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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호 Dec 22. 2023

한국 경제의 구조적 불확실성 증가

한국 경제는 그간 고도성장기를 거친 이후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실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은 AI 혁명의 파고가 밀려오고 있고, 초 저출산·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는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의 생활이나 근무방식이 변하고 있고, 국제적으로는 자유무역 중심논의에서 자국 우선주의로 바뀌고 있다. 공급망 문제나 전기차 보조금 차별 등 다양한 자유무역 제한적 조치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터넷 전자상거래는 국경을 불문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어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의한 불확실성 확대 상황 속에서 직면한 도전과제를 정리하고 2024년 새해를 맞이하여 그 미래대응 방향을 모색해 볼 때이다.


 


경제의 구조적 불확실성 확대 요인은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경제구조의 변화다. 2021년부터 시작된 총인구의 감소와 더불어 2020년부터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사망인구가 출생인구보다 많아지기 시작했다. 2022년 대비 2030년의 인구변화를 보면, 고령인구는 404만 명 감소하고, 생산연령인구는 286만 명이 감소할 전망이다. 생산연령인구 감소중 신규취업 핵심인구인 25~29세 인구가 32.7%를 차지하고 있다. 신규취업 핵심인구가 연 12만 명씩 감소하게 되어 젊은 청년층 인구 부족이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감소의 시작, 고령인구의 급증과 생산연령인구의 급감은 한국 경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로 인해 노동시장, 소비 패턴, 재정 부담 등 여러 측면에서 경제구조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AI 혁명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이다. AI 기술, 특히 챗 GPT와 같은 AI 기술의 도입으로 기업들은 업무 개편과 인력 조정을 가속화하게 될 것이다. 2022년 챗 GPT의 등장으로 기업과 개인들의 업무 처리 방식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2023년에는 많은 기술진전이 있었고, 기업이나 개인들은 이를 사용해 보면서 AI 기술의 장점을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람의 영역이라고 생각되었던 분야도 AI를 활용하면 훨씬 생산성이 높아지고 적은 인력으로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2024년부터는 기업들이 AI기술을 업무에 본격적으로 활용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를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하긴 하지만, 이러한 업무를 대행해 줄 스타트업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분야에서 근로자가 AI로 대체되는 현상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력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AI를 도입해야 하지만, 반면 일자리가 없어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등장할 것이다.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자리 구조와 기업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셋째,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방식 변화의 영향이다. 코로나19 이후 저녁 회식 감소, 원격근무 증가, 워라밸 추구 등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는 특히 자영업 중심의 저녁 식당 영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중장년층의 경제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넷째, 자산축적 수단으로써 부동산의 변화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중심으로 자산을 축적하여 장년층 이후 세대들은 대부분 부동산을 전재산으로 소유하고 있다. 그간 아파트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믿고 투자하는 수단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인구 감소와 핵가족화로 인한 세대 증가 정체로 주택가격 하락추세가 예상된다. 이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것이다.


다섯째, 재정적자 증가 등 국가재정의 위기 우려다. 생산연령인구의 감소와 고령인구의 증가는 노인 부양률을 높이면서 재정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다. 국가재정수지 적자 확대, 국민연금기금의 고갈 우려, 건강보험기금과 장기요양기금의 부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여섯째, 글로벌 무역질서의 변화다. 하나는 직구와 역직구 등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보편화되고 있다. 미국의 Black Friday 세일, 중국의 광군제 세일 시기에 직구가 활성화되고 있듯이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편입되고 있다. 반면, 그간 자유무역을 추구했던 국제무역질서가 미국을 중심으로 자국 우선주의로 흐르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중 백신과 원부자재의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된 이후 supply chain 문제가 심화되고 있니다.  따라서, 재고와 비용을 줄여주는 “적시(just in time) 생산전략”이 “우연대비(just in case) 생산전략”으로 바뀌고 있다(The Economist). 미국은 코로나19 관련 분야뿐만 아니라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전략물자 등에 대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의 제조업 회복력 강화를 위한 공급망 행정명령(Executive Order on America’s Supply Chains)을 발령(‘21.2월)하였다.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의해 배터리 생산요건 등과 관련된 전기자동차 보조금 차별정책을 실시('22.8월 시행)하고 있다. 공급망 문제를 확대하여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EU 등 많은 국가의 자국 중심 공급망 정책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의 구조적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미래대응전략으로 근본적인 제도개선과 혁신적 대응이 긴급한 시기이다.  


첫째,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절실한 시기이다. 생산연령인구와 신규취업 핵심인구(25~29세)가 향후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노동력 부족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시기이다. 65세로의 정년연장, 이민자 확대, 베이부 붐 세대(700만)의 활용, 여성인력 활용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퇴직한 베이부 붐 세대의 활용을 위해 주 20시간제를 활성화하고 근로기준법상 제약을 완화하여 노동인력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농어촌 인력부족 심화, 군 입대 자원 부족, 돌봄 인력 부족, 대학 진학 인력 부족 등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 극복을 위한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둘째, AI 기술의 적극적 활용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 AI 혁명은 모든 영역에 스며들고 있으며, 적절한 활용여부에 따라 국가경쟁력이 좌우될 상황에 있다.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기존 산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가지의 미스매치가 발생할 것이다. 첫째, AI 활용으로 인한 실업발생과 AI로 인한 신규일자리가 늘어날 텐데, 실업자들이 신규일자리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고 새로 진입하는 젊은 인재들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미스매치가 발생할 것이다. 인력양성 방향 재검토 등 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로 생산연령인구와 신규취업 핵심인구가 2030년까지 급감할 예정이나, AI 활용에 의한 일자리 대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미스매치의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베이비 붐 세대 활용을 위한 AI 교육 실시 등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셋째, 코로나19 이후 생활 방식 변화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 자영업 중심의 저녁 식당 영업 위축, 원격근무 등을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 다양한 근무방식 수용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및 다각화가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자산 의존도를 낮추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개인들의 자산축적 수단을 다원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주택 정책을 다각화하고,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강구해야 한다. 향후 인구감소로 인해 전체 세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재정지출을 효율화하고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2023년 세수도 59.1조 원이나 결손이 발생했다. 이러한 세수 부족은 빈발할 개연성이 높다. 또한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 모든 복지재정 건전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안 밖에 없지만, 내부 효율성 강화 및 낭비 최소화 등을 통해 재정 지속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글로벌 무역질서 변화에 신속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등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잘 갖춰줘야 한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분야다. 또한 외국인들이 한국 물품이나 서비스를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외국인 대상 직구 사이트를 잘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 공급망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을 생산거점으로 키우고, 공급망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원부자재 조달 다각화, 자국 복귀(reshoring), 인접 국가 이전 등 다양한 형태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런 글로벌공급망 문제 상황에서 우리의 정책당국과 기업은 최적의 대비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대응을 통해 한국 경제의 구조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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