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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니왕 Aug 12. 2024

성스러운 사랑 5화

1-5화 (첫) 사랑, 질투, 몽정

 하얀 짧은 반바지에 하늘색 남방을 입은 영희는 천사 같다,

 영희도 우리 쪽을 쳐다본다.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돌려 딴짓을 한다.

 나는 곁눈질로 영희 쪽을 쳐다본다.

 영희가 다가온다.

 “안녕~ 오래만이네. 잘 지냈어? 병호랑 동우도 잘 지냈어?”

 “어. 어.. 어. 나는 잘 지냈어.”

 6학년 2학기때 내 옆으로 와서 ‘안녕’하면서 앉았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보다 심장이 더 뛴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멍하게 고개 숙인다.

 “영희야~빨리 와~”

 “응. 갈게~”

 한 손에는 롤라를 들고 저기 키가 커다란 놈이 손을 흔들면서 영희를 부른다.

 “미안~오빠랑 같이 와서 가봐야겠다. 다음에 보자.”

 그렇게 손을 흔들고 가버린다.

 무슨 향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코 끝에 맴돌아 심장을 계속 뛰게 한다.

 영희가 가자마자 애들은 영희 쪽을 쳐다본다.

 “우와~저 가시나 억수로 밉상이네. 나는 안 보이나? 병호하고 동우도 ‘안녕’ 하면서 왜 내한테는 ‘안녕’ 안 하는데? 그러고 봤나? 존나 이쁜 척하면서 ‘오빠야’하면서 뛰어가는 거.”

 철수는 영희가 뛰어가는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한다.

 “그만해라. 듣겠다. 그라고 ‘오빠’를 오빠라고 부르지 뭐라 하노?”

 “와! 이 새끼 그래도 지 첫사랑이다고 챙겨주나? 아멘이다~새끼야~”

 “첫사랑은 무슨 첫사랑 그런 거 아니다.”

 “어이구~6학년때도 차이고 오늘도 차이고 불쌍해서 어짜노? 그러기에 왜 6학년 때 바람을 피우고 그라노? 아멘~”

 “계속 까불어라. 바람피우고 그런 거 없었다.”

 나는 영희를 다시 쳐다봤다,

 롤라도 제법 잘 탄다.     

 “그래 그거 다 소문이다.”

 병팔이가 내 편을 들어준다.

 “맞나? 아니가?”

 쥐똥이가 다시 내를 쳐다보면서 묻는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실을 병팔이가 이야기한다.

 “몰랐나? 옆집에 미자한테 들었는데 6학년 때 영희하고 말자하고 그런 소문 있었다 아이가?”

 “있었지. 그때 이 새끼 김 바람으로 소문났다 아이가”

 철수는 신났다.

 “그거 소문낸 게 말자란다. 말자 가시나가 질투 나서 그랬단다.”

 “헉~무슨 소리고? 니 확실하나?”

 나는 놀래서 다시 물어본다.

 “확실하다. 미자하고 말자하고 둘이서 짜고 소문냈다 카더라.”

 나는 멍하게 있다.

 “그라고 영희한테 둘이서 선생님한테 가서 짝지 바꿔 달라고 말해라고 협박하고 시켰단다.”

 “우와~이 가시나 이거 미친 거 아니가.”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다.

 “집에 갈란다. 가자!”

 나는 당장 말자를 잡기 위해 집으로 간다.

 뒤따라 온 쥐똥이 조용히 말한다.

 “니 말자한테 지랄할 거가?”

 “그라면 니 같으면 참나?”

 “그래도 말자 착한데.”

 “아이 이 새끼 지금 누구 편드노?”     


 “야! 이말자!”

 나는 말자 집에 쳐들어가서 방문을 연다.

 “아이씨~야 가시나야 옷 입어라.”

 “뭐라노! 옷 입고 있잖아~왜?”

 말자는 짧은 바지와 나시를 입고 있는데 무슨 빤쥬 같다.

 나는 누워 있는 말자를 발로 툭툭 친다.

 막내누나가 내를 깨울 때 하는 행동이다.

 “일어나라. 일어나 봐라. 내랑 이야기 좀 하자.”

 “아이 진짜 왜 이라는데?”

 일어나서 내 앞에 서는데 언제 이 애가 이렇게 컸지.

 내 얼굴은 말자 가슴에 가 있다.

 키 차이가 이렇게 안 났는데 언제 이렇게 많이 컸지? 멀리서 봤을 때는 몰랐는데 내보다 15센티는 큰 거 같다.

 “야! 가시나야 니가 그랬다면서.”

 “뭘? 뭐를 내가 그랬는데?”

 이러면서 가슴을 앞으로 툭툭 내미는데 가슴이 내 얼굴에 자꾸 닿는다.

 뭐지 이 냄새는 뭐지 이 느낌은 나는 순간 멍하다.

 봉긋한 것이 자꾸 내 얼굴에 닿는다.

 나는 내 몸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게 아니고 가시나야 니가 6학년 때 영희 협박하고 소문내고 그랬다면서?”

 “누가 그러던데? 미자가 그라더나?”

 “누가 말한 게 중요하나? 니 왜 그랬는데?”

 말자는 팔짱을 낀다.

 그런데 말자 가슴이 엄청나게 크게 보인다.

 “야! 니는 영희랑 짝지 되고 영희한테 잘 보일 거라고 억수로 노력 많이 하더라. 옷도 맨날 다른 거 입고 머리는 또 꼴에 무스도 바르고 억수로 깨끗하게 다녀서 열받아서 그랬다. 왜!”

 말자는 펑펑 운다.

 “가시나야 니가 뭐 잘했다 우는데?”

 “아이고 쪼짠하게 이제 와서 흐흐 으앙 그거 따지러 왔나?”

 “따지는 게 아니고 가시나야 내가 그 소문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르나?”

 “왜? 그때 영희 가시나랑 잘 안 돼서 억울하나? 영희랑 더 못 만나서 억울하나? 내가 연락해 줄까? 으아앙”

 “뭐라 하노! 그건 그렇다고 치자. 그리고 그만 좀 울어라. 그라면 니는 왜 나중에 선생님한테 내랑 짝지 못하겠다고 울고불고 바꿔 달라고 생지랄을 했는데?”

 “니가 내랑 짝지 되자마자 또 맨날 꾸질꾸질한 태권도 도장 츄리링만 입고 학교 왔잖아. 그라고 세수도 안 하고 오고, 그래서 열받아서 그랬다. 왜 이제 와서이라는데. 으흐흐”

 또 가슴을 내민다.

 기분이 이상하다.

 “아이씨! 니 그렇게 살지 마라.”

 나는 문을 쾅 닫고 나와 버렸다.


 싸운 것도 싸운 거지만 이상하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

 왜 이러지?

 자꾸 말자 가슴이 생각나고 그 냄새랑 얼굴에 닿던 촉감이 생각나서 미치겠다.

 싸운 기억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미쳤지. 미쳤네. 내가 미쳤다.

 왜 이러지?

 나는 어릴 때부터 누나들이 팬티 바람으로 돌아다니고 내 앞에서도 옷 갈아입고 해서 여자 가슴이나 그런 거 봐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내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말자를 생각하다니, 그렇게 많은 성인영화를 봐도 이런 적이 없었다.

 나는 책상에 엎드린다.

     

 “야~그만해라.”

 “왜? 니 내 가슴 만지고 싶었잖아.”

 말자는 내 손을 가슴에 가져간다.

 나는 옷 속으로 손을 넣는다.

 너무 좋다.

 이 촉감은 태어나 처음 느낀다.

 “말자야~이라면 안 되는 거 아니가?”

 말자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의 무릎 위에 앉아 내 입술에 입을 맞춘다.

 “아~이라면 안 되는데...”

 이상한 느낌이 든다.

 눈을 떴다.

 잠깐 잠들었나 보다.

 젠장 이게 뭐지? 팬티 안이 찝찝하다.

 미쳤나 보다. ‘이게 몽정인가?’ 처음이다.

 애들한테 들은 적은 있다.

 나는 화장실에 가서 쪼그려 앉아 팬티를 빤다.

 ‘아이씨! 내가 미쳤지 어찌 이런 일이’ 찝찝한 기분에 나는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는 엄마가 검은 봉지를 양손에 들고 들어오신다.

 “어디 가노? 저녁밥 묵을 긴데?”

 “똥우한테 잠시만 갔다 올게.”

 “빨리온나, 저녁밥 묵어야 된다.”     

 “똥우야~”

 “왜? 무슨 일 있나?”

 “그게.... 아니다.”

 “야! 니 왜 그라노? 말자한테 맞았나?”

 “말자한테 왜 맞노!”

 괜히 쥐똥한테 화를 낸다.

 “그라면 말을 해라. 말을 해야 알지?”

 “똥우야?”

 “왜?”

 “니 혹시 몽정하나?”

 “아~~ 이 새끼 뭐고 하하하 얼라네. 니 이제 몽정하나? 미치겠다. 그라면 니 딸딸이도 아직 안 쳐 봤나?”

 “됐다. 씨발 나도 해봤다.”

 괜히 성질내면서 집에 간다.

 “야~아니다. 하하 잘 가라.”

     

 저녁밥을 먹는데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먹는 둥 마는 둥 하는데

 ‘와자창~~ 쨍 그라랑’ 창문 깨지는 소리가 난다.‘

 “뭐고! 뭐고!” 아버지는 숟가락을 던지고 뛰어나가신다.

 뒤따라 줄줄이 나간다.

 2층에서 말자엄마하고 말자가 뛰어내려온다.

 “성님아~~어짜노? 어짜노? 택시 좀 불러도! 우리 말자 죽는다.”

 말자는 얼굴에 피가 흐르고 있다.

 하얀 수건으로 감싸고 있는데 수건이 피투성이다.

 “이게 뭔 일이고.”

 엄마는 안절부절이다.

 말자랑 말자 엄마는 뛰어나간다.

 엄마는 그 뒤를 따라 뛰어간다.     


산딸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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