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뿌리를 항해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주파수에 귀 기울였다
안테나를 바짝 세우듯 움을 틔웠다
낯선 햇살에 이끌려 홀홀 착륙하고 싶었다
호기심이 침묵을 관통할 때 봄은 웜홀이 된다
누군가 그곳에 기다리고 있기를,
꺼풀을 찢고 한 발자국씩 디딜 때마다
외로운 중력이 미친다
믿음은 먼지를 아이콘으로 뭉쳐놓았을까
너의 일부인 나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긴 겨울을 보내며 신호를 기다렸을 너
어느 행성에 뿌려놓은 씨가 자라 교신해온다
별과 별을 이어온 우주가 들녘이다
한 톨의 행성이 내게 공전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