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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매듭 Aug 18. 2023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고

과연 유토피아는 존재하는 것일까

최근에 기회가 되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고 왔다.

웹툰원작의 영화들이 많이 나온다.


예전에는 원작이 없는 개성이 있는 본연의 스토리(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영화를 리메이크하거나

따로 팬층을 소유한 긍정적인 평가를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영화화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니다. 성공적인 원작의 스토리를 밑바탕 삼아 영화를 제작한다면

실패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어느 정도의 성공이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원작을 본 팬들은 기대하는 바가 있으므로 그 기대에 충족하지 못해

더욱더 비판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다른 사람들 또한 그런 의견에 동조할 것이다.


우리가 보는 웹툰과 소설 등은 단편적인 시각(페이지)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은 독자의 상상으로 채울 수 있지만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경우는

스토리만 중요한 것이 아닌 극 중 인물의 연기와 심리묘사, 액션, 연출, ost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필자는 원작(유쾌한 왕따)을 보지 않아 원작의 흐름과 스토리는 모르나

영화 자체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간단한 시놉시스를 설명하자면 


온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그리고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모든 것이 무너졌지만 오직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다.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는 입주민들. 지옥 같은 바깥세상과 달리 주민들에겐 더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 황궁 아파트. 하지만 끝이 없는 생존의 위기 속 그들 사이에서도 예상치 못한 갈등이 시작되는데...!



대략 이러한 내용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되게 단순하지만 그 스토리를 끌고 가는 인물들의 연기가

순식간에 몰입도를 극대화해주었다. 중간중간의 연출적인 부분도 몰입을

헤치지 않아서 나쁘지 않았지만 감탄받은 부분은 '이병헌'이 아니었나 싶다.


다른 영화들에서 봤을 때 배역들이 선역이던 악역이던 꽤나 멀끔하고 잘생겼다고

느꼈었는데 이번 영화를 보면서 연기가 외모를 잡아먹는 그런 기현상을 보았다.


무너진 세상 속에서 우리는 과연 '선함'을 지킬 수 있을까?


영화 내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렇다.


아직 사람의 '선함'을 믿고 행동하는 명화(박보영)
명화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지만 가족(명화)이 최우선인 민성(박서준)
극 중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황궁아파트의 리더 영탁(이병헌)



영화를 보며 과연 우리는, 우리가 알던 세상이 무너졌을 때

이기주의적인 사람일지 이타적인 사람일지 판단할 수 있을까?


어쩌면 대부분은 어쩌면 이타와 이기주의 사이에서 갈팡질팡 주변에 휩쓸리는 민성 같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필자 또한 가족이 최우선이고 그렇기에 어쩌면 이기주의적인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영화는 주변 모든 폐허 속에서 대지진을 버티고 우뚝 서 있는 아파트에서


외부인과 공존을 원하는 '명화'와 몇몇 소수

vs

외부인을 배척하자는 '영탁'을 중심으로 하는 대다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는데,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 직접 보길 추천드립니다.


다양한 인간군상들과 극한의 상황에서 나타나는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행동들이,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고구마와 사이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들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한 번쯤 고민을 하게 한다.


황궁아파트는 과연 '유토피아'가 맞을까?

살아남기 위해 수 없이 투쟁하며 싸우는데 '유토피아'라고 부르는 그곳은 괴리감 그 자체였다.



사실 영화에서 두드러지는 악역은 나오지 않는다. (어쩌면 한, 두 명 정도...?)

상황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고 모두가 본인이 살아남기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누구를 속시원히 비판하기도, 누구를 백 프로 옹호하기도 애매했다.

(하지만 필자는 '영탁'에게 손을 들어주고 싶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재미는 있었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이 남았을 거라 생각한다.


한국영화는 정말 잘 안 보는데 이번에 봤던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단순한 플롯임에도 불구하고 최근개봉하는 어정쩡한 해외영화들보다 괜찮았다.


다양한 인간군상과 극한상황에서의 사람 간의 갈등과 대립을 보고 싶은 분께

영화 추천드리며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there is a great deal of human nature in people. ㅡMark Twain

사람들에게는 엄청나게 다양한 본성이 존재한다. ㅡ 마크트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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