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듦 그대로

시간을 느리게 걸을 때

by 김열매

가만히, 그리고 느린 시간을 걸어가듯.

그렇게 고요하게 삶을 살아내는 것 만으로도 칭찬을 받아야 하는 시기가 있다.

꿈, 희망, 빛과 같은 '밝은' 계열의 단어들을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은 때.

애써 웃어보려는 노력조차 하고싶지 않은.. 그런 때.

주위 사람들의 응원으로 조금의 힘을 얻기도 하지만, 그게 내 마음을 가득하게 채울 수 없는 그 때.

(아니.. 사실은 주위의 그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은데.)


숨죽이며 고요하게 앉아있는 내 옆에, 어느 덧 시간이라는 느린 친구가 붙어있다.

아직은 너를 진정한 친구로 받아들일 수 없기에, 그냥 내 옆에 두기로 했다.

주위 다른 것들은 다 변하고 사라져도 이 친구는 내 옆에서 없어지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본능적인 직감이 든다. 그래서 그냥 두려고 한다. 애쓰고 소리쳐도 내 옆을 떠나지 않을거라.


조용한 시간을 살아낸다.

겉으로 보기엔 얼빠진 시간일 수도 있겠다.

아무렴 어때.. 나는 나의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 중.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받을 만 하다.


힘이 들 땐,

애쓰지 말고 그냥 힘든 모습 그대로.

:)





또 다른 고요한 우주를 걷고 있는 어느 누군가에게 보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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