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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매듭 Aug 12. 2023

작은 호의의 기적 ('오토라는 남자')

겨울은 찾아오지만 또 반드시 지나간다.

* 어떤 호의는 삶을 지속시키게 하는 계기가 된다.

 여전히 '울림을 주는 배우' 톰 행크스


(스포를 포함하고 있는 감상평이니 스포를 원하시지 않는 분께서는 뒤로 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영화의 도입부부터 '오토'의 심정을 대변하듯이 차갑고 까칠하며 날이 서있는 모습을 비며 영화는 시작한다.

(색감 또한 따뜻한 색감보단 차가운 느낌이 드는 건 필자의 착각일까?)


'오토'는 왜 그렇게 원칙을 고수하며 주변에 따뜻한 말대신 차갑고 정 없게 말을 하는 것일까?


그와는 대비되는 주변의 인물들은 따뜻하고 정이 넘치며 '이웃'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가질 수 있는 인물들이다.


삶이 많이 지쳐서 이제 본인의 시간을 멈추려던 '오토'의 시간은 새로 이사 온(실수투성인) 부부로 인해 오토는 멈춰지려던 시간에서 주변의 것들에, 삶에 대하여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사오자마자 주차도 못해서 '오토'가 주차를 해주었고 부부 답례로 만든 음식을 건네는데..


음식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식사를 한 뒤에,

본인의 삶을 정리하려 한다.


하지만 식사로 인해 몸무게가 쪘는지 천장이

'오토'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부서져 버린다.


물론 밥을 먹지 않고 삶을 정리하려 했더라도

그 일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어쩌면, 아주 어쩌면 그 한 끼의 식사(배려)가 무게에 영향을 주어 오토를 살리게 되었고 그런 작은 관심의 연속들이 오토가 삶을 지속하도록 잡아주는 상호작용이 아닐까 싶다.

(필자가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오토' 본인의 시간을 멈추기 위해 하는 방법을 보면 차로 뛰어들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간단한

방법이 아닌 주변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언제 발견될지도 모르는 고독하고 쓸쓸한 집안에서

홀로 삶을 정리하려 한다.

(아무도 모르게 잊히길 원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삶에서 편해지고 싶다’라는 순간이 오곤 한다.


아마 그 순간이 너무 힘들, 삶의 모든 면에서 ‘나’라는 존재가 부정당한다고 느껴질 때 그런

생각이 나를 감싸지 않나 싶다.


영화의 첫 부분에 볼 수 있듯이 '오토'에게도

그런 힘든 순간이 찾아왔기에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오토'가 처음 부인(소냐)을 만날 때도 작은 관심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소냐를 만나기 전에 내 삶은 흑백이었어. 소냐는 컬러였지

작은 관심으로 인생의 이정표가 되는 사람을 만나게 된 것처럼 사람일은 늘 모른다.


삶이 너무 힘들어서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 영화가 시사하는 바가 그게 아닐까 싶다.


예전에 이러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상처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더욱 날을 세우고 경계를 세우곤 한다.'


아마 '오토'또한 처음부터 깐깐하고 까칠한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에게도 어떠한 사건이 일어났고 그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있을법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우리 마음 한편에 가지고 있는 상처로 인해 방어기제적인 면모가 있을지도 모르고 말이다.


사람은 서로 간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영화에서 보면 '오토'와 주변인물들이 서로 사소한 상호작용(관심)을 주고받는다.


새로 온 젊은 부부(마리솔과 토미)는 마치 부모에게 칭얼대는 아이처럼 '오토'에게 기대며 개울가에 놓은 아이처럼 자꾸 신경이 쓰인다.


절친이었지만 사이가 틀어진 '루벤'은 파킨슨병임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인 힘으로 오토를 붙잡는다.

작은 호의들이 모여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다.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과거의 시점과 현재의 시점이 대비되어

느껴지는 연출과 색감, 그리고 감정들.

(과거시점- 색감이 따뜻함 / 현재시점- 색감이 회색빛이 돔)


환했던 과거와 대비되는 현재를 보며 더욱 슬프고 쓸쓸한 느낌을 받았다.


필자가 서술한 내용은 영화 '초반과 중반으로 넘어가는 부분'입니다.


그때까진 '오토'가 주변의 영향을 받는 입장이었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오토'가 영향을 주는 인물로 변해가는데 그 뒷부분이 궁금하다면 영화를 꼭 시청하길 바랍니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람은 서로 간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산다.

이러한 일들은 과거에도 일어났고 앞으로도 일어날지도 모른다.

(요즘은 개인주의가 심해져서 앞으로 보기 힘든 광경일지도 모르지만)


이웃 간의 관심과 정을 따뜻하게 담아낸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과거세대와 현재세대가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건넨 작은 관심(호의)이 내겐 별거 아닐지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다.

그 작은 호의들로 인해 점차 마음을 여는 오토의 변화되는 모습을.

영화 후반에 '눈이 쌓였던 동네' 변하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질 것이다.



'오토'의 삶이 흑백으로 돌아갔더라도, 그의 삶이 다시 다채색으로 물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겨울은 찾아오지만 결국에는 지나간다.

우리가 겪는 모든 힘든 일들도 언젠간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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