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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다 김 Jun 18. 2018

미국 요가 선생의 따뜻한 이야기

여름휴가로 코스타 리카를(Costa Rica) 다녀오다

이번 여름휴가를 인구 약 500만 명, 남한 국토의 반 정도의 면적을 가진 아주 작은 나라  Costa Rica로 가기로 결정하였다. 호텔 방 창에서 태평양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숙소를 정하고 6월 첫 주 비행기에 올랐다. Costa Rica는 스페인어로 "풍요로운 해안"이라는 뜻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으로 시애틀 공항에서 새벽 5시 비행기를 타느라 새벽 2시에 일어나 3시에 공항에 도착하였지만 피곤하지 않았다. 시애틀에서 직항이 없는 관계로 LA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또 5시간 반을 날아갔다. Liberia(리베리아) 공항에 내리자마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며 눈이 부시게 맑은 하늘과 아름다운 뭉게구름 그리고 작열하는 태양이 여행자들을 반겼다.


이 나라는 커피, 설탕, 바나나, 파인애플 등이 대표적인 수출 상품이지만, 가장 큰 수입원은 관광( Tourism)이라 한다. 국토 26% 가 자연보호 구역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고, ( 그러니까 전 국토의 1/4이 국립공원인 셈이다.) 전 세계 생물 종의 5%가 서식하고 있는, 천연의 식물과 동물 보존이 잘 된 국가이다. 공식 언어는 스페인어를 사용하지만 호텔이나 관광가이드들이 영어를 하고, 달러(Dollar)를 받기 때문에 관광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1949년부터 군대가 없어져서 현재 군대가 없는 나라 Costa Rica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인사는

 “푸라 비다!”(Pura Vida!)이다. Pura는 순수하다, Vida는 삶, 인생을 의미하여 '순수한 삶', ' 편안한 인생'의 뜻이라고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푸라비다!"를 하고 지나간다.


이번 여행에서 경험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Gourmet Coffee로 질 좋은 커피만을 생산하는 커피 생산국에 왔으니 커피농장을 견학

- 100% 아라비카(Arabica) 커피만을 재배함.

( 이 나라는 아라비카가 아니거나 인스턴트 커피를 만드는 질 낮은 커피종자를 재배하는 것은 불법임)

- 아라비카 커피를 생산하기에 딱 좋은 날씨( 건기, 우기 두 날씨만 존재)와 높은 고도(High Altitude)

- 기계 작업이 아닌 수작업(Hand - Picked)

커피 나무에 커피 콩들이 커가고 있다. 12월에서 2월 사이에 콩이 빨갛게 되면 수확한다고 한다.



(2) 사탕수수 농장 견학

차를 타고 길을 가다 보면 끝없이 펼쳐지는 사탕수수 밭을 보게 된다.

실제로 참가자들에게 사탕수수를 주고 즙을 짜서 신선한 설탕물을 먹어보게 하고 설탕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준다 (엣날 초기방식으로). 설탕을 전 세계로 수출한다.

 관광객이 사탕수수를 기계 속에 집어 넣으면  소가 돌면서 사탕수수액이 기름 짜듯이 짜져서 아래  놓여진 그릇으로 주르륵 떨어진다.


(3) Wild life를 보기 위한 열대우림 Tour, 악어 투어 하기, Rain Forest 가기

이 나라에는 악어가 많다. 작은 배를 타고 강물을 따라 투어하는데 가이드가 강물이 찬 지 따뜻한 지 궁금해서 손을 물에 넣으면 절대  안 된다고 경고하며 손가락을 한 개 접은 뒤 네개만 보여줬다. 화산분출물로 인해 흙탕물인 강물에는 악어가 살고 있어서 손을 넣는 순간 손가락 한개가 잘려 네개가 남은 것을 실감있게 표현했다.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악어들 사이를 작은 배를 타고 지나며 악어의 생태를 공부하였다. 가이드는 대학에서 파충류를 공부하였다면서 뱀, 악어, 이구아나, 도마뱀을 보면 갑자기 얼굴색이 밝아지며 반가워했다.

 악어는 혀가 없다. 입을 벌리고 Welcome!! 하며 관광객에게 웃음을 보이고 있다. 저 날카로운 이빨들을 보라!!


(4) Zip line 타기

- 산 정상을 잇는 7개의 Zip Line을 탔다. 밀림이 우거진 깊은 계곡에서 7개의 Zip Line을 타는 스릴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아래를 쳐다보면 천리만리 낭떠러지인데 쇠줄에 내 몸을 맡기고 날아가는 스릴이란...

아래를 보면 천리만리 낭떠러지....

 

(5) Horseback Riding(숲 속에서 말타기)

- 팀을 짜서 말을 타고 산속을 다닌다. 훈련된 말이라서 언제 걷고 언제 달릴지를 안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시냇물을 건너고 자갈길을 걷기도 한다. 어떨 때는 터벅터벅 걷다가 어떨 때는 마구 달린다. 그러면 엉덩이를 들썩들썩하며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을 떠 올리며 신나게 달려보기도 한다. 마침 비가 와서 비를 맞으며 마치 중요 문서를 빨리 전달하기 위해 달리는 시종처럼 따각따각 소리를 내며 달리는 기분은 오 마이 갓!

백마는 달린다!!


(5) Crystal Blue Water에서(물이 너무 맑아 바닷속이 들여다 보인다.) 스노클링(snorkelling)하기, 카약 타기(Kayaking),  보드 타기(Stand Up Paddle Board)

-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물속에서 물고기들과 맘껏 놀았던 스노클링과 카약킹하면서 태평양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6) Hot Spring에서 온천욕 하기(100여 개의 화산이 있고 그중의 5개는 현재 Active하여 천연 온천이 있음)

- 덥고 습한 날씨에 헉헉대다가 숲 속에서 만난 온천. 마침 비가 내리는 중에 야외 온천장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온천욕을 즐겼다.


(7)  살사 댄스(Salsa Dance) 배우기

호텔에서 살사 댄스 강습이 있다는 프로그램을 보고 등록하였다. 오래 전에 미국에 와서 배웠던 살사댄스를 추기위해 호텔 짐(Gym)에 가자 젊은 현지 여자 강사가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그녀의 지도아래 온 몸에 비오듯이 땀을 흘리며 남녀 짝을 지어 스텝을 밟고 돌고 돌리고... 살사 댄스가 코스타 리카에 와서 현지식으로 바꿔졌다면서 시작된 강습이 중급이상의 단계라서 스텝이 쉽지 않았는데 에어컨이 돌아가도 더운 이 곳에서 남녀가 바짝 붙지 않는다고 자꾸 주의를 주더라는.....   


(8) 요가, 명상하기

아침 7시경에 비치에 가면 사람이 아무도 없다. 혼자 요가도 하고 명상도 했다. 코끝에서 살랑살랑 느껴지는 바람이 나에게 말을 한다.

" 네 생각이 멈추면 마음이  고요해질거야..그러나 그대가 20분,  40분 혹은 그 이상을 명상해도 삶에 변화가 없고  배운것을 낮이나 밤이나 실천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명상을 그대의 심장박동이 되게하라!"

아침 일찍 비치에 나와 요가를 하다.

 

(9) 나무늘보(Sloth)처럼 늘어지게 자고 맘껏 게을러지기.

- 비치에 앉아 있노라면 가끔 가느다란 실뱀들이 나무줄기를 타고 오르내리는 것을 숨 죽이며 지켜봐야 하고, 발 밑에서 커다란 이구아나와 도마뱀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현지인들은 마치 개나 고양이를 보듯이 아무렇지도 않다.     

이구아나가 꼼짝도 않고 날 쳐다보고  있다.


미국에 살면서부터 여행을 할 때는 숙소를 정한 후에 현지에서 할 액티비티(Activity)나 투어 (Tour)를 현지 여행사를 통해 결정하고 스케줄을 짜곤 한다. 이번에도 현지 여행사를 통해 관광일정을 짜고 남는 시간에는 여유를 부리며 비치에서 맥주도 한잔하면서 마냥 한가한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열심히 일을 했기에 찾아오는 이 한가로움이 값있게 느껴지고 보람 있었다.


요가를 하면서 돈을 쓰는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다. 전에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담보 잡아 마치 무지개의 환상을 쫒듯이 미래만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저축했었다. 그러나 막상 그 기다리던 미래가 와도 역시 인생에 부족함이 느껴졌고, 기대하지 않았던  또다른 어려움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나 갈증이 느껴졌다. 그러므로 깨달았다. 오랜 시간의 행복은 잠깐잠깐의 행복의 순간들이 모여져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그러므로 이제부터  현재의 즐거움을 미루지 않기로, 현재 이 순간을 재미있게 살기로 삶의 패턴을 바꿨다.


"세계를 여행하는데 부자일 필요가 없다."(You don't need to be rich to travel the world.) 는 말이 있다. 또한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미루지 말라는 말도 있다." (Deferring your happiness to the future is a terrible idea.)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에드 디너의 말,

"행복은 강도(Intensity)가 아니라 빈도(Frequency)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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