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스타일의 요가 수업을 경험할 때 우리 뇌와 몸의 반응
2019년 인터내셔널 요가 데이(International yoga day)가 6월 21일 금요일을 맞아 이곳 시애틀에서도 여러 워크숍(Workshop)과 요가 행사가 주말에 열렸다. 나는 그 프로그램 중 하나인 Nithyananda Yoga( 니티아난다 요가) 워크숍에 참여하여 새로운 요가와 명상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Nithyananda는 "영원한 축복"(Forever Bliss, Eternal Bliss)의 뜻이라고 한다. 이 워크숍을 이끈 요가 선생은 시애틀에서 세 시간 정도 걸리는 남쪽 작은 섬에 살고 있고, 이 워크숍을 위해 새벽 배를 타고 왔다고 한다.(섬에 들어오는 배가 하루에 세 번 6:30 am, 12:00 pm and 7:30 pm밖에 없단다.)
수업 시작 전 그녀는 자기소개를 하였는데 요가 선생이 되기 전에 변호사로 일을 하다 삶과 일에 대한 회의를 느끼던 중 이 요가를 알게 됐고, 스승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인도로 날아가 스승(Guru)과 함께 지내면서 수련을 한 후 Yoga 강사 자격증을 받고 돌아왔다 한다. 그녀는 그동안 해 왔던 요가가 너무 아사나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 깊이 있고 총체적인(Holistic) 요가가 없을까? 고민하던 중 이 요가를 알게 되었다면서 이 요가에 대한 확신이 대단했고 가장 요가 경전에 충실하고 오리지널 하다고 설명을 하였다.
(Yoga from the Authentic source & Scriptures)
나이를 알아볼 수 없는 그녀에게서 강렬한 눈빛이 쏟아졌고 그녀의 조용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매우 심오하였다. 나는 그녀와 또 만나고 싶어 언제 시애틀에 오는지를 물었는데 한달에 한 번씩 온다고 하여 다음 7월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수업에 들어갔다.
요가 선생으로서 그동안 다른 많은 선생들의 수업 참관도 하고 경험도 해 봤지만 니티아난다 요가는 처음이었기에 이 선생이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 갈지 호기심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였다.
녹음된 인디언 여자 선생의 포즈 지침과 챈팅에 따라 동작을 하나하나 해 나가는데 그녀가 포즈를 보여주지 않을 때는 말을 들어도 어떤 동작을 해야 하는지 감이 잘 잡히질 않았다. 전혀 새로운 동작들이 있었고, 많은 포즈에서 반다(Bandha, Body lock)를 같이 하였다.
내 두뇌와 몸은 그동안 내가 수련했던 비니 요가(ViniYoga) 포즈와 경험에 사로 잡혀 있어서 내 예상되는 짐작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반다를 강사과정에서 배워지만 실제 학생들에게 가르치진 않았기에 자꾸 빠트렸고, 동작을 따라가기 위해 옆을 흘끔흘끔 쳐다봐야 했다. 몇 명을 제외하곤 같이 참여했던 요기(Yogi), 요기니(Yogini)들은 이 요가를 오랫동안 수련해 오고 있는지 스스로 알아서 바로바로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곤 하였다. 눈치껏 그러나 열심히 따라 하였다.
그렇다!!
내 수업에 와서 처음 비니 요가(ViniYoga)를 접하는 학생들은 그들이 잡지나 TV에서 봤던 요가 동작들,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했던 요가 수업의 경험 등을 가지고 요가 동작을 예측하여(Prediction) 포즈를 취한다. 즉 한 동작이 끝나면 당연히 다음 동작이 어떨 것이라는 예측을 하여 자세를 취하는데 그것은 우리의 두뇌가 늘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예측, 예견하고 수정을 거듭하며 끊임없이 세상을 대하는 마음자세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만약 내 수업에 들어온 어떤 학생이 계속되는 지침에도 자신의 포즈를 고집하고 바꾸려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선생을 무시하려거나 나쁜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아마도 그들의 뇌가 단지 새로운 정보를 흘러버리면서 자신이 해왔던 익숙한 방식을 택하는 것일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학생이 전에 다른 선생하고 했던 수련의 방식이 더 옳다고 판단하여 의식적으로 새로운 지침을(Instruction)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학생들은 선생의 지침에 대놓고 짜증을 내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수업에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는데 왜냐하면 그 예상(Prediction)이 수업 내내 충돌이 일어나 뇌가 피곤해지고 에너지 소모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학생들은 자신의 부정적 경험을 선생 탓으로 돌리고 수업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의도적으로 선생의 지침과 다른 포즈를 취하는 학생이 있다면 단지 이 학생의 포즈를 그대로 방치하거나 무시하기보다는 요가 선생으로서 이 포즈로부터 얻는 장점과 에너지 효과, 이 포즈에서 왜 허리를 반듯하게 펴야 하는지 등을 설명하고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초래되는 부정적 효과(Negative effect)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두 가지 포즈를 실제로 경험해보게 하여 신체 각 부분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비교해보며 자신에게 어떤 포즈가 더 유익할지 선택하게 하는 것도 더불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내 경험을 예로 들어 보겠다.
내가 개인지도를 하고 있는 한 학생은 50대 초반의 미국 여자로 그동안 어떤 요가를 10년 넘게 해 오다 선생이 타주로 이사를 가게 되어 요가 선생을 찾던 중 우연히 나를 만나면서 비니 요가를 접하게 되었다. 그녀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요가가 빠른 시퀀스로 진행되어야 하고 허리는 뒤로 많이 제쳐져야 하며 다리는 많이 올라가야 하고 앞 뒤로 쫙 쫙 벌어져야 하며, 앞으로 굽혔을 때 가슴은 다리에 닿아야 하고, 점점 강도 높은 자세로 자신을 몰고 가야 몸이 좋아지고, 몸과 마음이 연결되며 요가를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의 포즈는 매우 깊고 아름다웠으나 사실 허리 통증과 엉덩이 옆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으로 고생하고 있음을 토로하였다.
그녀가 호흡에 집중하며, 편안하고 안정된 가운데 몸을 움직이고, 완벽하고 과학적인 시퀀스에 따라 진행되는
비니 요가를 접했을 때, 그녀의 뇌는 예상되는 포즈에 혼란을 느껴 나의 지침을 따라 하지 않고 전에 했던 요가 동작들을 계속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었다. 예를 들면, 다운 독(Downward facing dog) 다음엔 업 독(Upward facing dog)이 반드시 나올 거라 예상하고 바로 동작을 취하는 것 등이다. 또한 호흡과 연결된 몇 가지 비니 요가 동작들을 많이 낯설어하였다. 나는 그녀의 허리 통증과 골반 옆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연속된 비대칭 동작(Asymmetric poses) 후 보상 동작 없이(Compensation Postures) 또 다른 비대칭 자세에서 오랫동안 홀드(Hold)한다든가, 좀 더 강도 높은 자세를 만들어 내려는 욕구로 인해 무리하게 몸을 움직인 결과로 생긴 천장관절 기능장애(Sacroiliac joint dysfunction)가 원인으로 느껴졌다.
그녀는 통증을 없애기 위해서는 좀 더 몸을 다그치고 좀 더 깊은 스트레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몸을 많이 푸시(Push)하였다. 나는 그녀의 포즈를 통해 어깨가 경직되어 있고 호흡이 불안정하며 마음에서 긴장이 있음을 느꼈다. 일단 그녀의 바쁜 마음을 잠재우고 좀 더 의식을 집중하게 하기 위해 대칭 자세에서(Symmetric poses) 홀딩(Holdimg)하는 시간을 평소보다 길게 가져 마음속 생각들을 내 보내고 내면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갖게 하였다. 지나친 골반 열기 스트레치(Overuse)와 허리의 잘못된 사용(Improper Use)으로 인해 Pain이 있다고 판단되어 골반 양쪽의 발란스를 맞추고 통증이 있는 부분을 가볍게 움직임으로써 요가가 Healing Process에 적극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이제 그녀는 비로소 비니 요가를 알게 되었고 선생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정확한 자세를 만들어 내고 편안해 진 몸으로 요가 시간을 기다린다.
나에게 요가를 지도해줬던 Tracy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조크를 날리곤 했었는데, 우리 비니 요가 선생들이 죽어 요가 법정(Yoga court)에서 잘 가르쳤는지 재판받을 때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1) 반복 후 자세 유지
(2) 비니 요가 시퀀스를 따르고
(3) 호흡(Breath Work)과 함께하며
(4) 요가 폼보다는 기능에 초점을 두어 잘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나는 오늘도 수업을 마치고 지옥에 갈 짓을 하진 않았는지, 학생들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최선을 다했는지 스스로 점검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