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아침 6시 8분, 나는 8시 6분이 아닌 것이 만족스러워 일어났다. 바깥은 내가 원하는 푸른 어스름이었다. 적당함에 취해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불을 켜니 너무 밝다, 램프를 켜니 조금 어둡다. 애초에 글쓰는 습관을 다시 붙이게 해 준건 얼토당토 않게도 분노였다. 사소하게 촉발된 분노가 나를 글로 이끌었다. 나는 써야했다. 화가나서 어떻게 할지 몰랐다. 일단 쓰자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경험상 뭔가 쓰다보면 응어리진 마음이 풀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기는 피아노와 같이 내게는 내 모든 말과 감정을 받아주며 대화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좋은 친구였다. 솔직히 어떻게 일기를 쓰지 않고 살수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내 주위 대부분의 사람이 일기는 커녕 자기글을 쓰지 않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