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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니왕 Nov 14. 2024

3. 백숙

임장활동

 3. 백숙

자신을 믿고 시작하라.
 자신을 신뢰하지 않으면
 다른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마크 트레인-       

 

 “운전할게요”


 백숙 먹으러 간다니깐 백수인 후배가 따라나선다고 한다.

 (백수보다는 휴가 중이라 해달란다.)

 

 그래 가자.

 오랜만에 간다.

 누가 봐도 ‘부동산에서 왔어요’이다.

 괜히 펼쳐보지도 않은 서류에 휴대폰 보조배터리 핸드크림만 들어 있는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닌다.

 많이 변했다.

 일단 주변을 둘려본다

 이 동네는(이 마을은) 답이 나왔다.

 빈 땅이 몇 필지가 없다.(풀이 자라서 관리가 안 된 땅도 없다.)


 “이야 여기 집 짓고 살면 죽이겠는데예.”

 “그렇지 누가 봐도 좋제! 죽이제!”

 

 길도 넓고 주변에 집도 많고, 옆에 계곡도 있고, 땅도 잘 가꾸어놓고, ‘누가 봐도 임자 있어요.’ 그런 땅이다.

 백화점에서 파는 과일처럼 포장이 아주 완벽히 잘되어 있는 땅이다.

 이 땅은 사면 안 되는 땅이다.

 나는‘시장에서 할머니가 5개 정도 작은 빨간 대야에 놓고 몽땅 얼마’ 이런 땅을 찾는다.

 

 백화점 망했어요 ‘파격 세일’ 이러지 않는 이상은 이 땅은 집 짓고 살 땅이 아니다.

 카페가 들어서면 모를까?

 그러나 마을에서 쉽게 허락도 해주지 않을 것이다.

 등기부 떼어봐야 알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거래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거다.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분명 집을 지어야 할 땅에 각종 채소 모종이 심겨 있다.

 농사도 초보인 것 같다.

 (비싸게 매수했을 거다. 내가 매도인이라 해도 임자가 나타나면 제값 받고 매도했을 거다.)

 카페나 펜션을 하려고 매수했지만, 마을에서나? 어디선가에서 태클이 걸려 지금 채소 심는 밭이 된 것 같다.

 ‘집을 짓고 이쁘게 살자.’ 그런 생각으로 집을 지어도 나는 타산이 나오지 않는다고 본다.

 전원주택지랑은 맞지 않는다.

 

 마을에 일단 영업하는 식당도 많고. 전원 단지라 하기에는 또 너무 마을이 뒤죽박죽이다.

 헌 집 새 집이다.

 분명 이러면 마을에 트러블이 생겨 편하게 살지 못한다.

 

 위로 조금 올라가니 백숙집이 있다.

 감이 왔다.

 할아버지가 저기 평상에 앉아 막걸리 한잔하시고 밑에 보니 빈 땅이 이쁘게 보여 ‘마누라 우리 저기 저런 땅 사서 집 짓고 살까?’ 그랬을 거다.

 그 길로 나를 찾아왔을 것이다.

 

 “으아아악”

 옆에 있는 줄 알았는데 저기 밭 끝 산 밑에서 고함지르며 달려온다.

 “뱀. 뱀.”

 “자크나 올려라”

 “진짜 큰 놈이었어요. 아마 독사였을 겁니다. 혀를 날름 내 미며 내 쪽으로 오는데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요.”

 “xx 안 물렸으면 됐다.”

 참고로 이 친구는 해병대 나왔다.

 

 “아까 주문했지예! 다 됐습니까?”

 xx 안 물려서 신이 났는지 앞장서서 물어본다.

 

 “여보세요.”

 “네~ 소장님 말씀하세요.”

 

 “땅 좀 보려고 왔는데. 이 동네는 힘들겠어요!”

 할아버지 아들이랑 통화했다.

 

 오늘 저녁에 퇴근길에 사무실 들린다는데 거절했다.

 “월요일 오시면 안 됩니까? 늦을 거 같아요.”

 (눈앞에 소주가)

 백숙이 너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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