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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매력

공인중개사의 매력

by 꾸니왕

2. 매력

소유하고 있는 대상은 처음 그것을 추구할 때의
동일한 매력을 유지하는 경우가 없다.

- 플라니 2세 -

요즈음 읽은 책들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참 이해가 안 되고 어려운 책이 있다.

몇 년 전에 읽고 다시 읽으면 다를까? 하고 읽었다.

그런데 그 내용이 그 내용이다.

그냥 내 생각이다.

다시 책장 앞에 섰다.

괜히 이 책 저책 꺼내 책장을 넘겨본다.

이게 웬 횡재인가?

천원권

천 원이다.(구권 지폐)

혼자 열심히 책장에 꽂힌 책을 한 권씩 꼼꼼히 책장을 넘기며 확인해 간다.

“계십니까?”

사무실 문이 열리면서 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어르신 부부가 들어오신다.

“네! 어서 오세요. 여기 앉으세요.”

딱딱한 의자보다 소파로 안내했다,

“따뜻한 녹차 한 잔씩 드릴까요?”

“아니! 나는 커피 주소!”

깜짝 놀랐다.

나는 맥가이버 아저씨가 온 줄 분명 백발의 어르신이 목소리는 맥가이버다.

정확히는 배한성 아저씨(성우)라 해야 하나?

“네! 믹스로 한잔 드릴게요.”

최대한 중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이고 총각이 혼자 하는가 보네!”

할머니 목소리는 또 아기 목소리다.

어울리는(?) 노부부인듯싶다.

“네. 총각이 혼자 합니다.”

굳이 어려 보인다는데

아닙니다.

내일모레 50입니다.

애가 몇 살이고 구차하게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총각은 무슨 50이다 되어가 보이는구먼.”

맥가이버 할아버지가 뼈 때리신다.

“어르신 뭘 도와줄까요”

“저 쪽으로 땅 하나 사서 집 짓고 살라고”

“아이고 총각이 식물을 좋아하나 봐? 나무가 많네!”

“할망구야 좀 앉아 있어, 나무 구경하려고 왔나.”

한참을 두 분이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신다.

끼어들 틈이 없다.

“저~~ 쪽으로 어느 쪽으로 가서 사실 건데요?”

“저기 그 어디고 계곡 있고 백숙도 팔고 하더구먼, 엊그제 아들내미 하고 갔다 왔는데.”

여기는 조그만 어디로 가도 계곡 있고 백숙 파는 곳이 있다.

갑자기 전화를 하신다.

“내다. 여기 복덕방 아저씨 바꿔줄게.”

“네~여보세요. 아네~알겠습니다. 잠시만요.”

전화기를 넘겨드렸는데 그냥 끊어 버린다.

터프하게 덮어버린다.


“아드님이 ㅇㅇ사 쪽으로 구해달라네요”

“그래 거기”

“거기 부동산이 더 잘할 건데요?”

“아들이 여기 가라 해서, 아들 친구가 여기 잘한다 했다 카더라”

“네~잘 왔습니다. 제가 잘합니다.”

이것저것 상담하고 나가시면서 전화번호를 불려준다.

아들이랑 통화해서 정확하게 물어봐라고 하신다.

“아. 네.”

다시 아들이랑 전화로 이야기했다.


오랜만에 땅 작업하러 가야겠다.

나는 땅 작업하려 간다고 표현한다.

나오지 않은 땅을 구하려고 가는 거다.

물론 좋은 땅도 매물로 나와 있을 거다.

공동중개할 수 있다.

뛰어나신 분들과 공동중개할 수 있다.

그래도 손님에게 맞는 땅을 찾아보고 작업해 보고 없을 시 공동중개해도 늦지 않다.

노트북을 켠다.

주변 시세 파악하고, 주변 토지이용계획 확인서(지적도)를 여기저기 띄엄띄엄 3통 정도를 뽑는다.

토지이용계획확인서는 말 그대로 보면 된다. (토지에 이용할 수 있는 게 적혀있다. 보면 된다.)

참 편하다고 생각 든다.

2000년도 초에는 시청에 가서 토지이용계획확인원 신청서를 작성하고(토지 번지 적으면) 제출하면 30분 뒤에 찾으러 오란다. 가면 한 군데 쌓여있다.

거기 뒤져보면 어느 땅이 매도하려고 나왔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거기를 뒤벼 물건 확보하고, 지주작업하고 그랬다.

그래서 일부러 그 옆에 번지를 신청한다.

그 주위 번지 토지계획내용이 별 차이가 없다.

서류를 챙겨놓는다.

내일은 바로 백숙 먹으러 가야겠다.

내일은 ‘부동산의 꽃’ 땅 작업하려 간다.

공인중개사의 매력이라고 본다.

꼭꼭 숨겨둔 땅이 밖으로 나오면서

'너는 이제부터 얼마다.'
가격 라벨을 부쳐 주는 거다.
내일 나로 인해
얼마짜리 땅이
밖으로 나오는 거다.

- 꾸니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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