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의 미학 2: 지혜의 숲 산책 2(책)

단 한 사람(소설, 최진영), 삶과 죽음에 대한 판타지

by 리빙북

끝날 것 같지 않은 여름의 한가운데서 여름의 더위를 잊고 몰두할 수 있는 스토리가 필요했다.


영화를 보기보다 책을 보는 편을 택했다.

여러 책을 검색하다


"단 한 사람"이란 소설에 눈길이 머물렀다.


기이한 나무의 이야기로 시작한 스토리는

삶과 죽음이라는 묵직한 이야기를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며, 꿈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꿈을 오가며 흡인력 있게 속도감 있게 앞으로 나갔다.


서로 이웃한 두 나무는 사람에게 베어지고 죽을 운명에 처하지만 뿌리로 서로를 연결하며 끈질기게 수천 년의 삶을 이어간다.

오래된 올리브 나무

자기를 파괴하려 했던 인간과 인간 문명에 대한 복수인지 아니면 생명을 위협당하며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 온 생명에 대한 갈망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나무는 한 가족의 4대에 걸쳐 꿈같은 현실 속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 중 단 한 명을 구하라는 계시를 하게 된다.


이 가정 3대에 쌍둥이로 태어난 '목화'는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을 앞에 두고 나무가 중개한 오직 단 한 명만을 살리며 살리지 못한 무수한 죽음에 괴로워한다.


구한 단 한 명의 생명에 대한 감사보다는 살리지 못한 수많은 죽음에 괴로워하고 나무의 중개를 거부하기도 하며 그 대가로 고통을 당하는 질곡 속에 살아간다.


어떤 사람이 살릴 가치가 있는지 또는 없는지? 누구는 왜 죽어야 하는지?


삶과 죽음에 대한 무수한 질문을 한다.


현실과 판타지가 혼재하는 이 속도감 있는 스토리 중간중간 등장하는 삶과 죽음의 화두는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보고 신에게 물어보고 싶은 화두이고 질문이다.


목화는 그 수많은 질문과 고통 속에서


"누구의 생명이 살릴 가치가 있고 누구의 생명이 살릴 가치가 없는지"에 대한

판단은 우리 몫이 아님을 깨달아 간다.


목화는 자기가 살린 사람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장을 방문하고 나서야 비로소 "단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의 의미를 깨닫기 시작한다.


"목화는 오늘 단 한 명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의 삶 가까운 곳에 아주 잠깐 머물렀다.

위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을 살릴 때는 그런 기분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죽음에 파묻혀 있었기에, 너무 지쳤기에 사람을 살리고도 불행했다.

그런데 오늘 누군가의 연장된 삶이, 지속된 하루가,
누구세요? 하는 일상적인 물음이 목화의 마음에 깃들었다."
- 단 한 사람(최진영)-


삶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이분법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무수한 삶의 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결혼하고도 이혼한 사이처럼 사는 사람이 있고,
결혼하지 않았지만 결혼한 사이처럼 사는 사람이 있다

비처럼 내리는 눈이, 밤과 새벽에 걸친 시간이,

봄도 여름도 아닌 시기가,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물이 있다.


뒤섞인 존재가, 사이가, 현상이,
모호한 상태가 훨씬 많다.

이분법으로 나누면 편하지만 세상에는
그런 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더 많다고."
-단 한 사람(최진영)-


목화는 이제 죽음도 삶의 일부이고 죽음과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아 간다.


"죽음의 반대말은 탄생 아닌가?


삶은 죽음과 탄생을 모두 담는 그릇이다.


죽음 없는 삶은 불완전하다."

- 단 한 사람(최진영)-



이제 목화는 자기가 원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담담히 정리한다.


내가 원하는 삶. 목화는 생각했다.

그건 바로 지금의 삶.

목화는 원하는 삶 속에 있었다.


다시 목화는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죽음.

임천자가 수없이 연습한 것처럼 신목화도

매일 준비하고 싶었다.


멀리서 죽음의 실루엣이 보이고

차차 선명해질 때, 당황하지 않고 의젓하게

그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마음 깊이 그리워한 친구를 만난 듯

진심 어린 포옹을 해도 좋을 것이다.

-단 한 사람(최진영)-


삶의 다양한 도전과 물음 앞에 너무 많은 생각과 성급한 판단 대신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만이라도 집중하자는 생각을 해보았다.


서늘한 가을이 그리워진다.

폭우가 내린 새벽의 서늘한 기운이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얘기한다.


서늘하지만 따뜻한 두 가지 온도를 간직한 "단 한 사람" 판타지로의 산책을 떠나 보자.













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