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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선생 Nov 16. 2022

草선생

- 결혼 참관기,   코로나 4.0시대 짝짓기


만개한 벚꽃 보다

보드라운 여인이

증인들 앞에 선다.


약속한다는 것

신뢰한다는 것


평생을

배려와 사랑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여간해서는 쉽지 않음을

경험한 우리가


자녀에게

유사 제도를 강요(?)하거나

불가해한 결혼을 유도하는 것이

적절한 행위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시기이다


물론 고유의 유전자를 퍼트리는

진화론적 본능으로

수천년 동안 지탱해온 보편적 제도가

합리적일 수도 있으나

미래에는 보다 실험적인 가족체계가

만들질 수도 있지 않은가


100세시대,

최소 2번의 기회를 부부 모두 공평히 갖게 된다.

   


예측이 불가능한 현재이다.   

 MZ & 60년 이전 세대들에게…


다만

“사랑이란 신이 주신 눈먼 시간이다”라는

불변의 진실 앞에서

인간은 순간적으로 본능에 의지한다.


논리와 이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비감을 모든 이들은 경험한다.


잠 못 이루고

허공을 떠다니는 열병을 앓을 때,

그 어떤 것도 막아내지 못할

날이 선 칼이 된다.


자칫 베여 흐르는 피는

사랑을 더욱 강렬하게 꽃 피운다


그 과정의 열병과 아픔을 경험했음에도

우리는 자녀들에게 현 제도에 편입하도록

끊임없이 압박한다.


사실

성인 남녀가 직장을 갖고

취미 활동을 하면서

할 수 있는 관심사란

썸, 연애, 사랑, 결혼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자연스런 짝짓기의 결과라서,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며

그저 보통의 장삼이사는

앞선 이들이 행했던 제도에

그저 편입되는

보통의 삶에 자연스레 동참한다.


60년의 생을 살아온 우리가

부모로서 모범적(?) 결혼 생활을

자녀들에게 보여왔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타성적으로 시간이라는 수레바퀴의 굴레에

아들과 딸을 올려 태우는 현 상황이 최선인가에 대하여 늘 의문을 갖고서 이곳저곳 식장을 배회하지만

하객 인사,

식사,

촬영,

축하인사...

내 자식들도

그런 범위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상황이지 않을까


결혼이란 굴레에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인들에게 선약을 보여주고

축의금이 오가는

이런 제도는 이제 시효를 다하지 않았을까

동거, 사실혼, 동성혼... 어떤 형태 든


사랑하는 그 순간이

가장 중요하며,

그 결정에 부모, 형제, 친구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오로지 두 사람의 이성적,

감정적 판단만이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치는

정년기 청년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현실적 장애를 유연하고 편견 없는

시스템으로 설계하여

실행력을 좀더 현실화해야 한다


아들, 딸들아

당당하게 살고

가치가 다르다 생각되면

숙고의 시간을 거치도록...


다만 홀로 되는 것에

의미를 부여 말거라.


어차피

모든 생물은

죽음으로 귀착되지 않는가

 

그럼에도

드레스로 치장한 신부는

자목련 처럼

두 볼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사랑이란

참으로 숭고한 과정이다.


하느님 예수님 부처님 알라시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태 솔로로 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축복을 내려 주시고,


진심 웬수 같은 자식들이

생산한(?) 손주들에게

그토록 아낌없이 사랑을 쏟아붓는 것도

모자라 카톡 사진마다

온통 손자, 손녀들의 발짓 손짓으로

처발라(?) 놓은

세상의 모든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찬양과 영광 그리고 자비를

베풀어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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