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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leis Jul 04. 2023

완벽한 커피

글을 쓴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글을 쓰는 것은 아름답다. 그것은 그림을 그리고 피아노를 치는 일 만큼이나 아름답다.

아침에 완벽한 드립커피 한잔을 만드는 것 만큼이나 아름답고 설레는 일이다

나는 어제 완벽히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들의 소울이 완벽히 아름답기 때문에 그런 곡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아마도 그렇지 않고 불완전하기 때문에 완벽을 추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종의 어떤 빈 상태, 허무한 상태 라든지 결핍된 상태, 뭔가를 강렬히 추구하고 싶은데 그게 뭔지 잘 모르는 상태가 오면

자연스레 찾게 되는 그런 아름다움과 완벽함일지도 모른다.

아니라면, 어떤 완벽한 감정을 느꼈을 때, 가령 너무나 아름답고 믿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어떤 것을 보았을때, 어서 그것을 화폭에 옮겨보고 싶은 그런 감정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같은 것일 것인가.

모두 나간 지금 나는 혼자서 완벽한 커피를 내리고는 (우연히) 이 감탄스러운 아침을 충분히 만끽하고자 다 된 빨래도 널지 않고, 쌓여있는 설거지도 무시한채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감탄스러운가 그것을 생각하면서.

이 완벽한 커피를 다 마시게 되면 비로소 어쩌면 움직일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적인 일을 하기 위해서.

피아노를 치고 싶다. 단지 그 소리를 듣고 생각하고 손가락을 무의식적으로 놀리는 행위. 그것은 일종의 요가와 같은데, 어떤 익숙하지만 약간의 주의력이 필요한 단순한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잡 생각들에 대한 인식을 끊어버리고 그저 흘러가게 내버려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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