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역에서

by 변석호

낮인지 밤인지 모를

찬 기운 스미는 지하 땅굴

열차는 오고가고

사람들은 이리저리 다니는데

귀퉁이 가만히 멈춘 휠체어 탄 할매

담요인지 옷인지 겹겹이 싸 이불처럼 두르고

누굴 기다리기에 오밤에 여닫히는 문만 보나

지난 계절만큼 두꺼워진 껍질

난 혀 하나 옴싹이지 못하고

휑하니 지나는 시린 바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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