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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집순이 Dec 29. 2023

단정한 아이는 보는 사람이 기분 좋다

작은 습관이 모여 그 아이가 된다

내가 다른 집 아이들을 보며 부러운 점이 딱 한 가지 있다. 바로 깔끔하고 정하게 치장하고 다니는 모습이다.


여학생 남학생을 불문하고 머리카락을 정돈하는 것은 기본이고, 옷을 항상 새것처럼 입고 다니며 양말과 신발도 단정하여 반짝반짝 빛이 나는 그 아이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든다.


'저 옷이랑 신발 비쌀 텐데, 부모님께서 경제적 여유가 많아 보인다.'


'매일 머리도 손질해야 하고 옷도 준비해야 할 텐데, 정말 부지런해 보인다.'


깔끔하게 치장하고 있으니 보는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 본인도 기분이 좋겠지?




그렇게 부러워만 하다가 문득 나는 아이들에게 왜 그렇게 못해주나 생각해 봤다.


적어도 머리만이라도 질끈 묶어 머리핀을 꽂아줄 수도 있는데, 아이들이 빗질을 아파한다는 핑계로 머리 묶는 걸 포기한다. 아이들 옷과 신발은 매년 사야 되는 게 부담스러워서 평소에는 잘 사지 않을뿐더러, 있는 옷을 잘 관리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나부터가 그렇게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 성인들 중에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가볍게 입는 듯한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 좋아지게끔 치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옷과 소품들을 센스 있게 매치하고 항상 단정하다.


내가 부러워하는 그 아이들의 부모님을 보면 딱 그렇다. 그들은 바쁜 육아 중에도 꾸밈에 소홀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있어 그것은 숨쉬기와 같이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어 있는 듯하다.




예전에는 편한 게 최고라는 생각이었는데, 요즘은 아이들이 조금 크니 돌봄에서 자유로워진 편이라 그런지 이런 것에 관심이 생긴다. 꾸미는 것이 자기 자신을 위함을 넘어서서 만나는 사람까지도 기분 좋게 만드는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달으니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그렇다고 편하게 입고, 편하게 입히는 것을 안 좋게 볼 이유는 없다. 각자의 선택이고 그걸로 평가받는 건 너무 가혹하다. (왜냐하면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그들의 평생 습관을 따라잡지 못하고 늘 다시 편한 대로 할 것이기 때문에 미리 심리적 안전장치를 이렇게라도 마련해 놔야 나중에 자책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로 하여금 단정하게 꾸며지는 아이들은 자라서도 자기 자신을 잘 꾸밀 것이다. 이처럼 작은 습관이 모여 그 아이를 만든다. 그래서 내가 단번에 그들을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러움을 인지하고 나도 조금씩 행동하다 보면 바뀔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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