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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ART VOYAGE

#5. 뉴욕. 그 도시의 커피

커피와 뉴욕. 뉴욕과 커피.

by 클룩 KLOOK

KLOOK x SEAWEED

#5. 뉴욕. 그 도시의 커피


발자크는 하루에 50여 잔에 가까운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볼테르는 80여 잔에 달하는 커피를 마셨다. 볼테르는 “커피가 독이라면 느리게 퍼지는 독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토벤은 매일 아침 원두 60알을 일일이 세어 한 잔의 커피를 내려 마셨다고 한다. 그가 남긴 말은 "나는 아침식사에 내 친구를 한 번도 빠뜨린 적이 없다. 내 벗인 커피를 빼놓고서는 아무것도 좋을 수 없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원두는 내게 60가지 영감을 준다." 철학가부터 예술가까지 제각각의 방식으로 커피를 사랑한 이유는 아마 그들이 날카로운 정신을 유지하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됐기 때문일 게다. 커피 자체보단 카페인에 의존했으리라 짐작한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도시 뉴욕은 커피와 어울리는 도시다. 카페인 없이는 하루를 시작하지 못하는 커피 중독자들이 많다. 그래서 길거리 포장마차에도 골목마다 있는 델리에도 800원에서 1000원 정도 하는 커피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스타벅스의 밀집도도 높고, 로컬 커피숍의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의 호텔에는 생수는 없어도 커피는 제공한다. 그래서 한국에 출장 다녀온 뉴요커 친구가 “커피 갈증이 나서 죽는 줄 알았다”라는 푸념을 듣는 게 무리는 아니다. 한국의 경우 대도시나 관광지엔 엄청나게 많은 카페가 있지만, 지역에서 커피 한잔 구하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니까. 커피를 달고 사는 뉴요커들에게 생존 필수품이 부족한 곳이라고 할만하다. 이 검은 액체를 두고 뉴욕은 지금 제3의 물결에 휩싸여 있다. 제 1의 물결은 19세기에 폴저스(Folgers)라는 인스턴트 커피회사가 보급됐을 때 일었다고 보고, 제2의 물결은 1960년대에 다크로스트를 한 피츠(Peet’s)커피의 탄생과 스타벅스의 등장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이 시작된 지점을 말한다. 그렇다면 제 3의 물결이란 뭔가. 스페셜티 커피라 불리는 질좋고 특색있는 커피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커피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을 잔뜩 불어넣은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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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스페셜티 커피계의 3대 브랜드는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 스텀프타운(Stump Town Coffee), 카운터컬쳐(Counterculture) 다.


뉴욕 내 대부분의 커피가게가 이 세 곳으로부터 원두를 공급받을 정도. 커피업계의 제3의 물결을 주도하는 이들 중 도매와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카운터컬처를 제외한 두 곳이 뉴욕의 부티크 호텔과 손을 잡았다. 최근 멋 좀 아는 사람들은 오성급 호텔보단 디자인이 특색 있는 부티크 호텔을 선호하는 트렌드와 연관한다. 게다가, 호텔 속 커피숍의 개념이 아니라 커피 바의 형식이다. 공간 한 줄만 있으면 뉴요커는 물론, 호텔 투숙객의 카페인 충전엔 부족함이 없다. 스페셜티 커피와 부티크 호텔이 만나면 ‘쿨+쿨=수퍼쿨’이 되는 셈이다. 뉴욕 수퍼쿨의 내막이 궁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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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텔리젠시아

Intelligentsia


현재 미국 전 지역을 통틀어 커피 평가에서 1위를 기록 중인 인텔리젠시아는 2014년 초반 하이라인 호텔(The High Lind Hotel) 로비와 마당에 뉴욕점을 오픈했다. 로비는 특유의 커피 바 형식이고, 마당엔 커피 트럭을 세웠다. 인텔리젠시아는 1995년 시카고에서 첫 매장을 오픈한 이래, 시카고와 LA에 걸쳐 총 8개의 매장과 시카고, LA, 뉴욕, 애틀랜타에 4개의 트레이닝 센터를 두고 있었다. 뉴욕엔 이미 뉴뮤지엄의 카페 등 인텔리젠시아의 원두를 사용하는 커피 매장은 많았지만, 정식 매장은 하이라인호텔이 1호 점이다. 하이라인 공원과 인접한 하이라인호텔은 근래 새로 문을 연 부티크 호텔이다. 건물은 1895년 지어진 신학 교생들을 위한 기숙사였다. 고딕 스타일로 지어진 건물의 특징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호텔로 개조하면서 독특한 개성이 입혀졌다. 바로 이 호텔의 역사에 부응하고자, 마당에 세워진 커피트럭도1963년산 시트로엥(Citroen) 트럭을 사용했다. 커피 트럭에선 한정된 수의 에스프레소만 팔지만, 애정 어린 표현으로 ‘미니바’라고 불러준다. 첼시의 하이라인이 2014년 올해 완공하면서, 하이라인을 둘러싼 커피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 하이라인 위에 가판을 세우는 데 성공한 것은 브루클린발의 블루보틀. 다음 주자로 하이라인 밑에 언더라인 커피라는 이름의 커피숍이 생겼다. 그리고 이제 인텔리젠시아가 경쟁에 끼어들었으니, 흥미진진 하달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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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텀프타운

STUMPTOWN COFFEE


1999년 미국 북서부 포틀랜드에서 탄생해 시애틀 진출에 이어, 2009년 뉴욕 1호점을 에이스 호텔에 차린 스텀프타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포틀랜드에 5 지점, 시애틀에 2곳, 뉴욕에 2개 점포와 엘에이에 매장 1곳이 있다. 헤어 밴더라는 블렌드 커피가 유명하다. 1904년 지어진 12층짜리 빌딩을 리모델링한 에이스 호텔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다. 에이스 호텔이란 브랜드는 1999년 시애틀의 낡은 구세군 보호소 건물을 개조하면서 시작해 전 세계로 분점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에이스 호텔이 들어서면 주변 부동산이 들썩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나 뉴욕의 에이스 호텔은 빈티지와 모던함이 공존하는 힙스터의 성지 같은 곳. 이 호텔 로비에선 커피 한 잔 옆에 두고 미팅을 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수질관리라도 하는 것인지, 이 로비에 있는 사람들은 어찌 그리 하나같이 스타일리시하고 멋있는지. 영화에서나 보는 쿨하고 힙한 뉴욕을 보고 싶다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보다는 에이스 호텔로 가라고권하고 싶다. 투숙하지 않더라도 커피 한잔 값으로 로비를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 무려 호텔 관련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3. 토비스 에스테이트 커피

TOBY'S ESTATE COFFEE


뉴욕은 이밖에도 로컬 특유의 스페셜티 커피숍들이 많다. 평일 낮에 윌리엄스버그의 커피숍에 들러보면, 이 많은 젊은이들이 출근을 하지 않고 카페에서 노닥거린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물론 필자처럼 마감 앞둔 원고를 정리하고자 하는 일꾼들도 있겠지만, 대개의 청춘들은 별일 없이 한가롭고 여유로워 보인다. 높은 천고에 내 집 거실 같은 자리배치, 공정무역으로 거래된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는 토비스 에스테이트 커피(Toby's Estate Coffee)에선 그런 브루클린 특유의 젊은이들을 항시 만날 수 있다.


4. 카페 그럼피

Cafe Grumpy


카페 그럼피(Cafe Grumpy)는 <타임아웃> 독자들이 선정한 뉴욕 최고의 커피다. 그럼피는 "성격이 나쁜"이라는 뜻인데, 커피 맛은 절로 웃음 짓게 해줄 정도. 맨해튼에 지점이 있고, 그린포인트가 본점이다. 주택가에 덩그러니 있지만, 카페 안은 언제나 북적북적. 만약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뉴욕에선 카페 투어만 해도 충분히 가치 있다. 카페를 중심으로 그 주변만 관광해도 도시의 분위기를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다. 물론 뉴욕엔 블록마다 있는 스타벅스가 향긋한 원두향으로 발길을 붙들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얼리어답터들은 제2의 물결을 지나 제3의 물결로 향해가야 하지 않겠는가. 싱싱한 원두를 정성껏 로스팅해 바리스타가 숙련된 기술로 내린 한 잔의 예술 같은 커피를 위해 뉴요커들은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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