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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리 May 24. 2019

임산부를 위한 일상 요가

#골반열기 #역아돌리기

고양이 기지개 자세
누운 나비 자세

“고양이 기지개 자세, 누운 나비 자세.”

각각 비달라 아사나, 받다 코나 아사나의 변형 동작


저는 임신 중기에 아이가 역아 상태(출산 시 머리가 아닌 다리부터 나올 수 있는 위치)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기가 태동을 할 때마다 방광 압박으로 염증이 생겨 병원에 다녔습니다.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불편했어요. 요가를 하는 친구에게 증상을 얘기했더니 고양이 기지개 자세를 알려주었습니다. 실은 제게 요가는 미지의 어떤 것일 뿐이었는데 "출산까지 아직 여유가 있으니 꾸준히 하면 아기가 제 위치로 돌아올 거야"라는 친구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양손과 무릎을 바닥에 댄 자세(테이블 자세)에서 몸 전체를 뒤로 밀었다가 턱과 가슴을 바닥에 내리며 천천히 팔을 앞으로 뻗었습니다. 골반은 무릎에서 수직에 가깝게 하고 발등을 내렸습니다. 아무래도 낯선 동작이기에 마냥 편하지는 않았어요. 초반에는 가슴이 바닥에서 많이 떴습니다. 뭔가 상당히 어색한 자세였음에도 유지하고 있다 보면 평소 눌려 있던 골반과 방광, 그 밖에 장기들이 비로소 숨을 쉬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임신 7개월째, 다시 병원에 검진을 받으러 간 날에 아기가 한 바퀴 돌아서 다시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왈칵 눈물이 났습니다. 첫 임신이었기에 모든 것이 두려운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아기가 역아에서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저를 그토록 괴롭히던 방광염 증세도 없어졌습니다.  


이후 출산을 앞두고 친구가 알려준 골반을 여는 동작 중에서 누운 나비 자세를 자주 했습니다. 등을 대고 누워서 양 발바닥을 붙이고 무릎을 좌우로 열어서 양손은 엄지, 검지를 붙여 다리 위에 편하게 얹어두었습니다. 눈을 감고 숨을 쉬면서 골반의 느낌과 움직임을 의식했습니다. 나비 자세라는 이름처럼 나비 모양을 닮은 나의 ‘골반’을 떠올려보고 처음으로 내 몸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까지 건강하게 있어주어서, 두 명의 생명을 담아 평소보다 훨씬 무거워진 나를 잘 지탱해주고 있어서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출산 후에 몸을 추스르고 나면 산후 요가를 배워볼 생각입니다. 세상 모든 예비 엄마들이 건강하기를......!


* Special thanks to 아기 엄마가 된 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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