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옥 안아주기
10년 전 남편이 집에 들어온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는 저대로 방에 있었고,
아이들도 각자 방에 있었습니다.
남편이 거실로 모두 소집합니다.
앞으로 자신이 집에 들어올 때면 무조건 방에서 나와 인사를 하고 들어가 달라는 요청이었죠.
힘들게 일하고 왔는데, 소 닭 보듯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우린 전혀 그런 마음이 없었는데 말이죠.
지금 와서 생각하면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이런 습관을 가지게 한 건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저는 F입니다. 귀여운 아이들을 보면 제 손이 먼저 나갑니다. 애써 참고 있죠.
지금은 저보다 훨씬 큰 아이지만 여전히 너무 귀엽습니다.
강아지를 쓰다듬듯이 고1 아들을 안아줍니다.
그랬더니 이제는 아이가 먼저 옵니다.
몇 달 전, 철인3종에 떨어져서 낙심하고 있을 때도 조용히 와서 안아주고 가더군요.
참, 마음이 예쁩니다.
지나영 교수님의 『본질 육아』 책에서 <20초 허그하기> 미션이 있었습니다.
함께 책 읽기 했던 모임에서 챌린지를 열어주셔서 우린 매일 허그를 했습니다.
생각보다 20초는 매우 긴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안 해보신 분이 계시다면 꼭 추천드립니다.
일단 5초까지는 아무 감정이 안 들다가 점점 뭐가 올라옵니다.
미안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 고마운 마음들이 뜨겁게 차오릅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침에 서로 안아줍니다.
짧게는 1초 ‘화이팅’을 외쳐줍니다.
보이지 않지만 서로 응원을 하고 응원을 받습니다.
부모는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옆에서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는 동행자입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좋은 부모로 성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