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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leis Jul 04. 2023

모차르트 소나타 12번과 아침의 커피

Piano Sonata No. 12, K. 332 in F

우연히 조성진의 버전으로 듣게 되어 새삼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감탄하게 된 곡이다. 조성진의 2악장은 아름답고 절제되어 있었다. 놀란것은 모차르트가 음악을 전개한 방식인데 조성진의 연주는 그것을 돋보이게 해준 것 같다.


어린시절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이해가 가지 않았던 1악장 앞부분은 호로비츠의 연주로서 해결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호로비츠의 연주로 주로 감상하게 되는데 오늘 아침 연속 여섯번째 재생중. 유튜브에서 이런 곡과 훌륭한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아무튼 모차르트의 소나타를 좋아하지 않았던 (2악장부턴 제대로 쳐보지도 않은) 나자신을 한탄하며 이제라도 쳐볼 생각으로 헨레 앱을 뒤적거려 모차르트 소나타 12번을 찾아내었다. 2악장, 듣는 것만큼 쉽진 않았다. 꾸밈음과 트릴들, 그것은 어렸을때는 아무 생각없이 쳤기 때문에 가장 쉬운 부분이었다. 성인이 되어 뭔가 피아노좀 안다 싶을때부터 어려워진것이 그 부분인데 뇌에서 버벅거리니 손가락도 그에 맞게 버벅거려서 해결이 쉽지 않다. 일정부분 포기하고, 언젠가 될수도 있겠지 하고 쳐본다. 아름답다. 천천히 칠 수밖에 없는데도 이렇게 아름답다니. 모차르트는 천재야.


스타벅스의 파이크 플레이스 원두, 직원이 너무 곱게 분쇄해준 그것을 어르고 달래가며 겨우 2번 반의 물을 조심스럽게 드립해 힘겹게 완성한 그 엑기스를 마시자니 모든 게 고마울 뿐이다. 커피 한 잔에 나는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한다. 특히 아침의 커피란 나에게 명상과도 같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은 분쇄 상태에 상관없이 어쩐지 항상 멋진 맛을 내주는 파이크 플레이스 커피와 모차르트 소나타 12번 덕분에 너무나 흡족하다. 이미 하루가 완성된 기분을 느끼는 그런 날.



https://youtu.be/sQ2gFIXtgX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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