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기간제교사(2)

기간제 교사는 학교장이 채용공고를 내고, 학교장과 계약서를 쓴다.

중등은 어쩐지 몰라도 초등은 1년 근무라 해도 학기단위로 계약을 쓴다. 3월 1일부터 8월 말일까지, 9월 1일부터 다음 해 2월 말일까지.

채용공고를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다 보니 공지를 본 학부모가 알 수 있고, 안다는 것은 일부 색안경을 쓰고 좀 더 철저한 잣대로 교사를 저울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사 기본방침은 가능하면 기간제교사에게는 학급을 맡기지 말고 전담을 주라고하나 현실적으론 그렇지 않은 게 수두룩하다.

3월 담임발표 전 미리 휴직계를 내는 교사가 있다면 그 학급은 일반교사로 돌리고, 기간제교사를 전담으로 돌릴 수 있으나

학기가 시작된 이후 휴직계를 제출하면 1) 전담에게 학급을 맡기고 2) 기간제에게 전담을 줘야 하니 아이들에겐 두 번의 교사가 바뀌는 셈이다. 그 혼란을 줄이기 위해 기간제에게 학급을 맡긴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전담은 치열한 경쟁자리이다.

1년 당 1점의 이동점수를 추가로 받고, 학생들에 대한 생활지도, 학습지도, 급식지도, 하교지도, 학부모상담, 생활기록부 및 건강기록부 등등만 아니라  학교행사에도 학생을 케어해서 참여하지 않으니 신경 써야 할 일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전담은 그저 전담과목만 가르치고, 남는 시간은 학급교실이 아닌 따로 마련된 전담실에서 상주하면 된다. 수업시수도 1주일에 20시간 전. 후이다.

그래서 대부분 교무나 연구부장에게 돌아가거나, 영어나 체육 등은 중등 전공자를 채용하기도 한다.

전담은 한 학교에서 3년 간만 맡을 수 있다.

기간제 교사는 일반교사와 똑같은 일을 하고도 경력자에 한해서만 일률적인 14호봉을 받는다.

1년을 근무해도 10년을 근무해도 14호봉을 받는 셈이니 어떻게든 임용고시에 합격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1. 기간제 교사는

1) 14호봉에 맞는 연가나 병가를 낼 수 있으며 방학 때도 교육법 41조를 적용받아 근무를 하지 않아도 봉급이 나온다. 

일반교사는 병가 후 병휴직이 가능하나 기간제교사는 병가 후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 계약은 해지된다. 병가일수는 지자체마다 다르다.

2) 각종 수당도 14호봉에 맞게 나온다.

가족수당, 담임수당, 연구수당. 교직수당 정규보너스와 정근보너스, 명절보너스도 받을 수 있다.

3) 1년 근무 시 한 달 분에 해당하는 퇴직금도 나온다.

4) 신분은 기간제라도 교사신분이며 학교장의 관리를 받는다.

5)  같은 대학에서 같이 전공했지만 계약서에 의해 근무조건은 달라진다.

6) 기간제임을 학부모나 아이들이 안다면 자칫 신뢰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7) 동학년에서 의견수렴이나 주요 결정을 할 때 같은 교사들이지만 홀대할 수 있다.

8)  학교에 따라서는 교사들이 기피하는 학년을 맡기고 보결수업도 들여보내며 업무도 과중하게 맡기기도 한다.

그럴 때 기간제 교사들은 '지는 30호봉 받으며 일은 14호봉에게 모두 맡기네. ' 하며 난 14호봉만큼만 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다른 이들은 '기간제면서 뭔 말이 많아' '기간제 일자리를 얻은 것도 다행이지'라고 말할지 몰라도 막상 내가 기간제를 해 보니 이쪽도 저쪽도 모두 수긍이 갔다.

교육현장에서 미묘한 기운은 실제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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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교사로 25년 이상을 근무하다, 명예퇴직을 하고 기간제교사로 근무했던 내 주관적인 글이니 만큼 현장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