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이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여러 가지 이유를 말할 수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아이란 존재가 세상에서 스스로의 감정에 가장 솔직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작은 선물 하나에도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웃는 모습, 잠시 멀어졌다가도 다시 안아주면 세상을 다 가진 것같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아무리 안 좋은 일이 있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내 얼굴에 미소가 피어난다.
나도 한때는 그런 솔직한 아이였을텐데 이제는 그렇지 못한 보통 어른이 됐다. 유능한 비즈니스맨이 되기 위해서는 감정을 절제하는 게 좋다고 했다. 포커페이스가 협상의 기본이라고 하더라고. 그렇게 나는 '무언가'가 되기위해 내 감정을 티 내지 않으려 하고, 억지로 누르고, 심지어는 제거하려 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런 과정이 '능력 있는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고개를 든 먼지 묻은 내 감정들을 다시 만나며 그건 단지 내가 믿고 싶었던 환상이란 걸 다시금 깨달았다. 그동안 아이들을 향한 내 미소는 부러움의 미소였는지도 모르겠다. 마음 한편에서는 항상 내 마음과 감정에 솔직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나였기 때문에.
나이를 먹으면서 오히려 더 비겁해지기만 했다. 내 감정에 솔직하고 내 감정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이 내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 솔직하지 못했다.
오늘도 다시 한번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를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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