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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매듭 Nov 19. 2022

입장 차이

다양한 시각의 차이

입장 차이는 우리 주변 어느 곳에서 나 발생한다.


물건을 판다면 판매자의 입장에선 물건의 가치를 알아주고 그 가치의 정당한 값을 받기를 원하며

구매자는 물건의 상태에 따라 가격을 흥정하고 싶은 마음도 들고, 최대한 많은 할인을 받길 원할 것이다.


둘의 입장을 살펴보자면 어떤 사람은 구매자가 '갑'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이는 판매자가 '갑'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느 입장에서든지 조급하거나 아쉬운 사람이 '갑' 보다는 '을'이 될 수밖에 없다.




필자의 군 시절을 얘기해보자면 필자가 자대 배치를 받고 '이등병'일 때 겪었던 일들은

어느 부대나 마찬가지겠지만 합당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으며 비논리적이고 부조리한 상황들이 많았다.


그래서 '난 나중에 진급을 하면 저러지 말아야지'라고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었지만

진급을 하고 같이 지낸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악마 같은 선임은 위에서

전달받은 것을 전달하는 같은 '사람'에 불과했으며, 가끔은 선임의 입장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필자가 본 극히 일부의 좋은 선임들)


그렇게 필자가 실세(상꺽 이상)가 되어보니 이등병 때 겪었던 부조리의 기억은 좀 더 희미해지고

고운 정 미운 정이 다 든 선임과 나도 모르게 닮아가고 있었다.


병장이 되어보니 나 또한 간부들의 명령을 들어 '악역'을 맡은 경우가 몇몇 존재했으며,

후임들에게 최대한 배려한다고 나름 노력했는데 전역 전날 모포말이로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아보니 '아... 그냥 악역(?)할걸'이라는 생각도 잠깐 들기도 하였다.


이등병일 때는 모든 부조리를 바꾸고 싶은 마음으로 버텼지만,

병장이 되어보니 그것도 쉽지 않고, 위에서 갈구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 편해져서

이등병 때의 부조리를 없애려고 노력을 덜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중략)



예전에 알바를 하는 도중 겪었던 일을 얘기하자면 필자는 신입이 들어오면

신입이 나름 아르바이트하면서 편하게 그리고 친하게 일하고 싶어서 주로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오히려 상대방에겐 스트레스가 쌓여있다는 걸 주변을 통해 듣게 되었을 때,

느끼게 된 바가 있다.


'나는 배려한다고 했던 행동이 상대방에겐 부담과 불편함을 주었구나' 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선물을 할 때 실수하는 것이 있다.

'이 선물은 OO에게 어울릴 거야' 혹은 '내가 보기엔 이게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바와 '네'가 생각하는 바는 엄연히 틀리다.

상대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그에 맞춰하는 행동이 배려이다.

그렇기에 배려를 하고 싶으면 일단 상대방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물어보자.

물어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많이 들어주자.

듣다 보면 분명 상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운이 좋다면 상대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게 되어

그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어쩌면 상대방은 당신이 섬세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이 있다.

이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하라는 뜻이다. ㅡ 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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