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니, 출간작가가 되고 싶어 지는 마음
베터 앱에 매일 올리던 짧은 글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는 칭찬을 받으니 자신감이 생겼다. 그때부터였다. 갑자기 작가가 꿈이 되어버렸다. 그렇게나 밀어내고 부정하려 애썼지만 결국 작가는 나의 길인 것일까. 그래도 반신반의했다. '내가 작가가 되어도 될까? 할 수 있을까?'
확신은 없지만 일단 작은 걸음부터 내디뎌보기로 했다. 첫걸음은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었다. 1년 전쯤 누가 하길래 따라 해 보려고 대충 지원했다가 두 번 탈락하고는 쳐다도 보지 않던 플랫폼이었다. 이번에는 베터 앱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글들의 느낌을 살려 지원했더니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될 수 있었다.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된 그날부터였다. 매일 글을 쓰고 올리고 싶은 마음에 하루 중 '고정적인 나만의 시간'을 찾기 시작했고, 평생을 잠순이로 살며 하루에 10시간을 자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을 만큼 잠에 취약한 인간이 그때부터 새벽 5시에 일어나 글을 쓰기 시작했다. 5시가 4시가 되고, 4시는 3시가 되기도 했다. 살다 살다 내가 새벽형 인간으로 사는 날이 오다니!
왜 하필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자마자 그렇게 된 걸까? 아마도 '심사에 통과한' 포인트에서 진짜 인정을 받은 기분이 들고, 출간 작가는 아니더라도 어쨌든 브런치스토리 작가도 작가니까 어떤 직업이 생긴 것 같은 기분과 흡사해서 그랬을 것이다. 게다가 글을 올리면 몇 명이 읽었는지 확인하는 순간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브런치스토리가 팡팡 쏴주는 도파민을 맞으며 작가놀이에 심취했다.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라던가? 책을 내고 싶어 졌다. 출간작가가 되고 싶어 한동안 나의 검색어는 '작가 되는 법'이었다. 브런치와 네이버, 유튜브, 오디오북을 뒤져 가며 읽고 들을 수 있는 것은 다 취했다. 더 이상 안 본 정보가 없어질 때쯤에는 '편집자', '에디터'로 검색했다. 작가 되는 콘텐츠를 한 번에 다량으로 접하니 마치 당장이라도 책을 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마음을 가진 채, 하던 대로 계속 써서 2주 만에 브런치북을 한 권 발행했다. 그땐 몰랐다. 브런치북이 그렇게 가볍게 나오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