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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매듭 Nov 14. 2022

온전하고도 완전한 가정을 꿈꿨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20대 초반에 나는 결혼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다.


아니 욕망을 넘어서 열망하고 갈망했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상상은 매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했었고,


일상적인 부분을 말하며, 사소한 일들과 그렇지 않은 일들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그런 일상적이고 보편적이되 나만의 온전하고 완전한 가정을 꿈꾸기를 간절히 바랐었다.


또한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아이를 키우는데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 등 여러 방면으로 신경 쓸 일이 많겠지만


아이를 가짐으로써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위해서라면 난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 아이가 처음 걷기 시작하고 나를 보며 해맑게 웃는 모습,


그 조막만 한 손으로 내게 달려와 폭 안기는 순간 등 여러 순간은 대체 불가능한 기쁨이며, 환희겠지만.


안타깝게도 내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인연도 순간도 모두가 한낱 연기가 되어,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가 버렸다.




이성보다 감정이 앞섰던 20대 때 치기 어린 생각이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랑만으로는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살기는 힘든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예전엔 사랑만 있다면 역경과 고난을 헤쳐가는데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온전히 내 혼자만의 생각이었고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렸을 때와 달리 지금은 사랑하는 사람과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는 게 아닌 그런 일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를 하고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한 순간만으로 채워주기에도 모자란데 왜 같이 고생을 할까 라는 생각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당시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도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20대에는 마치 터지기 일보직전의 풍선처럼 내 마음속 가득히 부풀어 올랐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굳이 그런 상황을 겪는 것보단,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이 커진 것 같다.




모든 게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본인 모습에 계속 만족하지 못하고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만 갈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망설이고 주저하게 된다면 곁에 있는 사람도 지치고 힘들 수도 있기에.


흔히 본인이 준비되지 않아 결혼을 망설이는 경우를 주위에서 많이 보았다.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완전하고 완벽한 타이밍이란 존재 불가하다.

(지금 완벽해 보인다 하더라도 후에 지나고 나면 이랬으면 어땠을까 아쉽다 생각하기에)


완벽한 준비는 없기에 본인이 느끼기에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겠다' 싶으면 서로 간의 대화를 통해

망설임을 확신으로 바꾸어 평생가약을 맺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서로 어느 정도 최소한의 준비는 되어야 하겠지만)


모든 연인들이 현재의 인연을 소중히 하며 소중한 인연이 찾아왔을 때 평생을 함께할 기회를 잡아


해피엔딩을 맺었으면 좋겠다.


단순하게 '행복하게 살았답니다'가 아닌


'힘겨운 일이 닥쳐도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며 서로를 보듬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중입니다.'


라는 Ing 형으로 말이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실하게 맺어진 부부는 젊음의 상실이 불행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같이 늙어가는 즐거움이 나이 먹는 괴로움을 잊게 해 주기 때문이다. ㅡ 앙드레 모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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