 지하철이 지나갔다. 지하철 안에서 본 한강의 풍경은 이렇게까지 예쁘지 않았었다. 지하철이 너무 빨리 달려서였을까? 잔잔한 강 위의 오리배에서는 더 아름다운 풍경이 보인다. 하늘이 맑았던 덕에 롯데타워와 남산타워가 모두 보였다. 작품 같은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