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이 감정의 주인은 누구일까?
오해에서 비롯되는 감정
티브이 프로그램 중에 다문화 가정의 고부갈등을 다루는 내용이 있었다. 우연히 보게 된 가족의 이야기였는데 한국인 시어머니와 다른 나라 며느리가 겪는 이야기였다. 어머니와 며느리가 서로 마음이 통하지 않고 며느리는 상처도 많이 받고 아예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게 된 경우였다.
힘들었을 때 이해해주고 다독여주기보다 부지런히 일하지 않는다고 집을 나가라고 했던 말들이 시어머니의 말이 며느리에게 상처가 되었고 아마도 그 이후부터 어떤 말을 해도 시어머니의 말은 상처가 되고 화가 나고 아예 말을 하지 않게 했던 것 같았다.
그럴수록 시어머니는 결혼 초기처럼 다정하게 말을 걸고 도움을 주고 하던 모습을 원하지만 그렇지 않은 모습에서 또 실망을 하고 서운함이 일어났다.
프로그램은 두 사람을 친정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갔다 오게 하는 거였다. 두 사람이 함께 여행하면서 닥치는 상황들에서 감정이입이 되고 말을 평소에 보지 못했던 서로의 모습을 보게 되고 마음을 읽게 되면서 서로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그동안의 미운 감정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서로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까. 아마도 그런 상태가 지옥이 아니었을까 싶다. 늘 편안하고 자연스럽지 않은 자신의 표정과 행동들이 불편하게 하고 그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과는 달리 점점 더 그 상태로 굳어져만 간다.
안 좋은 많은 감정들이 오해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 당연히 이 정도는 알겠거니 하고 말로 설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들도 많다. 쓸데없는 것 같은 말도 자주 하는 것이 오해를 생기지 않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향할 수 있는, 미워하는 감정
살다 보면 누군가를 미워하게 되는 경우는 참 많이 생긴다. 왜 미워하게 되는 걸까? 뭔가 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싫은 것을 하게 되는 경우일 것이다. 한 번도 누군가를 미워해본 적이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으나 정말로 궁금하다. 그런 사람이 있는지. 실제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내 아이들이 밉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엄마가 아이를 미워하다니, 그러나 미운 감정은 올라왔고 실제로 미웠다. 엄마들이 아이들을 향해서 하는 모든 것이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하는 말을 나는 합리화라고 밖에 들리지 않는다.
미운 감정이 올라오면 뭐라고 큰 소리로 혼내고 싶고 안 좋은 말도 쏟아내고 싶어 진다. 배려하는 마음은 온데간데 없어진다. 엄마로서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감정이 안 생기는 건 아니었다. 아이가 말을 안 듣고 삐딱하게 나갈 때, 안타까운 마음이면서도 동시에 미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이뿐만이 아니다. 누군가 내 험담을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그 사람을 향해 미운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남편에게도 미운 마음이 생길 때가 많다. 미워하는 감정은 생활에서 흔하게 경험하는 감정이다. 일부러 나를 힘들게 하려는 것이 아닌 줄 알면서도 미운 마음은 생기기도 한다. 남편이 반드시 우리 집의 경제적인 것을 늘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님을 알면서도 어려움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아이들과 나를 힘들게 한다며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남편, 친구, 선생님, 주변에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 중 어떤 사람이든 미운 감정은 쉽게 생길 수 있다.
"미움 : 뭔가 꼴 사납고 마음에 들지 않아 거슬리고 싫어하는 마음
미움이 지나치면 증오하거나 혐오하게 되기도 한다."
이 감정의 주인은 누굴까?
미운 감정이 올라올 때 잠시 나를 들여다보면, 그 미운 감정은 앞에 있는 상대에게 가야 하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미운 감정이 올라올 때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이 감정의 주인은 누구지?
이 감정은 도대체 누구한테 가야 하는 건지. 아이들에게 혹은 남편에게 가야 할 것이 아닌데 아이들에게로 향한 것은 아닌지. 마음의 감정이 길을 제대로 찾아갈 때까지 조금은 기다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나를, 내 감정을 잘 살펴볼 수 있다면 괜한 사람을 향해 미움의 감정을 발산하고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대부분 미움의 감정은 내 안의 나의 열등한 모습이 투사된 것일 경우가 많다.
나는 언제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을 느꼈었는지, 언제 미운 감정들이 올라오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가 있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다 나쁜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